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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방송

물어보살 배우 지망생 조하나 죽음이 안타까운 이유

by 조각창 2021.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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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배우가 되고 싶다던 그는 짧은 생을 마감했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고 극단적 선택을 한 조하나라는 인물이 왜 많은 이들에게는 큰 아픔으로 다가오는 것일까? 유명인도 아니고, 그저 방송에 한 번 나온 것이 전부인데 말이다.

 

'무엇이든 물어보살'을 보신 분들이라면 조하나의 죽음에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 지독할 정도로 힘겨운 삶을 살아가던 소녀가 이제 막 사회에 나와 제대로 살고 싶은 소망을 외쳤던 방송이기도 하다. 부모가 존재하지만 부모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홀로 역경을 이겨내고, 처음으로 성인이 되어서야 이름을 가지게 된 소녀는 방송을 통해 누구도 경험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폭력을 일삼고 가족을 가족으로 보지 않았던 아버지. 그는 아이를 호적에 올리지도 않았다.

 

말 그대로 조하나는 성인이 될 때까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아이는 말 그대로 투명인간처럼 살 수밖에 없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기에 제대로 된 교육도 받을 수 없었다. 자신이 왜 학교에 가지 못하는지도 몰랐다.

 

아버지의 폭행에 주눅이 들었던 어머니는 감히 아버지를 찾아 딸을 세상에 알리겠다는 의지도 보이지 못했다. 공포가 커서 어쩔 수 없다고 두둔할 수도 있지만, 딸을 위해서는 용기를 냈어야 한다. 아버지라는 자가 그렇게 외면했다면 어머니라도 방법을 강구했어야 했다.

 

부모가 존재하지만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 어떤 정규 교육도 받은 적이 없었다. 뒤늦게 스스로 검정고시를 공부했고, 직접 변호사를 찾아가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얻은 이름이 바로 조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자기 살겠다고 아버지가 연락해왔다는 사연은 모두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아버지 역할을 단 하나도 하지 않았다. 최소한 아이가 출생했다는 신고라도 했다면 어떻게든 평범하게 살아갈 수는 있었다. 그러나 출생 신고도 하지 않아 아이는 외롭고 고립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제도권의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살 수밖에 없었던 아이는 그래도 밝게 자랐다.

 

스스로 문제를 풀기 위해 나섰고, 그렇게 스스로 세상에 자신이 존재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부모가 아닌 자신이 성장해 공부를 시작했고, 변호사를 찾아가 자신이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음을 밝히고 성인으로서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

 

"배우를 꿈꾸던 작고 착한 아이는 겨우 23살의 나이로 작은 꽃망울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 단돈 200만 원이 안 되는 돈을 보이스피싱으로 잃고 홀로 괴로워하다 고통 없는 삶을 택했다. 늘 그렇듯 악마들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잘 지낼 것이다. 선은 악을 이기지 못한다. 그래도 끝까지 싸워야 한다. 그게 인간이란 이름을 달 수 있는 자격이다"

지인인 수의사가 자신의 SNS에 글을 올리며 허망하게 하늘로 간 조하나의 근황을 알렸다. 배우가 되고 싶다고 수줍게 이야기를 했던 소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았던 그 소녀를 향해 따뜻한 손길을 내밀고 보듬어 준 이들도 많았을 것이다.

 

힘겹게 세상을 살아온 23살 조하나는 보이스피싱에 당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잃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아무리 주변에서 그를 도와주고 보둠어 줬다고 해도, 그가 살아온 삶 속에서 마음속 깊게 모든 것을 털어놓고 상의할 사람들은 적었을 것이다.

 

최소한 부모가 정상적이었다면 이런 일로 극단적 선택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조하나에게는 그게 모든 것이었을 것이다. 그저 물질적인 문제도 아니다. 2백만원이 안 되는 돈을 잃었다고 실망했다기보다는 자신에게 다시 닥친 그 상황에 절망했을 가능성이 높다.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버림받았다. 세상에 태어났지만 존재하지 않았던 그 어린 소녀는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었다.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며 허물없이 마음을 터놓는 친구들을 가질 수도 없었다.

 

완벽하게 고립될 수밖에 없는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조하나는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출연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했을 것이다. 그렇게 당당하게 세상에 자신이 존재함을 알렸다. 19살이 되어 직접 변호사를 찾아 자신도 세상에 존재함을 문서로 알렸고, 그렇게 방송을 통해 세상에 자신을 알렸다.

 

비록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을 위해 여러 가지로 고민했을 조하나. 유튜브를 통해 소통을 하던 그는 그렇게 허망하게 세상과 작별을 고했다. 왜 그는 그렇게 외롭고 힘겹게 세상과 작별을 고할 수밖에 없었을까?

 

아쉽고 안타깝기만 하다. 아버지라는 자가 출생 신고만 했어도 조하나의 삶은 지금보다는 더 행복했을 것이다. 어머니와만 살았어도 세상에 존재하는 아이는 그렇게 학교에 가고, 친구들을 만나 싸우기도 했겠지만, 정말 친한 친구들과 일상의 평범함과 특별함을 즐겼을 것이다.

 

변호사를 찾아 자신을 증명할 나이에 대학을 고민하고 열심히 노력해 새내기로 행복한 생활을 했을 것이다. 그렇게 취업을 준비하며 바쁘게 사는 일상의 청춘들처럼 살아갔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 연애를 하며 세상이 힘겨워도 아름답고 행복하며, 살만 하다는 느낌을 공유했을지도 모른다.

 

여전히 출생 신고도 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아이들이 많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버려지고, 방치된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지 기록으로 나오지도 않은 상황이다. 국가가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손볼 수 있는 방법들이 더 고민되어야 할 것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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