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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가이드 고소한 어윤권 셰프, 법이 가려낼 수 있을까?

by 조각창 2019.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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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 평점 가이드인 미쉐린 가이드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4년 동안 '미쉐린 가이드 인 서울'이 발간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돈을 받고 도움을 줬다는 제보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게 사실이라면 별점을 받은 곳들은 기본적으로 뇌물로 이름을 올렸다는 의미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올 해에도 미쉐린 가이드 인 서울 시상식이 열렸다. 이곳에서 별을 받는 것은 엄청난 수익 증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별 하나를 단 식당에서 식사 한 번 하는데 20만 원이 넘게 든다. 최저 기준이 이 정도니 이들 별을 받은 식당들이 얼마나 많은 돈을 벌 수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을 듯하다.

돈이 모이는 곳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자연스럽다. 논란 속에서도 미쉐린 가이드 측은 사실무근이라 반박하고 있다. 자신들은 공정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래야 한다. 그 기준이 무너지는 순간 미쉐린 가이드가 쌓아 올린 모든 것이 무너질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2013년쯤 미쉐린 가이드의 중간 관계자로부터 미쉐린 평가원의 비행기값과 체류비, 숙박비 등을 제공하고, 컨설팅을 받는 조건으로 별을 준다는 제안을 받았다"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명품관에 입점한 한식당 윤가명가 측은 이날 발표에 앞서 미쉐린 가이드 측의 별점 제안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평가원에게 돈을 제공하면 별을 준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이를 거절하자 윤가명가는 이후 '별 명단'에서 제외되었다고 한다. 

 

윤가명가 측이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은 적다. 실제 통화를 했기에 이런 폭로를 하는 것이다. 거짓 폭로라면 윤가명가는 폐업을 해야 할 정도로 타격이 크다. 자신들의 모든 것을 걸고 이런 폭로를 하기 위해서는 팩트 없이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은 명확하다. 

 

미쉐린 가이드 측은 윤가명가가 지목한 이가 정말 이런 제안을 했는지 조사해보면 된다. 사실이 아니라면 윤가명가 측은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신뢰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행동이니 말이다. 하지만 미쉐린 가이드 측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만 주장하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는 지금까지 어떠한 평가 근거도 공개하지 않았고 '공개시연'이라는 객관적인 평가 제안도 거절했다. 평가 대상에서 제외해달라는 요구를 무시하고 제 레스토랑을 올해도 또 리스트에 올렸다. 불순한 책에 이름을 올린 것 자체가 모욕이다"

 

"개업한 지 1년도 안 되거나 식당을 옮기는 바람에 미쉐린에서 강조하는 '일관성'에 미흡한 식당들도 별 등급을 받았다. 미쉐린 가이드로 상징되는 카르텔이 요식 업계를 망가뜨리고 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리스토란테 에오'를 운영하는 어윤권 셰프는 지난 15일 서울중앙지검에 '미쉐린 가이드 서울'을 발간한 '미쉐린 트래블 파트너'를 모욕죄 혐의로 고소했다. 유명 식당에서 근무한 후 자신의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어 셰프는 미쉐린 가이드의 공정성은 언급하고 있다.

 

어 셰프의 주장이 언뜻 불쾌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자부심이 많은 셰프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일 수도 있다. 음식맛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주관적인 가치를 객관화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미쉐린 가이드의 한계도 명확하다.

 

미쉐린 가이드는 이제는 모두가 알듯 프랑스 타이어회사인 미쉐린 그룹이 1900년부터 자동차 여행객에 정보를 주기 위해 발간하며 시작되었다. 맛의 기준은 요리의 개성과 창의성, 요리법과 풍미의 완벽성, 재료 수준, 가격에 합당한 가치, 메뉴와 맛의 일관성 등 5가지 평가기준으로 업체를 선정한다 밝혔다.

 

미쉐린은 선발한 평가원들의 국적이나 경력 등을 일체 비밀에 부친다고 알려져있다. 이들은 1년에 약 250회 식사를 하고, 호텔에서 160일 숙박을 하며 600여 명을 만나고 보고서 1,000개 이상을 작성해 각국의 최고의 식당을 가린다. 이런 기준만 정확하게 지켜진다면 나름 공정성이 확보될 수 있다. 

 

최소한 국내에서 공정성 논란이 공론화되고 있다. 1900년부터 시작된 이들의 전통도 이제는 기한이 다 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만큼 다양한 가치들이 공존하고, 평가들 역시 특별한 누군가의 몫이 아닌, 모두의 것이 되어버린 시대이니 말이다. 돈이 모이는 곳에 논란은 있을 수밖에 없다. 과연 법원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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