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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부시 전 대통령 추모사 의미

by 조각창 2019.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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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을 며칠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평소에도 봉하마을을 찾는 이들은 많다. 특별한 날에만 모이는 것이 아닌 언제나 찾아가 선문답 같은 이야기를 툭 던질 수 있는 곳이 바로 그가 잠든 곳이다. 벌써 10년이 지났다. 그를 떠나보내고 분노했던 그리고 원망했던 많은 이들이 10주기를 맞아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

 

10주기를 맞아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다. 이례적이다. 그리고 그는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직접 그려 권양숙 여사에게 드렸다. 초상화를 그린다는 것은 특별한 행위일 수밖에 없다. 그림을 그리며 그 사람을 생각하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 초상화 그리기니 말이다.

"저는 청와대에서 이곳으로 왔고요, 전 비서실장님께 환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곳에 오기 전에 저는 권양숙 전 영부인님, 노건호 님 그리고 더욱 더 중요한 것은 아주 귀엽고 아름다운 세 명의 손자, 손녀님을 뵙고 환담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그 환담의 자리에서 저는 가족과 국가를 진심으로 사랑하신 분께 경의를 표하기 위해 이 자리에 방문하게 됐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또한 제가 최근에 그렸던 노 대통령의 초상화를 전달해드렸습니다. 저는 노 대통령님을 그릴 때 인권에 헌신하신 노 대통령님을 생각했습니다. 친절하고 따뜻하신 노 대통령님을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리고 모든 국민의 기본권을 존중하신 분을 그렸습니다. 오늘 저는 한국의 인권에 대한 그분의 비전이 한국을 넘어 북에게까지 전달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부시 미 전 대통령의 추모사를 보면 많은 생각을 하고 준비를 했다는 것을 알게 한다. 참석자에 대한 소개 등을 제외한 전문을 보면 그가 생각하는 노 전 대통령과 대한민국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옹졸하게 추모식을 거부하고 막말만 일삼는 이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말이다. 


"미국은 모든 한국인이 평화롭게 거주하고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되며 민주주의가 확산되고 모두를 위한 기본권과 자유가 보장되는 통일 한국의 꿈을 지지합니다. 그리고 저는 또한 자신의 목소리를 용기있게 내는 강력한 지도자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내는 대상은 미국의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 여느 지도자님과 마찬가지로 노 대통령님은 국익을 위해서라면 모든 일도 마다하지 않으셨고 목소리를 내셨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물론 의견의 차이는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의견의 차이는 한미동맹에 대한 중요성 그리고 공유된 가치보다 우선하는 차이는 아니었습니다. 저희 둘은 이 동맹을 공고히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노 대통령님 임기 중 대한민국은 테러와의 전쟁에 참여해주신 중요한 동맹국이었습니다. 미국은 이라크 자유 수호 전쟁에 대한민국의 기여를 잊지 않을 것입니다. 저희는 또한 기념비적인 새로운 자유무역협정을 협상하고 체결했습니다. 오늘날 양국은 세계 최대의 무역 교역국으로서 서로를 의지하고 있고 이 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해 양국 경제는 크게 도움을 받았습니다. 양국의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대한민국을 비자면제프로그램에 포함시키기도 했습니다. 또한 한국의 국제무대에서의 중요한 위상을 인정하기 위한 결정으로 저희는 한국을 G20 국가에 포함시켰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강직함도 잘 드러났다. 국익을 위해서라면 미국 대통령 앞에서도 바른 소리를 했던 인물로 기억하고 있다. 자신과 이견 차이를 보이기도 했지만 그건 한미동맹을 흔드는 차이가 아닌 국익을 위한 이견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했다. 임기 시절 비판의 대상이었던, 이라크 파병과 자유무역협정 등은 후대가 평가할 대목이다.

 

"그리고 저는 노 대통령을 그릴 때 아주 겸손한 한 분을 그렸습니다. 그분의 훌륭한 성과와 업적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님께 가장 중요했던 것은 그의 가치, 가족, 국가 그리고 공동체였습니다. 노 대통령님이 생을 떠나실 때 '작은 비석만 세우라'고 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들이 더욱더 소중한 경의의 마음을 가지고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것에 대해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노 대통령님이 진심으로 사랑하셨던 이 소중한 마을 그리고 노무현재단의 노력으로 여러분의 소중한 추모의 마음이 이 추도식에서 전달되고 있습니다. 수천명의 시민들이 모여 그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엄숙한 10주기에 저는 노 대통령을 기리는 이 자리에 여러분과 함께하게 되어 진심으로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자신이 그린 초상화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강직한 대통령, 국익이라면 뭐든 했던 대통령. 그리고 인권을 최우선으로 했던 대통령. 그리고 인간적으로 겸손했던 인물을 그렸다고 밝혔다. 가족과 국가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가치를 최우선으로 했던 노 대통령에 대한 찬사는 그래서 반갑고 서글프다.

 

작은 비석 하나만 세우라 했지만, 그곳에는 항상 수많은 이들이 찾는 공간이 되었다. 모두 그를 기리기 위해 찾는 특별한 장소가 되었다. 비록 그는 이제 우리와 함께 하지 않지만 다시 한번 '노무현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발걸음을 내딛을 시간이 왔다. 

 

부시 전 미 대통령의 추모사를 바탕으로 본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는 평온한 상태에서 가장 아름답게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모친상으로 참석하지 못하고 김경수 도지사가 재판과 관련해 참석하지 못했던 점은 아쉽다. 하지만 자한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의 주요 인사들과 수천 명의 시민들은 10주기를 함께 하며 새로운 시대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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