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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gDam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징역 3년 6개월 선고 그것으로 만족하나?

by 조각창 2019.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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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쌍둥이 답안 유출 논란의 당사자인 아버지인 전 교무부장에 대해 3년 6개월 실형이 내려졌다. 언뜻 보기에 높은 형량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사람을 죽여도 때론 이보다 낮은 형량이 나오기도 하는 현실 속에서 답안지 유출로 이 정도 형량이면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사건이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교육정책 전체를 뒤흔든 사건이기 때문이다. 공교육 현장에서 진행되는 모든 시스템에 대한 부정을 낳았다는 점에서 악랄한 범죄가 아닐 수 없다. 쌍둥이 자매로 인해 수많은 수험생과 재학생들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두 학기 이상 은밀하게 이뤄진 범행으로 인해 숙명여고의 업무가 방해된 정도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대학 입시에 직결되는 중요한 절차로 투명성과 공정성을 요구받는 고등학교 내부의 성적처리에 대해 다른 학교들도 의심의 눈길을 받게 됐다"

 

"이로써 국민의 교육에 대한 신뢰가 저하됐고, 교육 현장에 종사하는 교사들의 사기도 떨어졌다. 그럼에도 범행을 부인하며 경험에 맞지 않는 말을 하고 증거를 인멸하려 하는 모습도 보여 죄질에 비춰 중형이 불가피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는 23일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 모 씨의 업무방해 혐의 전체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요구받는 고등학교 내부의 성적처리에 대해 다른 학교들도 의심을 받기 시작했다고 적시했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숙명여고 비리로 인해 전국의 모든 학교의 성적처리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는 것이다. 누구라도 충분히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것은 위험하고 불행한 일이다. 하지만 이미 그런 불신이 팽배해지도록 이 사건은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사과는 고사하고 증거 인멸을 하려는 모습까지 보여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했지만, 재판부의 선고는 한심하다. 검찰은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에게 7년을 구형했다. 시스템적 문제가 존재했기 때문에 검찰의 구형보다 낮은 형을 선고했다는 재판부의 판단은 아쉽다.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 씨에 대한 선고에 결정적인 증거라는 것이 많지는 않았다. 답안지에 적은 답 등 피해 갈 수도 있는 증거였다. 판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증거로서 의미를 가질 수 없는 것들이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전후 과정과 정황상 이는 증거로서 역할을 충분히 한다고 판단했다. 

 

숙명여고 쌍둥이 사건 판결은 중요했다. 암암리에 이뤄졌던 정답 유출 사건에 대한 명확한 법 기준이 정해진 사건이기 때문이다. 향후 유사 사건이 벌어진다면 그 법적 책임의 기준도 함께 정해지게 되었다는 점도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현 씨에게 내려진 3년 6개월은 너무 아쉽다.

 

현 씨의 쌍둥이 자매는 소년범 재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법정에 나와 증언을 하며 답안지 유출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검찰의 질문도 무시하고 변호사와 소통만 하던 쌍둥이들의 행태도 한심하고 우려스럽다. 자신들이 한 행동이 얼마나 심각한 범죄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부정하기만 하는 그들에게 형이 무슨 의미일지 의아하게 다가오니 말이다. 

 

기본적인 공정한 경쟁을 하지 못하게 하는 범죄들은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권력을 앞세워 취업 청탁을 하는 자들 역시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최소한 동등한 조건에서 노력하고 경쟁해 얻어지는 과정이 투명하지 않은 사회는 혼란만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건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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