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NongDam

진주 방화 살인 사건 안인득 신상 공개 의미가 있나?

by 조각창 2019. 4. 18.
728x90
반응형

진주 아파트 방화 살인 사건 범인에 대해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이례적으로 빠른 결정이다. 그만큼 국민들의 분노가 컸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당연히 중죄를 지은 자에 대해 신상을 감춰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역으로 그의 신상과 얼굴을 안다고 달라지는 것은 있는가?

 

공개된 이름은 안인득이다. 42세이고 직업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오래전부터 흉폭한 범죄를 저질러왔다. 하지만 경찰은 안인득에 대해 큰 우려를 하지 않았다. 재판부 역시 범죄를 저지른 안인득에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집행유예로 풀어줬다. 만약 당시 제대로 처벌했다면 안인득이 이런 사고를 쳤을까? 아닐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안인득의 얼굴과 신상을 공개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안인득이라는 존재가 다시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며칠 후면 안인득이 누구인지도 모를 상황에서 그의 신상 공개는 그저 현재의 분노를 피해 안인득에게 직접 분풀이를 하라는 요구나 크게 다르지 않다.

 

신상 공개는 어느 정도 예방 효과가 있을 수는 있다. 강력 범죄를 저지르면 자신의 모든 것이 드러날 수 있다는 불안이 조금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시급한 것은 사법기관이 제대로 일을 하는 것이다. 사법기관만 제대로 일을 한다면 이런 말도 안 되는 범죄는 벌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9년 전부터 강력 범죄에 해당하는 짓들을 하고 다녔다. 술집에서 행패를 부리고 망치와 다양한 무기들로 협박을 일삼았다. 경찰을 불러도 합의를 종용한 것이 전부였다. 더욱 황당한 것은 화재와 살인이 벌어진 아파트에서 많은 이들이 신고를 했었다는 점이다.

 

사망한 여학생에게 행패를 부렸음에도 큰 문제가 아니라고 경찰은 판단했다고 한다. 반복적으로 폭력 행위를 일삼았고, 오랜 시간 아파트에서 문제를 일으켰다. 한두 사람이 아닌 많은 이들이 신고를 했다. 안인득이 그동안 해왔던 행각들을 전혀 몰랐다면 경찰 조직이 큰 문제다.

 

현재의 경찰 조직으로는 범죄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능력이 전무하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많은 아파트 주민들이 한 사람의 행포로 인해 불안해 하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받았음에도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면 이 역시 책임 방기다. 

 

"안 씨의 과거 정신질환 병력이 확인되지만 수사 과정에서 사물을 변별하고 의사를 결정하는 능력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인정돼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안 씨 정보를 해킹하거나 안 씨 주변 인물을 SNS에 공개하는 경우 처벌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안인득의 신상을 공개했다며 경찰은 안 씨 가족 등 주변인이 2차 피해를 겪지 않도록 진주경찰서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가족보호팀'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필요성도 없는 안인득의 신상을 공개하고 그들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형사과장이 팀장이 되어 지키겠다고 나섰다.

 

무엇을 위한 경찰의 행동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아파트 주민들은 끊임없는 시달림에 경찰에 도움을 청했지만 경찰은 이를 무시했다. 그리고 사건이 터진 후 이제는 잔인한 범죄자 가족을 돕기 위해 팀으로 움직이겠다는 입장은 황당함으로 다가온다.

 

살인자 가족이 범죄자는 아니기 때문에 지켜줘야 할 의무는 있다. 이 자체를 비난할 그 어떤 이유도 없다. 하지만 앞서 조금만 경찰이 신중하게 접근했다면 이번 사건은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그런 점에서 안인득의 신상공개나 이를 빌미로 그들 가족을 우리 세금으로 지켜주겠다는 주장 자체가 불편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