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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스타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 김혜자 갓혜자가 보여준 연기의 힘 웰 메이드를 만들었다

by 조각창 2019.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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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자가 왜 김혜자인지 제대로 보여준 드라마인 '눈이 부시게'가 12회로 종영되었다. 다른 드라마들이 16회로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아쉽다. 치매에 걸린 노인의 이야기를 이토록 매력적으로 담아내고 풀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다. 웰 메이드 드라마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드라마가 바로 '눈이 부시게'다.


25살에서 70살까지 폭 넓은 연기를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설정이 치매라고 했지만 이를 거부감 없이 소화해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김혜자의 연기는 놀랍기만 하다. 치매에 걸린 채 물론 그 과정에서는 몰랐지만 70대 할머니가 25살 여성의 삶을 연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눈이 부시게'는 처음 시작하면서 유행인 시간 여행 드라마 정도로 인식되었다. 워낙 자주 등장하고 언급되었던 소재라는 점에서 진부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렇게 외면하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단순한 타임워프 드라마는 아니었다. 


충격 그 자체였다. 시계를 통해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것이 치매에 걸린 혜자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시청하던 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반전이 단순한 반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치매는 피하기 어려운 질병이다.


소중한 기억을 잃어가는 것보다 두려운 일은 없다. 그런 점에서 치매는 항상 부담스럽고 고통스럽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기존에 치매를 주제로 담은 드라마도 많았다. 워낙 민감한 소재라는 점에서 눈물만 흐르다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민감하고 부담스럽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무거운 이야기이기도 했다.


'눈이 부시게'가 대단하고 위대해 보이는 것은 기존의 이런 무거운 상황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드라마에는 따뜻함이 가득했다. 치매에 걸린 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지 새로운 기준을 잡아줬다는 점에서 반갑고 고맙다.


피할 수 없는 질병이라면 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일 것인지 고민해 보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눈이 부시게'는 치매가 두렵고 무서운 질병이 아닌 우리 인생에서 어쩔 수 없이 다가올 수도 있는 하나의 질병일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드라마는 김혜자만이 아니라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이 최고였다. 엉뚱한 영수로 출연한 손호준의 연기도 매력적이었다. 동네 바보 영수 역할은 손호준이 아니면 표현하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압권이었다. 혜자의 친구들인 현주와 상은을 연기한 김가은과 송상은 역시 뛰어난 연기로 드라마를 값지게 해주었다. 


안내상과 이정은의 연기 역시 탁월했다. 혜장의 부모에서 아들과 며느리로 분한 두 사람의 연기는 묵직하면서도 단단했다. 이정은은 다양한 드라마에서 완벽한 존재감을 보여줬는데, 이번 드라마에서도 다시 한 번 그녀 만의 매력을 선보였다. 안내상 역시 마지막 회 그 무뚝뚝할 수밖에 없었던 캐릭터를 이해시키는 연기가 압권이었다.


한지민과 남주혁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들이다. 두 명의 혜자 중 하나였던 한지민은 이제 연기에 물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을 만 하다. 영화에서 최고의 가치를 만든 그녀는 25살 김혜자로 등장해 왜 그녀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 스스로 증명했다.


남주혁의 성장은 어쩌면 이 드라마에서 가장 돋보였을 것이다. 모델 출신으로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기는 했지만, 그에게 연기 잘한다는 평가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눈이 부시게'를 통해 남주혁은 진짜 배우가 되었다. 남주혁이 아니면 풀어내지 못하는 감정 선들이 잘 드러났으니 말이다. 


웰 메이드 드라마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연기만 잘 해서도 안 된다. 작가의 뛰어난 이야기와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이 하나가 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눈이 부시게'는 완벽한 웰 메이드 드라마다. 이를 더욱 공고하게 해준 것은 김혜자의 마지막 독백이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김혜자가 건넨 이 위로의 말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했다. 힘겹게 살아가는 하루 하루 그 소중한 시간들을 행복하게 살라고 당부하는 김혜자의 독백은 마치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보내는 듯했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그 여운은 오래 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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