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NongDam

故 윤한덕 센터장 국가유공자 추진에 적극 찬성하는 이유

by 조각창 2019. 2. 8.
728x90
반응형

응급의료센터가 열악하다는 사실은 여러 보도를 통해 익히 알고 있다. 응급의료센터하면 이국종 교수가 먼저 떠오르는 것은 언론에 많이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이국종 교수 역시 현장에서 시력을 잃어가는 과정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한 존재라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잘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이국종 교수가 바로 윤한덕 센터장이었다는 점이 서글프다. 의사라는 직업은 모든 이들이 선망한다. 의사라는 직업을 선망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큰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의대 입학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의사라는 직업이 단순히 돈벌이가 좋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서글픈 일이다. 의사라는 직업은 다른 직종과 달리, 특별한 가치관을 가지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희생해 아픈 이들을 돕는 숭고한 일이 바로 의사와 의료진들이기 때문이다.


지금 시대 의사는 안타깝게도 숭고한 정신보다는 압도적으로 높은 돈의 힘이 지배하는 사회로 변질되었다. 성형외과 등 돈을 쉽고 빠르게 벌 수 있는 직종에만 의대생들이 몰린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내과와 외과 등 수술이 많고 힘들지만 상대적으로 돈벌기 어려운 쪽으로는 의대생들이 지원하지 않는다고 한다.


편향된 지원 체계로 인해 지역 병원 같은 곳에서는 중요한 수술을 할 의사가 없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의사라는 직종이 돈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변질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모든 의사들이 돈만 원하지는 않는다. 이국종 교수가 그렇듯,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은 의사라는 직업의 사명감을 안고 살아간 진짜 의사다.


故 윤 센터장은 전남대 의대 출신이다. 전남대 의대에 응급의학과가 생기자마자 그곳에 지원한 인재다.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에 뛰어든 윤 센터장은 전국의 응급의료과가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한다. 응급실은 말 그대로 응급 환자들을 위한 마지막 보루다.


응급실에서 치료를 하지 못하면 사망할 수밖에 없는 이들도 많다는 점에서 사명감과 책임감 역시 탁월해야만 버티는 곳이다. 고인은 생전에 응급실에 인턴 등은 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응급 환자를 다루는 곳에 배워야 하는 학생들이 와서는 안된다는 의미였다.


응급실에는 노련한 의사들이 와서 환자를 직접 봐야 한다고 주장했던 이가 바로 故 윤한덕 센터장이다. 노련한 의사들이 점점 편한 곳을 찾고, 제대로 환자 치료하기 어려워하는 인턴들이 험한 자리에 있는 이 시스템 자체가 문제라는 의식이 바로 고인을 기리는 가치다.


이국종 교수가 그토록 원했던 닥터 헬기를 성사시킨 인물도 바로 윤 센터장이었다. 이국종 교수의 저서에 따로 목록을 나눠 '윤한덕'이라는 인물을 기록할 정도로 이 교수도 인정한 진정한 의사가 바로 고인이라는 점에서 안타깝기만 하다. 출세에 관심도 없고 오직 환자를 위해 살았던 의사에 대한 이 교수의 찬사는 그래서 서글프다.


윤 센터장이 직책에서 내려오려고 했던 이유도 힘들어서가 아니라고 한다. 매일 밤을 세우다시피 하는 고된 일이 힘들어서 센터장을 그만두려던 것이 아니라, 자신도 직접 응급 현장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일을 다시 하고 싶다는 의지 때문이었다고 한다. 


사망한 윤 센터장은 설 연휴 가족에 의해 발견되었다. 사흘 전 사무실에 들어간 후 언제 사망한 지 정확하게 알 수도 없는 상태라고 한다. 매일 밤샘 근무를 하다 보니 경비원들도 당연히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의자에 안자 책상에 기댄 채 사망한 윤한덕 센터장의 책상 위에는 설 연휴와 그후 응급실 운영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고 한다.


그런 그를 국가유공자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에 찬성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보건복지부는 윤 센터장에 대한 국가유공자 지정을 위해 관련 법률을 검토한 이후 국가보훈처 등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너무 당연한 일이다. 자신과 가족보다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한 그에게 국가가 보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 말이다. 고인과 같은 의사를 찾기 어려워진 세상에 故 윤한덕 센터장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글이 마음에 들면 공감을 눌러주세요]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