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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방송

미스터 션샤인 유연석 김민정 모두를 울린 죽음 그리고 행랑아범과 함안댁의 최후

by 조각창 2018.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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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딱 1회 밖에 남지 않았다. 23번의 이야기를 한 '미스터 션샤인'도 이제 일요일 방송이 끝나면 종영된다. 김은숙 작가의 또 다른 인생작이 되었고, 시청자들 역시 자신의 삶을 살아가며 한번쯤 떠올릴 법한 드라마를 만나게 되었다는 점에서 특별해 보인다. 

김민정은 더욱 특별했을 듯하다. 원래 이 역할은 김사랑의 몫이었다. 촬영까지 하다 김사랑이 하차를 선언하며 그 자리는 김민정의 몫이 되었다. 그리고 그녀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쿠도 히나를 완성해냈다. 악랄한 친일파 아버지에 의해 일본 부자 노인에게 팔려가 모진 학대를 받아야 했던 이양화는 쿠도 히나가 되어야 했다. 


조선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현대식 호텔 글로리 사장이 되어 돌아온 그녀의 삶은 언제나 불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차에 인생을 흔들 남자를 만났다. 조선인 얼굴을 한 미국인 유진에 한 눈에 반했지만 그의 시선은 애신을 향해 있을 뿐이었다. 쿠도 히나 주변의 남자들은 모두 애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유진, 동매, 희성 모두 애신을 사랑한다. 누구의 사랑도 받지 못하는 그녀는 애타게 어머니를 찾았다. 잔인한 아버지를 피해 떠난 어머니. 그 어머니를 찾기 위해서는 스스로 대한제국을 위해 일을 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친일파의 딸이자 일본 이름을 가진 그녀는 그렇게 대한제국을 위해 일했다. 


그녀가 무너진 것은 엄마가 이미 숨졌다는 것이다. 천주교 신자가 된 그녀는 딸을 그리워하다 숨졌다. 무덤 앞에서 서럽게 울 수밖에 없었던 그녀를 위로해 준 것은 동매였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이해하는 그들이었다. 죽은 줄 알았던 동매는 살아 돌아왔다.


쿠도 히나가 준비한 거대한 거사를 그들은 몰랐지만 목격자가 되었다. 글로리 호텔을 장악한 잔인한 일본군들을 한 번에 보낼 수 있는 방법은 만취한 일본군이 있는 글로리를 폭파하는 것이었다. 마침 일본군을 제거하기 위해 온 애신과 함께 그들은 글로리 폭파에 성공했다. 


성공에는 그만한 대가가 필요했다. 피투성이가 될 수밖에 없었던 양화를 업고 피신한 동매. 그는 자신을 어머니를 만날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한다. 서서히 죽어가는 양화를 업고 그녀의 어머니가 묻힌 바다가를 걷는 두 사람의 모습은 서럽게 다가왔다. 


누군가 다른 남자를 품었다며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에 이어 뒤늦은 고백으로 이제 하늘에서 만나자며 숨을 거둔 양화를 업고 서럽게 우는 동매의 모습은 보는 이들마저 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돌아와 낭인들을 처단하고, 일본에서 자신을 죽이기 위해 돌아올 일주일을 1년처럼 살겠다고 다짐한 동매는 이미 의병이었다. 


돈을 벌겠다고 의병 명단을 친일파에게 넘긴 자와 애신을 목표로 삼아 일본군을 이끌고 의병의 거주지를 찾는 이정문. 처제였던 애신을 팔아 부귀영화를 누리겠다는 이정문으로 인해 다른 사람은 희생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의병들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기 위해 스스로 미끼가 되어야 할 사람들 말이다.


그 선두 자리에 애신의 곁에 평생 함께 했던 행랑아범과 함안댁이 있었다. 갓 태어난 어린 애신을 키우고 의병 활동을 하는 그녀를 지켜왔던 이들이 바로 행랑아범과 함안댁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마지막 순간 의연하게 죽음을 선택했다. 의병들을 위해서라면 자신들이 희생해야 한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행랑아범은 수줍게 함안댁에게 손을 내밀었다. 손이라도 한 번 잡아보고 싶다는 수줍은 고백에 손을 내민 함안댁. 하지만 이들은 끝내 손도 잡아보지 못했다. 처음으로 손이라도 잡아보려던 순간 일본군에 의해 서글프게 죽어갈 수밖에 없었다. 스스로 가마꾼이 되어 애신 아씨를 모시는 듯 꾸몄던 다른 의병들 역시 다른 이들을 위해 희생을 선택했다. 


참 서글픈 시대가 아닐 수 없다. 이름 없는 수많은 의병들로 인해 현재의 우리가 있다는 점에서 친일파들에 대해 시간이 흘러도 단죄를 해야만 한다. 친일파 후손들이 여전히 떵떵거리며 살아가는 세상이 정상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것이 곧 미래다.


김민정은 인생캐를 만들었다. 김민정만이 아니라 이 드라마에 출연한 주연들만이 아니라 조연과 단역들 모두 큰 가치와 의미를 느낄 수밖에 없는 드라마가 되었다. '미스터 션샤인'은 초반 일부 언론과 네티즌들에 의해 역사 왜곡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긴 이야기 속에 다양한 사건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음에도 이를 이해하지 못한, 혹은 공격을 위해 공격한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할 정도다. 위대한 의병들의 이야기 '미스터 션샤인'은 이제 한 회만 남겨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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