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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엄지영 오달수 성추문 폭로, 추악한 실체 드러났다

by 조각창 2018.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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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악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배우 엄지영이 JTBC 뉴스룸에 실명으로 나와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면 모를 진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추가 폭로가 나오기 직전까지도 오달수 측은 모든 주장이 사실무근이라며 법적인 처벌까지도 고려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었다. 


최근 '미투'운동이 활발해지며 음해성 가짜 폭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기도 하는 상황 속에서 이런 폭로는 더 조심스럽게 바라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 자칫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하는 행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배우 엄지영의 용기는 대단하고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2000년 초반 오달수를 처음 만나 연기 조언을 구했다가 모텔로 이끌려가게 됐다. 편하게 이야기하자 면서 '더운데 씻고 하자'는 식으로 옷을 벗겨주려고 제 몸에 손을 댔다"


엄지영이 직접 출연해 폭로한 내용을 보면 앞선 주장이 사실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오달수는 사실무근이라고 했지만, 직접 피해를 입은 엄지영의 용기 있는 폭로는 앞선 주장 역시 사실이라는 확신을 하게 한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욕망을 채우려 했다는 점에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성추문과 동일하다. 


슬기롭게 상황을 벗어나 더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 그럼에도 그날의 충격적인 상황들은 배우 엄지영을 힘든 시간 속에 방치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다. 이는 엄청난 일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성폭행을 당하지 않았으니 아무렇지도 않은 것은 아니냐는 식의 말도 안 되는 주장은 말 그대로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행위 일 뿐이다. 


성폭행 미수가 범죄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자가 있다면 그게 큰 범죄라는 사실을 법정에서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미수도 범죄일 뿐이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배우 엄지영은 큰 용기를 냈다. 아이들에게 연기를 가르치는 입장에서 자신을 공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뉴스룸에 얼굴을 가린 채 자신의 경험을 폭로한 이가 있었다. 엄지영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은 그녀의 힘겨운 폭로를 오달수 측은 사실무근이라 주장했다. 그리고 법적인 문제도 검토하고 있다고 강경하게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용기를 내 실명으로 폭로를 했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그 아이들이 '열심히 공연할게요 선생님'이라고 문자를 보내왔다. 그런 아이들이 열심히 연기를 해서 나 같은 일을 당할까, 그런 일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아서 실명을 공개했다. 실명을 공개하지 않으면 없던 일이 될 것 같았다"


배우 엄지영이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 때문이라고 했다. 열심히 연기 연습을 하고 공부하는 학생들이 자신과 같은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지금 바로잡지 못하면 당연하게도 어린 학생들이 현실에서 동일한 피해자로 둔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학교 교수가 그리고 연기 선배가 수시로 이어지는 성추문은 근절하지 않으면 꿈을 품고 연기자가 되고자 하는 수많은 이들 역시 미래의 피해자가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기 때문이다. 가해자들이 범죄 의식도 없이 그런 성추문을 반복해서 저지른 것은 그만큼 이런 짓이 잘못이라고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미다. 몇몇 가해자를 처벌한다고 끝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사회 전체가 남녀 상관없이 지위를 악용해 벌이는 성추문이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을 공유하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런 성추문은 남녀의 문제보다는 권력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권력에 의해 저질러지는 수많은 성추문이 이번 기회에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면 대한민국은 보다 살기 좋은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미투' 운동은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거짓 폭로를 하는 이들은 철저하게 근절되어야 한다. 피해자가 어쩔 수 없이 사실 관계를 증명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지만 그 방법 외에는 없다. 


용기를 내서 실명으로 공개하는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보호 장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아무리 용기를 내서 폭로를 해도 돌아오는 것은 차가운 시선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미투' 운동이 제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우리의 시선 자체가 바뀌어야 할 것이다.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하지 않으면서 제대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피해자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모든 것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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