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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검사 뉴스룸 서지현 검사 출연으로 다시 주목 받는 이유

by 조각창 2018.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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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서지현 검사로 인해 하루 종일 화제다. 성추행을 당했던 당사자가 직접 뉴스에 출연해 사실을 밝히는 것은 처음이니 말이다. 성범죄 피해자가 자신을 모두 드러낸 채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대단한 용기가 아닐 수 없다.  


서지현 검사 성추행 논란을 가장 먼저 언급한 이도 바로 임은정 검사다. 사건을 목격한 이가 많았고 감찰부에서도 수사를 시작하며 임 검사에게 알렸다고 한다. 그렇게 서 검사에게 연락을 해서 사실 여부를 파악하려 했지만 당시에는 침묵으로 해결할 수 없었다고 한다. 


임 검사는 서 검사의 답변이 오기도 전에 이미 윗선에서 질책을 당했다고 한다. 말 그대로 조직적으로 이 사건을 은폐하려는 흐름이 존재했다는 의미다. 피해 당사자로서는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더욱 검찰 조직 내의 분위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서 검사가 큰 용기를 내거나 모든 것을 내던질 수도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용기는 쉽게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서 검사의 뒤늦은 폭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뒤늦게라도 용기를 내서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서 검사는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그리고 모두가 이 사건에 주목해야 한다. 가해자는 여전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문제의 안태근 전 검사는 간증을 하며 자신의 모든 죄를 스스로 사하는 신기한 일을 벌이기도 했다. 하느님이 용서했으니 이제 자신의 죄가 없다는 이 말도 안 되는 한심한 작자들의 셀프 죄사함은 누구를 위한 것이다. 종교가 타락하니 온갖 악마들이 스스로 천사라고 주장하는 판국이다. 


임은정 검사는 유명하다. 이 사건 전에도 그녀의 행동은 검사가 맞나 싶을 정도로 강경했다. 검찰 조직과 싸우는 검사. 진급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탄압을 받으면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임 검사가 다시 조명을 받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불의에 맞서 싸워야 하는 검사가 스스로 불의가 되는 세상에서 임 검사는 최소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임 검사는 검찰 조직과 맞서 싸우는 검사였다. 이로 인해 인사 불평등을 경험해야 했고, 정직 처분을 받는 등 험난한 시절을 보내야 했다. 자신이 어떤 징계를 받을지 알면서도 조직의 잘못된 지시를 거부하고 양심에 따라 검사로서 할 일을 한 임은정 검사는 분명 존경 받아 마땅하다. 


임은정 검사는 과저 재심 사건에서 검찰 내부 방침과 지시를 무시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구형했다가 정직 4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지난 2012년 12월 5·16쿠데타 직후 혁신계 정치인들에 대한 탄압 과정 도중 반공법 위반으로 징역 15년을 선고 받았던 윤길중 전 진보당 간사장에 대한 재심 사건에서 무죄를 구형한 바 있다. 바로 이 사건이다. 


검찰은 자신들의 잘못은 인정하기 싫어 '백지 구형'을 임 검사에게 요구했다. 말 그대로 자신들은 무죄를 선언할 수 없으니 '법원이 적절히 선고해 달라'는 의미다. 검찰 조직이 고개를 숙일 수 없다는 강력한 의미였다. 하지만 임 검사는 검찰 조직의 요구를 어기고 무죄를 구형했다. 


임 검사의 존재감을 더욱 강렬하게 보여준 것은 바로 무죄 구형 이후다. 검찰은 또 다른 공판 검사에게 사건을 재배당했다. 임 검사가 조직의 지시를 받지 않으니 다른 검사를 배당해 검찰의 존재감을 지키겠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임은정 검사는 해당 검사가 법정에 들어오지 못하게 문을 잠근 채 무죄를 구형했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2월 품위 손상 등을 이유로 법무부에 임은정 검사에 대한 정직을 청구했고 같은 달 법무부는 정직 4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죄가 없는 이를 억울하게 죄를 만든 검찰 조직이 과연 품위 손상이라는 이유를 들 수 있었을까? 참 기괴한 조직이 아닐 수 없다. 


"'백지 구형'은 법적인 근거가 없고 무죄 선고가 확실하게 예상될 때는 무죄를 구형하는 것이 합당하다"


검찰 조직의 징계에 불복한 임 검사는 법원에 징계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걸었다. 결국 법원은 법무부 징계를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부당한 요구에 맞서 싸운 임 검사는 조직의 악랄한 행패에도 굴하지 않았다. 잘못된 지시에 굴복하지 않은 임 검사는 지난 촛불 정국에서도 검찰이 바로 설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검찰 내부망에 검찰 조직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대대적인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부당한 상부의 지시에 맞서 싸운 이 강직한 검사가 곧 우리가 원하는 검사다. 임은정 검사와 같은 이들이 검찰 조직을 장악한다면 부패한 검찰 조직도 변할 것이다.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은 억울하다며 왜 서 검사가 자신의 이름을 언급했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임 검사는 부당한 압력을 가한 자가 최 의원이 맞다고 다시 확인해주었다. 부정한다고 부정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내부 고발자는 임 검사와 서 검사 외에도 수없이 많을 것이다. 아직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만 말이다.


사법부 개혁은 이렇게 할 수 있는 이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같은 검사를 성추행하고 그것도 모자라 성폭행을 하는 경우도 많다는 서지현 검사의 증언은 충격을 넘어 경악스러웠다. 그런 부패한 검찰 조직을 개혁하기 위해서는 임은정 검사 같은 강직한 이들이 앞장설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임 검사가 서 검사로 인해 다시 주목 받는 이유는 결국 사법부 개혁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지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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