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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gDam

장하성 정책실장 임명과 강경화 외교부장관 지명이 던지는 의미

by 조각창 2017.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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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된 후 처음으로 토요일 쉬었던 문재인 대통령은 일요일 오전 11시 30분 인사 발표를 했다. 직접 기자들 앞에 서서 중요한 인선을 발표하는 장면은 믿음직스러웠다. 경제부총리부터 특보까지 중요한 인선을 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은 직접 언론에 밝히는 자리를 가졌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김동연 아주대 총장, 외교부장관에 강경화 유엔사무총장 정책특보,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정의용 전 주제네바 대사,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 통일외교안보특보에 문정인 명예교수와 홍석현 전 JTBC 회장을 임명했다. 여기에 청와대 정책실장에 장하성 교수가 임명된 것을 포함해 말이다. 


중요한 인사가 아닐 수 없다. 경제와 외교, 그리고 안보라는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에 대한 인선이라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가 어떤 모습을 가져갈 것인지 명확하게 드러났다. 이번 인선에는 정파와 지역을 따지지 않고 최대한 능력 위주의 탕평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동연 아주대 총장의 경우 기획재정부에서 오랜 공직 생활을 해왔던 전문가다. 문재인 대통령과는 큰 인연이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중요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임명한 것은 문 대통령이 어떤 인물인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철저하게 자기 사람이거나 당에서 추천한 인사를 인사하는 것과 달리, 이번에는 다른 인사를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외교부장관에 여성인 강경화 UN 사무총장 정책특보를 임명한 것도 중요하게 다가온다. 여성을 중용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말이 실제로 실천되고 있음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피우진 보훈처장의 경우도 파격이라고 평가를 받았다. 지금까지 한 번도 영관급 인사. 그중에서도 여군이 보훈처장 자리를 맡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 파격은 기존의 틀을 모투 깨버린 파격 인사였다. 유리 장벽을 깨왔던 피 보훈처장은 우리 사회 여성이란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모델이었다는 점에서도 피 보훈처장 임명은 파격을 넘어 인사란 이렇게 해야 하는 것임을 잘 보여준 대목이었다. 


외교부장관 역시 언제나 남자들의 몫이었다. 외교부장관은 말 그대로 국외의 많은 일들을 해야만 하는 중요한 직책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자리에 일반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강경화 UN 사무총장 정책특보를 임명한 것은 피 보훈처장 임명과 유사한 파격이 아닐 수 없다. 


여성이라는 이유와 함께 현재 외교 업무에 대해 누구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저 코드 인선이 아니라 제대로 일 할 수 있는 인사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탕평책은 대단하게 다가온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과 함께 UN에서 일을 했다는 점에서 반기문 인사라는 평가들도 있었지만 딱히 그렇게 볼 수도 없는 측면도 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군 출신이 아니라 주 제네바 대사 출신인 정의용을 선택한 것도 탁월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듯 안보는 단순히 국방에만 방점을 찍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현재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을 보면 국방만이 아니라 외교에도 탁월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의용 전 주 제네바 대사 임명은 탁월한 한 수라고 보인다. 


김광도 서강대 석좌교수를 국민경제자문의 부의장에 임명한 것 역시 파격이다. 박근헤 정부의 경제 민주화의 밑그림을 그렸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를 선택한 것은 의외로 받아들인다. 문 대통령은 정파와 상관없이 자신과 경제관이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건강한 개혁적 보수라면 언제든 함께 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는 점에서 특별하게 다가온다. 


대한민국에 수구가 아닌 개혁적 보수가 뿌리를 내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많은 이들의 바람이 그대로 드러난 인사라는 점에서도 이후 많은 변화가 예고된다. 여기에 비상임이지만 중요한 인사인 통일외교안보특보에 문정인과 홍석현을 임명한 것도 큰 의미로 다가온다.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은 청와대 정책실장에 장하성 교수를 선택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장에 임명된 김상조 교수와 함께 대표적인 재벌개혁을 외쳐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문 정부의 재벌 정책이 어떻게 흘러갈 수밖에 없는지 이번 인선이 명확하게 보여준 셈이다. 


박근혜 정권에서 사라졌던 정책실장을 되살려낸 문 정부는 첫 정책실장으로 장하성 교수를 선택했다. 정책실장은 무척이나 중요한 자리다. 정책을 고안하고 그 정책의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실시 방법에 관한 연구를 담당하는 부서다. 정책실은 말 그대로 모든 정책의 큰 그림을 그리고 실제 얼마나 잘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리다. 


장하성 교수의 집안은 대단하다. 모두 학자 집안이며 뛰어난 경제 학자들이 모두 몰려있다는 점에서 과거에도 큰 화제를 모은 적이 있었다. 장하성 교수의 누나와 여동생은 현직 교수이고, 사촌이 바로 그 유명한 장하준과 장하석 교수다. 경제 관련 세계적인 석학이 모두 장하성 교수 집안이라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관심은 과거부터 뜨거웠었다. 


대단한 가문의 사람이기 때문에 특별하게 다가올 수는 없다. 장하성 교수의 정책실장 임명에 많은 이들이 환호하는 것은 그가 그동안 걸어왔던 길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유시민 작가 역시도 재벌과 관련해서는 장하성 교수에게 많은 것을 배운 것으로도 유명하다. 현장에서 직접 재벌 정책의 문제를 지적하게 개선하려 노력해왔던 인물이 청와대 정책실장에 임명되었다는 사실은 그래서 반갑다. 


김상조 교수와 장하성 교수.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재별개혁론자들이 모두 새로운 정부의 중요 요직에 인선되었다. 이는 곧 문재인 정부가 재벌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서민들도 함께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강력한 선언이 아닐 수 없다. 광장의 촛불이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이유가 잘 드러난 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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