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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Sport 스포츠

거인국의 소인이 바라본 골리앗들의 세기적 대결

by 조각창 2008.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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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도 같은 세상은 결국 실현된다. 현실이 곧 게임의 세계가 되기도 하는 우리가 사는 현재의 모습이다.
 
로마시대 황제와 시민들은 콜로세움에서 벌어지는 피의 혈투들을 바라보며 열광했다. 그 이전 인간이라 명명할 수있는 인종이 등장하면서 부터 소위 싸움이라는 것은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행위였었다. 시대가 발전하면서 동물과 같은 싸움은 사라져 가고 이를 보완해 스포츠란 이름으로 묶어 현재까지도 무한 진화를 하고 있다.
70, 80년대를 풍미했던 아니 90년대까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었던 복싱은 어느사이엔가 우리의 관심사에서 사라져 버렸다. 60, 70년대 우리나라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프로 레슬링이 짜고 하는 것이란 폭탄 발언으로 사양길에 접어든 것과는 달리 프로 복싱은 그런 스캔들도 없었다. 역설적으로 경기중 혹은 후에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 때문에 복싱을 없애자는 운동까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복싱은 여전히 흥행의 혁혁한 공헌을 하며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스포츠였다.
 
하지만 이 복싱이 사양길을 걸었던 것은 걸출한 스타가 더이상 나오지 않고 있음일 것이다. 마지막 전설적인 흥행사는 타이슨이었을 것이다. 조그마하지만(헤비급 선수로서)강인한 모습의 타이슨은 등장 순간부터 복싱팬들의 시선을 빼앗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강인한 펀치와 함께 그는 프로 복싱계의 거물로 순식간에 올라서며 그전까지 세계 최고의 흥행카드였었던 기교적인 미들급의 흥행카드를 다시 헤비급으로 돌려놓았다. 알리가 다시 살아 돌아온 것처럼 세계적인 흥행 카드는 속속 벌어지며 전세계인들은 프로복싱의 마력에 빠져들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프로복서가 된다는 것은 많은 어린이들의 꿈일 때도 있었다. 가난했던 이들이 꿈을 실현할 수있었던 하나의 통로로서 인식되어지기도 했었다. 라면을 먹고 금메달을 딴 임춘애도 있었지만 라면먹고 챔피언이 된 신화같은 인물들도 우리 주변에도 있었다.

 
그런 격투경기에 새로운 장이 열린건 93년 미국에서 개최된 Ultimate Fight Championship(이하 UFC)일 것이다. 이종 격투기를 두가지 정도로 규정하는데 Mixed Matial Arts(MMA), 무규칙 격투기 No Holds Barred(NHB)정도로 이야기 할 수있을 것이다.
 
말 그대로 이종 격투기가 등장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당연히 미국에선 여전히 프로 레슬링의 인기는 여전하다. 반면 UFC로 대표되는 이종 격투기의 팬들로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그외에도 다양한 이종 격투기 게임들이 도박사들과 함께 흥행의 꼭지점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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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종 격투기가 우리사회에도 전파되며 인기를 얻게된 것은 아마도 입식 타격위주로 경기가 이뤄지는 K-1일 것이다. 일본내에서는 프라이드(MMA/NHB)의 흥행이 더욱 좋으며 인지도 역시 프라이드에 못미치는 경향이 있지만 마치 무술 영화를 보는 듯한 화끈한 경기는 알려지기 시작하자마자 엄청난 흥행 몰이를 하기 시작했다.
 
 
앤디 훅, 어네스트 후스트, 피터 아츠, 제롬 르 밴너, 마이크 베르나르도, 미르코 크로캅, 레이 세포, 마크 헌터, 레미 본야스키, 세미 슐츠, 최홍만
 
 
이젠 고인이 되어버린 이도 화려한 시대를 마감하고 은퇴한 이들도 다른 경기로 가기도, 그리고 여전히 현장에서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들도 있다. 그들 모두 이젠 살아있는 리전드로 앞으로 다가올 막강한 이종 격투기의 전성시대를 이끌어가고 있는 주체들이다.

 
어제는 서울에서 K-1 아시아 챔피언을 결정짓는 경기를 가졌다. 그러나 그날의 매인 게임은 결승전이 아닌 전년도 우승자인 새미 슐츠와 우리나라의 최홍만이었다. K-1이나 이종 격투기 팬들이라면 한번쯤 꿈꿔왔을 법한 거대 거인들간의 경기가 바로 현실로 이뤄지는 날이었다.
 
그들 모두 210cm가 넘는 상상을 초월하는 거인들이었다. 슐츠의 경우는 이종 격투기의 강국인 네덜란드인으로서 어린 시절부터 무술을 익혀온 정통 무인이며 큰 키에도 불구하고 완벽해 보이는 신체 구조와 기술로 이미 세계 입식타격의 최강자로 올라선 인물이다. 이에 비해 최홍만은 우리나라의 민속경기인 씨름의 최강자로 군림을 했던 인물이었지만 격투기와는 별개의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국내 씨름계의 몰락과 함께 살길을 찾아 나선게 바로 K-1무대였다. 국내 씨름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도전한 그는 첫 해 K-1 서울대회에서 우승을 함으로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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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거대한 몸집때문에 감히 그와 대결하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는 듯이 보이는 그의 경기는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격투기와는 조금 달랐다. 화려한 기술도 없었고 상대를 압도하는 포스도 부족해 보였다. 그런 그가 이종 격투기의 몸집 대결의 화두를 던졌던 야수 밥샙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본격적으로 최홍만의 이름이 격투기 팬들에게 인식되어지기 시작했었다.
 
작년 개최된 그랑프리 대회에서 2회전에서 전년도 챔프였던 레미 본야스키에게 판정패를 하기는 했지만 조금씩 진보하고 있는 그를 확인할 수는 있었다.

 
몇번의 대결 후 드디어 6월 3일 서울에서 새미 슐츠와 최홍만이라는 빅카드가 올려졌다. 시합전 인터뷰에서도 서로간의 설전이 있었고 객관적으로 우세한 슐츠에 비해 그 전 대결에서 승리하기는 했지만 우려를 나았던 최홍만이 어떤 대결을 벌여줄 수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결과는 최홍만의 승리로 끝났다. 말들이 많다. 당연하다. 누가 지고 이겼다고 말하기 힘든 경기였다. 다만 최홍만이 현 챔프에게 좀 더 적극적이었다는 정도일까? 결정적으로 몰아붙이는 장면들도 있었기 때문에 굳이 승자를 가리자면 최홍만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연장전으로 가기를 바랐지만 여러가지 현실적이고 흥행적인 요소들을 감안한 결과였었을 것이다. 당연히 이곳이 최홍만의 홈이라는 것이 어느정도 인정되었던 판결이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는 것이다.
 
타격기에 들어선지 1년이 넘은 선수가 평생을 수련해온 키 차이도 별로 나지 않는 현역 챔프와의 대전에서 그렇게 싸울 수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하늘에서 내린 신체적인 조건이 한몫을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최홍만처럼 거대한 격투가가 전혀 없었던 것이 아님에도 최홍만같은 스포트라이트나 결과를 내지 못한 것을 보면 그가 얼마나 열심히 자신을 연마하고 있는지를 알 수있을 것 같다.
 
어제의 경기는 무척이나 진귀한 경기였다. 210cm가 넘는 골리앗들이 조그마한 링에 올라 전세계 격투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격투를 한다는 것은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아주 옛날로 돌아가보면 서커스단들이 펼치는 프릭쇼에 가까웠을 것이다.
 
우리가 사는 현재는 혼합의 세계이다. 음악도 크로스오버가 하나의 장르로 취급받은지 오래이고 하나의 장르만을 고집하는 스포츠도 여전하지만 복합적인 장점들이 모인 새로운 경기들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흥미를 유발하며 새로운 주류로 등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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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팬들이라면 향후 벌어질 K-1의 대결 구도에 대해서 무척이나 흥미로울 것이다. 슐츠와의 리벤지 매치가 어느 시기에 치뤄질지 그리고 최홍만이 어느정도의 위치까지 올라설 수 있을지 리전드가 되어가고 있는 현역 K-1 스타들과의 대결이 언제 이뤄질지 등 여러가지 흥행카드를 K-1 주최측에서는 쥐게된 값진 경기였을 것이다.
 
60억분의 1의 사나이 효도르가 버티고 있는 프라이드. 그 프라이드와 함께 인기를 양분하고 있는 K-1. 격투 팬들에게는 하루 하루가 즐겁기만 하다. 곧 개최될 프라이드의 무체급 결정전은 말 그대로 최고수를 가리는 프라이드 최고의 빅매치가 되어줄 것이다(다만 아쉽게도 현역 최고수인 효도르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할 것이라 한다). K-1의 2006은 이번 경기로 더욱 흥미롭게 되었다. 현역 챔프인 슐츠의 망가진 이미지 회복과 과연 최홍만이 챔프에 등극할 수있을까는 무척이나 흥미를 끄는 요소들이다.
 
 
세계 최고의 격투가들이 단 한번의 시합을 위해 최고의 노력을 기울여 맞서는 전투장. 그 현장은 다시 준비되어질 것이고 지금도 많은 선수들이 그 무대에 올라서기 위해 최선을 다해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명애와 부를 위해 노력하고 쇼 비지니스의 뒷박에서는 최고의 빅카드를 연출해 최고의 수익을 거둬들이기 위해 부단히 움직이고 있다. 무척이나 흥미로운 스포츠의 등장이고 만개다.


* 2006년 블로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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