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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Entertainment/드라마 리뷰

30. 엘 워드 시즌2 The L Word 자아를 찾는다는 것. 분명 쉬운일이 아니다.

by 조각창 2008.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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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 레즈비언 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연 쿨 드라마


죽음과 탄생

시즌2는 죽음과 탄생이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시즌1의 경우 <엘 워드>를 명확하게 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이 드라마가 장수 프로그램이 되느냐 단발로 끝나는 드라마가 되느냐의 관건이 달려있기에 말이다.

제법 많은 주요 등장인물들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들은 시즌 2부터 시작된다고 봐도 좋을 듯 하다. 격량에 휘말렸던 연인들도 새로운 사랑을 찾아 해메던 연인들도 그렇게 새롭게 시작된 시즌에서 시작된다.

강인한 남편의 이미지가 강했던 벳과 아내로서의 위치에 만족하며 살아왔었던 파트너 티나. 벳의 외도로 인해 그들의 관계는 깨져버리고 벳은 그런 상황에서 진실한 사랑은 티나밖에는 없었다는 깨닮음을 느끼게 된다.

시즌1에서도 그랬지만 시즌2를 이끌어가는 가장 중요한 축은 소설가 지망생(?)인 제니일 것이다. 시즌1에서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면 시즌2에서는 제니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상처에 접근하고 해결책을 찾아내는 과정을 담아낸다.

시즌 2에서는 절친한 친구사이였다가 격정적인 파트너가 되어버리는 데이나와 알리스의 이야기도 재미있게 그려진다. 드라마속에서 가장 액티브한 인물은 역시 알리스이다. 극중 캐릭터도 재미있지만 알리스의 엉뚱하지만 직선적인 성격은 이 드라마를 좀 더 재미있는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시즌2의 가장 큰 변화는 제니와 쉐인이 살고 있는 팀의 집에 새로운 남자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다큐멘터리 작가가 꿈인 마크가 새로운 동거인으로 등장하며 제 3자가 바라보는 레즈의 생활을 이야기한다. 시즌1에서는 직접적으로 레즈들의 세계에만 집착했지만 시즌2에서는 레즈가 이닌 일반인들이 궁금해하는 부분들을 마크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궁금증을 해결해준다. 완벽한 해결이라기보다는 레즈들을 어떻게 바라보는게 좋을까 하는 제작자들의 의견이 담겨져 있다고나 할까? 그래서 영상을 다루는 인물이 필요했고 극단적으로 훔쳐보기기법을 통해 적나라하게 레즈의 삶을 들여다보는 방법을 택한다. 그러면서 쉐인의 매력에 빠져들고 진정한 친구로서 거듭나는 과정들을 다루고 있다. 이는 일반인인 시청자들이 레즈들인 이 드라마를 어떻게 바라보고 소통할 것인지에 대한 아주 중요한 답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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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쉐인은 역시나 시즌2에서도 그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한다. 미소년스러운 외모와 시니컬한 그의 성격은 충분할 정도로 매력적이다. 하지만 타자들은 쉐인을 매력있는 인물로 바라보고 그런 능력을 상업적으로 사용하려하지만 쉐인은 그것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온다. 단순한 경제적인 측면만이 아닌 남들과의 소통이라는 측면에서도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쉐인은 자신에게 둘러 쌓여진 무거운 짐을 내려 놓으려 한다.

벳의 완강하기만 했던 아버지가 어느날 다시 벳을 찾아온다. 왠지 모르게 움직임이 좋아보이지 않는 그녀의 아버지는 다른때와는 달리 버린 아이취급하던 그의 큰 딸 킷을 찾는다. 그렇게 자신의 마지막 여행이 될 LA에서 자신의 딸들과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려 한다.

전립선암 말기 통보를 받고도 수술받지 않고 조용하게 죽음을 기다리려는 아버지를 위해 벳은 자신의 집으로 아버지를 모신다. 그리고 자신의 파트너였던 티나는 출산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도 관계가 소원하기만 하다. 그리고 그녀에게는 새로운 사랑인 헬레나가 있다. 피바디가문의 사업을 새롭게 이어받은 헬레나는 벳과는 앙숙관계가 되어버린다. 그저 티나와의 관계때문이 아닌 서로의 생각의 차이 때문이 컸지만 말이다.

오랜시간동안 함께 했던 벳을 떠난 독립된 생활을 하려는 티나. 그런 티나에게 가장 소중한것은 다른 것보다는 자신을 찾는 작업이었다. 너무 오랜시간동안 벳의 그늘에 가려 모든 결정도 벳에 의해 정해지던 삶의 패턴 자체를 버리고 자기 스스로 일어서기 위해 그녀는 벳에게 알리지도 않고 임신을 했고 새로운 연인과의 관계에도 적극적으로 임한다.

그리고 벳의 완강하기만 했던 아버지가 죽기 직전 "벳과 좋은 관계로서 옆에서 잘 지켜줬으면 좋겠다"란 이야기를 처음으로 듣는다. 결코 그들의 관계를 용인하지 않았던 벳의 아버지가 처음으로 자신의 죽음을 앞에두고 딸의 행복을 위해 모든것을 포기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뭐 벳의 아버지의 이야기와 죽음때문은 아니지만 티나는 진정한 사랑에 대해서 깨닫게 된다. 진정 자신을 위해주는 사람이 누구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의 자신의 모습이 아닌 새롭게 때어난 자신의 모습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그로 고민들이 시즌2에서는 다뤄지고 있다.


<죽음과 새로운 탄생>이라는 커다란 틀거리 안에서 어린시절 윤간을 당했던 제니는 스스로 스트리퍼가 되어 남성들 앞에서 자신의 모든 것들을 던져버리고 스스로 자학을 하며 자신의 나쁜 기억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한다. 제니의 개인적인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이 드라마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많은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 레즈 밖에서 레즈를 바라보고 타인의 삶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게 만드는 것...그게 바로 이 드라마의 힘일 것이다.


기존의 남편과 아내와의 가족 체계가 아닌 어디에서나 당당한 그런 평등한 관계...쉽지는 않지만 충분히 시도해볼만 하며 그래야만 되는 세상이다. 단순한 동성애자들의 가십들을 다룬 드라마가 아니다. 비록 동성애자들의 삶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들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비판하고 사랑하는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다. 이 안에는 우리가 알아야만 하는 인생이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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