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NongDam

영화인 단식농성과 명량 1000만, 이질적이고 서글픈 현실

by 조각창 2014. 8. 11.
728x90
반응형

세월호 참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그리고 여야 단합으로 마무리된 세월호 특별법은 많은 영화인들이 거리로 나서게 만들었습니다. 진실을 밝혀달라며 단식에 나선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하기 위해 단식에 나선 영화인들과 함께 들린 것은 영화 <명량>이 최단기간 천만을 기록이었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우는 영화인과 <명량> 성공에 웃는 영화인

 

 

 

 

세월호 참사는 하나의 의문도 남지 않는 완벽한 진실이 필요한 사고입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절대 안전한 국가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도 세월호 특별법은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믿었던 야당은 여당의 요구를 들어주는 허무함을 넘어 절망스러운 합의를 했고, 세월호 유가족만이 아니라 많은 국민들을 분노로 이끌었습니다.

 

여야단합으로 이어진 세월호 특별법은 국민들의 분노를 불러왔습니다. 이런 분노는 지난 주말 세월호 문화제에 모인 1만 여명의 시민들을 통해 잘 드러났습니다. 여전히 단식 투쟁에 나서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과 그런 그들을 폄하하고 비하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조소들이 엉켜있는 상황에서 영화감독들이 유가족과 함께 단식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유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그리고 재발방지대책. 이를 위해 수사권은 유족들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에 부여돼야 한다. 우리는 유가족들이 원하는 세월호 특별법이 지극히 타당하고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여야가 왜 유가족대책위의 안을 한 번도 공식적으로 논의하지도 않고 서둘러 타협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성역없는 진상조사를 무력화한 특별검사제를 허용한 여야 간 합의를 파기하라"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영화인 모임(가칭)은 9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농성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단식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그들의 주장은 건강한 국민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하는 합리적인 수준의 요구였습니다.

 

여야가 담합해서 내놓은 세월호 특별법에는 기소권과 수사권도 없는 새누리당이 주장해왔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유가족들이 27일 동안 단식을 하면서 성역 없는 진상 조사를 해달라는 요구를 거부한 위정자들을 향한 분노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정지영, 장준환, 류승완, 이충렬 감독 등 20여명의 감독들이 단식에 참여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단식에 동참할 것이라고도 밝혔습니다. 그들이 단식에 동참하는 것은 보다 적극적으로 세월호 참사에 참여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입니다.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이들의 절박함은 유가족과 함께 단식에 동참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안타깝고 아프게 다가올 뿐입니다.

 

 

많은 영화인들까지 거리에 나서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세월호 특별법이 제대로 통과되기를 바라는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에서 극장가에서는 최단기간 천만 관객 동원을 한 <명량>이야기가 쏟아졌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담은 이 영화는 한국 영화사상 열 번째 천만 관객 동원 작품이 되었습니다.

 

<명량>은 시작과 동시에 수많은 기록들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68만), 역대 최고 평일 스코어(98만), 역대 최고 일일 스코어(125만), 최단 100만 돌파(2일), 최단 200만 돌파(3일), 최단 300만 돌파(4일), 최단 400만 돌파(5일), 최단 500만 돌파(6일), 최단 600만 돌파(7일), 최단 700만 돌파(8일), 최단 800만 돌파(10일), 최단 900만 돌파(11일) 신기록을 수립해갔습니다. 여기에 개봉 12일 만에 한국영화 사상 열 번째 천만 영화에 등극했으니 관심이 집중되는 것 역시 당연합니다.

 

 

방송에서도 <명량>의 대성공에 감탄하고 그들이 세운 기록들을 복기하듯 내보내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감독은 처음으로 100억 성공신화를 쓸 것이라는 호기심 어린 기사들도 쏟아집니다. 이순신 마케팅의 성공은 자연스럽게 정치판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무현 前 대통령의 삶이 담긴 <변호인>들 역시 천만을 넘긴 영화였지만, 언론의 반응은 달랐습니다. 형편없는 상업영화의 천만 돌파에 현지 생중계를 할 정도로 대단한 관심을 보이던 방송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변호인>의 천만 돌파에 무관심으로 일관해왔습니다. 철저하게 외면 받으면서도 천만을 넘긴 <변호인>과 방송의 축복을 받으며 천만을 넘긴 <명량>은 그래서 서글프게 다가옵니다.

 

박 대통령 역시 극장을 찾아 <명량>을 보며 전혀 다른 해석으로 자기화하는데 여념이 없을 정도로 이 영화는 단순한 성공적인 상업영화 이상의 가치로 다가서고 있습니다. 철저하게 전략적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의 성공은 8할이 이순신이라는 역사에 기인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로 불거진 리더십 문제가 극단적으로 비교되며 많은 이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천만 영화는 하늘이 내려주지 않으면 나올 수 없다는 사실을 <명량> 역시 잘 보여주고 있음을 이런 사례들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명량>은 세월호 참사가 벌어지지 않았다면 이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둘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많은 이들이 이순신 리더십에 열광하는 것은 현실과 너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현실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는 '세월호 참사'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점에서 <명량>의 성공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세월호가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은 아프게 다가옵니다.

 

광화문 광장에 모여 세월호 유가족들의 단식에 동참한 영화인들과 무수한 기록을 세우며 천만 동원을 한 영화인들. 그들의 슬픔과 기쁨 사이에 서글프고 이질적인 현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그 무엇보다 아프기만 합니다. 두 번의 선거에서 드러난 참혹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듯한 주말의 모습은 우리의 현실이라는 점에서 더욱 두렵게 다가왔습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