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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NongDam

또 하나의 약속 메가박스 논란 속 국민들이 선택한 또 다른 변호인이 될 수 있을까?

by 조각창 2014.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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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백혈병에 걸린 노동자의 삶은 담은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개봉조차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자본이 지배 권력이 된 세상에 대한민국 최고 부자라는 삼성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는 영화는 당연히 힘들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국민의 힘마저 막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만 할 것입니다. 

 

백혈병으로 숨진 삼성 노동자의 삶, 그들이 진실을 막을 수는 없다

 

 

 

 

삼성전자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백혈병이 연속으로 걸린 문제는 심각했습니다. 하지만 삼성이라는 거대한 이름 앞에 이 문제를 노골적으로 제시할 수도 없다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삼성 눈치 보기에 급급한 대한민국에 그들을 누를 수 있는 존재는 그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삼성을 누를 수 있는 유일한 힘은 결국 국민이라는 사실을 이번 사태는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2003년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 입사한지 3년 만에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황유미씨의 실제 사건을 다룬 이 영화는 준비 단계에서부터 큰 화제였습니다. 대한민국의 지배자를 자처하는 삼성 공화국에서 노동자가 숨진 사건은 결코 사회에서 큰 화두가 되어서는 안 되는 문제였습니다. 당연하듯 삼성전자의 잘못으로 백형병이 걸려 숨진 노동자에 대한 문제는 크게 거론되지 못하는 상황이기도 했습니다.

 

반도체라는 첨단산업의 이면에는 노동집약적 산업의 민낯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동자의 땀과 피를 뽑아 삼성이 거대 자본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그들의 거대하고 화려한 로고 뒤에는 이를 위해 수많은 노동자들이 피땀을 흘렸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황유미 사건은 우리 사회에 삼성이라는 거대 자본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이었습니다. 물론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을 생각한다'라는 책을 통해 비열한 삼성 공화국의 내면을 그대로 보여준 적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삼성변호사로 그의 폭로도 삼성을 바로잡지는 못했습니다. 국가 권력마저 하나가 되어 삼성을 지키는 상황에서 소수의 양심폭로는 큰 힘으로 작용할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노동자의 죽음은 변호사의 고백과는 달리 보다 큰 힘으로 다가왔습니다.

 

삼성 반도체 산재 사건은 2007년 황유미씨가 사망한 뒤, 아버지 황상기씨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대한민국 최고라는 삼성전자에 입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반가웠던 그들이 피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던 잔인한 삼성의 현실은 그들이 선망했던 거대한 기업과는 달랐습니다.

 

 

삼성 반도체 사건과 관련해 대책위인 '반올림'이 꾸려졌고, 피해자들의 사례를 수집해 지금까지 151명의 피해자가 접수됐습니다. 안타깝게도 그중 58명이 사망한 삼성 반도체 사건은 결코 쉽게 넘길 수 없는 중요한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삼성 반도체 사건은 황유미씨를 비롯한 5명이 행정소송을 진행해, 황유미씨와 2인 1조로 근무했던 이숙영씨 두 명이 2011년에 승소해 산재로 인정받았습니다.

 

수 천 만원에서 시작해 수 십 억까지 내세우며 산재를 막으려는 삼성의 악랄함은 단순히 돈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조력자를 제외하고 황상기씨만을 입회시킨 작업 환경 측정 조사는 황유미씨가 근무하던 때와는 다른 작업환경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밝혀야만 하는 언론은 철저하게 삼성의 편에 서 있기만 했습니다.

 

모든 국가권력과 언론은 모두 삼성의 편이었습니다. 노동자들의 편에 서야만 하는 노동부 역시 철저하게 반도체 공장에서 쓰는 화학물질 목록을 '영업비밀'이라며 공개하지 않는 것 역시 황당함 그 이상이었습니다.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 역시 비호지킨 림프종과 백혈병이 본질적으로 같은 병이라는 사실도 무시한 채 백혈병과 무관하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습니다.

 

모든 정보와 권력을 독점한 재벌이 벌인 노동자 탄압의 끝은 죽음이라는 실체적인 진실이 있음에도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돈만 많으면 그만이라는 사회적 풍토는 삼성의 편을 들어주었고, 그런 현실은 결국 노동자들의 연이은 사망과 질병을 방치하고 감추기에만 급급했습니다. 그 지독한 우리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또 하나의 약속>은 그래서 중요한 영화입니다.

 

 

거대 자본을 앞세운 삼성공화국을 상대로 노동자가 승리를 하는 경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런 불가능에 도전해 일군 이 성과는 포기하지 않는다면 진실은 결국 밝혀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 사례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노동자와 가족들이 만들어낸 결과는 영화가 되어 우리를 찾아왔습니다.

 

"메가박스가 영화 개봉을 이틀 앞두고 예매를 받던 상영관수를 15곳에서 이날 오후 3곳으로 줄였다. 관객 수요가 충분한 데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또 하나의 약속>을 배급하는 OAL은 메가박스가 일방적으로 상영관수를 축소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미 확보된 상영관마저 축소한 것은 외압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예매율이 1위를 달리는 영화가 상영관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축소가 되는 경우는 실질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부산의 경우 이미 예매표까지 판매한 상황에서 갑자기 취소되어 예매한 관객들에게 관람표를 환불하는 상황은 말도 안 되는 일일 뿐입니다. 왜 메가박스는 환불까지 하면서 <또 하나의 약속>의 상영관을 축소할 수밖에 없는지는 그들의 지배 구조에 삼성가인 중앙일보의 지분이 상당하다는 사실입니다. 당연하게 메가박스의 주인인 삼성의 문제를 비판하는 영화를 상영해서는 안 되는 절박함이 있었을 것입니다.

 

같은 재벌가인 롯데는 전국 96개 극장 중 단 7곳에서만 상영을 합니다. 자신들의 일일 수도 있는 상황에서 그들이 취하는 행동은 동업자 보호라기보다는 자신들의 민낯도 언젠가는 공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느끼는 불안함과 불편함의 발로일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형제의 난이라고 불리는 싸움을 벌이고 있는 CJ의 CGV가 전국 45곳의 상영관을 확보했다는 사실입니다.

 

삼성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도 받지 못해 제작두레를 통해 힘들게 만든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은 우리 사회의 재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중요한 영화입니다. 수많은 악재가 지배하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약속>이 과연 <변호인>의 뒤를 이어 국민의 힘을 보여주는 영화가 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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