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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gDam

변호인 100만과 변호인 예매취소, 대한민국 소통과 불통을 이야기 한다

by 조각창 2013.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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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이 개봉 3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고 120만 관객을 넘어서며 순항 중입니다. 수구세력들이 평점 폭탄을 날리고, 비난을 하는 상황에서도 대다수의 국민들은 <변호인>이 담고 있는 보편타당한 정의에 공감을 표하고 있습니다. 친일과 종복놀이가 전부인 수구세력들은 결코 상상할 수도 없는 사회 정의에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소통을 하려 한다는 사실은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억압과 탄압 속에서도 국민들은 민주주의를 만들어냈었다

 

 

 

 

영화 <변호인>은 단순히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위한 영화가 아닙니다. 영화는 한 시대를 살아간 우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불의에 맞서 정의의 편에 선 한 변호사를 통해 그 시대의 불합리함을 이야기하는 이 영화는 현 정권이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어렵고 무거운 주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대중적으로 성공하기 힘든 영화였습니다. 송강호라는 배우가 출연한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지만, 소재나 제작진들의 면면을 보면 대중들이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영화였습니다. 80년대 부림사건을 소재로 한 실제 이야기는 영화적 소재로서 흥미로울 수는 있지만, 상업영화들이 득세하는 영화 시장에서는 그리 흥미로운 존재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공권력이 만든 간첩사건을 영화화한 이 작품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현 정권의 공이 가장 컸습니다. 30년도 지난 이 사건이 이렇게 크게 화제가 되고 많은 이들에게 필견의 영화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바로 현 정권이 30년 전과 다를 바 없기 때문입니다. 공권력이 나서 공안 정치를 하고, 이를 통해 무고한 희생자를 만들어낸 상황이 과거와 너무 닮았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사실을 그대로 담아냈지만, 이 내용이 과거가 아닌 현 정권에 부담을 주는 작품이라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변호인>은 분명 80년대 전두환 정권이 자신의 권력을 합리화하기 위해 만들어낸 용공조작사건이었습니다. 분단국가에서 가장 민감한 문제인 북한과 관련된 문제를 조작해 만들어낸 이 사건은 결국 민주화로 가기 위한 초석이 되었습니다.

 

전두환이 박정희를 이어 군부독재 정권을 수립하고, 자신의 권력을 돈독하게 하기 위해 광주 시민들을 학살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북한 간첩이 광주를 점령했고 이를 소탕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행위였다는 전두환은 자국민을 학살하고 그 피의 대가로 권력을 손에 쥐었습니다. 그런 전두환이 다음해에는 부산 지역을 장악하기 위해 부림사건을 조작했고, 그 사건은 곧 위대한 존재를 만들어냈습니다.

 

세금 전문 변호사로 큰 성공을 거두었던 노무현 변호사가 부림 사건을 계기로 인권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이후 정치인이 된 노무현 변호사는 청문회에서 전두환을 호되게 야단치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가장 통쾌한 모습으로 기억될 정도로 역사적인 장면들이었습니다. 대결과 경쟁이 아닌 함께 하는 사회를 꿈꾸었던 그는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 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그가 꿈꾸었던 세상은 비록 무너지고 피폐해져버렸지만, 그럴수록 그가 그리워지는 것은 이런 무너진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용공조작사건은 이제는 '종북놀이'로 되살아나 과거와 다름없는 정권 다지기에 나서는 모습은 너무나 닮아 있었습니다. 마치 국민들은 바보이고, 자신들의 영원한 테마인 북한을 앞세운 권력 휘두르기가 다시 한 번 큰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망상은 해서는 안 되는 일까지 벌이고 말았습니다. 공당을 파괴하고, 현역 국회의원을 음해하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행하는 그들은 이성마저 마비되어 보였습니다.

 

30년 전이나 다름 없는 현실은 역설적으로 <변호인>이라는 영화를 볼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현재의 사회적 분위기가 이 영화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성공은 아이러니하게도 현 정권이라는 사실은 재미있기도 합니다. 영화 속 내용이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로 민주화된 현재였다면, 이 영화는 결코 성공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30년 전 과거를 담고 있는 영화가 현재에도 유효하다는 사실은 끔찍함을 전달했고, 많은 이들을 극장으로 이끄는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변호인>은 지난 주말 전국 923개관에서 138만 110명(매출액 점유율 45.2%)을 끌어모아 466개관에서 38만 1천794명(13.2%)을 동원한 데 그친 <호빗:스마우그의 폐허>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습니다. 18일 개봉한 <변호인>은 이미 누적 관객 수가 175만 2천162명을 넘어서며 엄청난 흥행 기록을 세워나가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나선 송강호는 한 해 2000만 명의 관객을 모은 유일한 배우로 자리하게 되었다는 점에서도 이 작품은 특별한 의미를 담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주목하고 있는 이 작품에 일부 수구세력들이 보이는 한심한 작태들은 황당하기만 합니다. 별점 테러에 이어 이제는 극장 예매를 이용한 테러까지 행하는 모습은 추해 보일 뿐입니다. 시작 20분 취소가 가능한 것을 이용해 대량으로 티켓을 구매하고 취소하는 형식으로 <변호인>들을 많은 사람들이 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치졸해 보일 뿐입니다. 어떻게든 이 영화를 보지 못하게 하는 행위는 이 영화에서 주장하는 사회 정의를 부정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용공조작사건과 종북놀이가 너무 유사하다는 것은 자신들도 느끼는 것일 테고, 이런 부당한 국가권력에 맞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변호인의 노력을 담은 이 영화는 그래서 두렵기만 헸을 것입니다. 30여 년 전의 이야기마저 과거가 아닌 현재가 되어버린 대한민국에는 그저 "응답하라" 열풍만이 아니라, "안녕들하십니까" 열풍까지 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영화 <변호인>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들이 이 영화에 대한 테러를 하면 할수록 영화를 보려는 이들은 늘어날 수밖에 없음을 이제는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자연스러운 변화를 막아서려 노력하는 집단들은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잘못된 사회에 분노하는 것은 국민들의 권리이자 의무이기도 합니다.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통해 국민들이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가는 것이 곧 권력의 할 일이라는 점에서 <변호인>의 흥행 열풍은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왜 30년 전 이야기가 이렇게 열풍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지는 이제 현 정권이 고민해야만 하는 과제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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