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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NongDam

워낭소리 40만과 회당 7명의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는 신드롬의 이면

by 조각창 2009.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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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대한민국 영화계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야기할 수있는 것은 독립영화인 '워낭소리'일듯 합니다. 최저 제작비를 들인 다큐멘터리가 개봉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40만명이 넘는 관람객을 불러 모음으로서 최고의 수익률을 보인 영화로 기록되어질 듯 합니다.

독립영화의 신화가 되어버린 '워낭소리'

전국관객이 이번 주말이 되면 60만을 넘어설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독립영화로서는 꿈의 기록인 100만 관객도 꿈만은 아니라는 것이 사실이기도 합니다. 이는 전략적인 선택과 잘만들어진 작품은 통할 수밖에 없다는 진리아닌 진리라 이야기할 수있을 듯 합니다.


'워낭소리'의 고영재PD도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디지털 작품이니만큼 디지털 영사기가 갖춰진 극장에서 소규모 개봉을 한후 '입소문 마케팅'을 통해 스크린 숫자를 넓혀나가는 전략은 성공했습니다. 이로서 이 작품은 상상도 하기 힘들었던 대박신화를 현재까지 써가고 있습니다. 꿈과도 같았던 '원스'의 국내 흥행기록을 깬지 오래이니 이 작품은 정말 신화와 같은 작품으로 기록되어질 듯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블로거들 역시 다양한 이야기들로 소통을 하고있습니다. 글의 대부분은 영화의 재미와 장점들에 맞춰져있습니다. 더불어 이런 영화들이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해주었는지도 함께 말이지요. 다 맞는 이야기들입니다. 다큐멘터리가 가지는 다양한 재미와 장점들이 이영화에는 담겨져 있으니 더욱 많은 이들이 볼 수있기를 바랄뿐이지요.

영화 내용에 대한 문제가 아닌 배급과 예술영화전용관(이하 예영관)이라는 측면에서도 고민을 한번 해볼 시점이 된 듯 합니다. 아시는 분들은 알고 있을 듯하고 관심없으신 분들은 예술영화전용관이 있기는 한걸까 하고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있을 듯 합니다.

예영관은 영진위가 규모에 따라 일정한 운영비를 지원함으로서 다양성 영화들이 상영될 수있는 기틀을 마련하고자 만들어진 아주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비록 MB정권이 들어서며 전국 예영관에 디지털영사기를 갖추는 사업(마케팅 지원도 중단)이 중단되어 반쪽짜리 사업이 되기는 했지만 이런 공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워낭소리'가 나올 수있었습니다.

예영관은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라고 불리우는 작품들이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관객들과 만날 수있는 독보적인 공간으로 영화팬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입니다. 거대 자본에 의해 멀티플렉스로 획일화된 대한민국 관람문화에서 예영관이 차지하는 위치는 상상이상의 중요성을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워낭소리'의 40만관객과 예영관의 7명 관객

'워낭소리'를 이야기하며 뜬금없이 이런 이야기를 꺼내나 쉽겠지만 지난 화요일 지역의 예영관에선 9시 마지막 상영으로 이 작품이 상영되었습니다. 의아한것은 그 대단한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이 작품에 7명의 관객뿐이었다는 점일 듯 합니다. 그럴 수도 있는것 아닌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가까운 멀티플럭스관에서도 지난 주부터 '워낭소리'가 개봉을 했다는 것일 듯 합니다.

바로 최소한의 개봉관을 통한 '입소문 마케팅'이 성공하자 좀 더 상영관을 늘리는 과정에서 애꿋은 예영관이 피해를 입는 상황이 빚어졌다는 것이지요. 최고의 흥행기록을 이어가고 있기에 제작자나 배급사에게는 상상이상의 수익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건만, 그 수익을 나눌 수있는 공간이 그동안 함께 고생해왔던 예영관이 아닌 멀티관이라면 예영관으로서는 심정적인 허탈감과 함께 엄청난 타격이 아닐 수없을 것입니다.

일반 관객들이라면 상대적으로 열악한 예영관을 찾기보다는 손쉽게 찾아가던 멀티관을 찾을 것이라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언제 또다시 이런 대박 작품이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열매가 맺히자 재벌들이 운영하는 멀티관이 모두 따먹는 상황에 놓인다면 과연 예영관은 어쩌란 말일까요? 

독립영화 '워낭소리'의 신드롬의 뒤에는 멀티관에 밀려 관객동원에 참패를 보이고 있는 '예영관'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만 할 것입니다(예영관이 있는 모든 도시에서도 이런 상황인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대전지역은 현재 멀티관에서 개봉을 함으로서 눈에 띄이게 관객이 줄었음을 확인할 수있었습니다).

회당 2,3 명정도 들어오는 다양한 예술영화와 독립영화들을 꾸준하게 상영하면서도, 금전적인 이득이 아닌 영화에 대한 사랑과 사명감으로 운영하던 이들에게 '워낭소리'는 로또와도 같을 수있습니다.(물론 그들이 로또를 원하지도 구걸하지도 않겠지만 말이지요) 그동안의 적자와 금전적인 쪼들림을 어느정도 상쇄시켜줄 수도 있는 대박영화가 정작 수익으로 돌아오는 시점에 멀티관에 모조리 빼앗기는 상황이라면 과연 어떻게 봐야하는 것일까요? 

제작사나 배급사에서 의도적으로 '지역의 예영관을 죽이기'위해 그랬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국 60만명을 기대하고 있는 대박영화가 대기업의 멀티플럭스에 관객을 빼앗기고 허탈해하고 있는 '예술영화전용관'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60만명이면 42억원의 티켓머니가 나옵니다. 이를 배급사와 극장이 비율로 나누게 되지요. 보통 6:4나 5:5로 나누는 것은 관례이기도 합니다. 물론 관람료 7천원 중에는 여러가지 요소로 빠져나가는 비용들이 더 나오게 되지요. 통상 4000원 정도로 생각하면 24억 정도의 수익이 나오게 됩니다.)

이런저런 모든 것들을 털어내더라도 총 제작비 2억여원과 마케팅과 배급용 테잎(디지털 작품) 비용을 합한다해도 이는 엄청난 수익을 거둬들인 작품으로 기록되어질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그들은 분명 좀 더 좋은 영화들을 만들고 배급하려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대박 독립영화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만들어질 수있기를 고대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나누지 못하고 소외받는 예영관이 나온다면 그들의 허탈감은 어떻게 치유할 수있을까요? 예영관이 실험관도 아니고 그저 흥행이 안되는 영화나 상영하는 공간으로 치부해버린다며 예영관 운영자들은 운영자체를 심각하게 고려해봐야만 하는 상황에 놓일 것입니다.

전국 24개 극장 30개관이 운영중인 예술영화전용관중 다수는 멀티플렉스에서 남는 관을 활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들에게는 놀리는 관을 정부지원을 받으며 생색낼 수있기에 적극 환영하는 입장일 수밖에는 없는 것이지요. 이런 멀티플렉스에서 운영하는 예영관이 아닌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소수의 예영관은 이번 '워낭소리'가 그렇게 즐겁게만 들리지는 않을 듯 합니다. 전체적인 파이를 키우는 작업들도 필요하지만 이런 의외의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지역의 소규모 예술영화전용관에 대한 고민이 아쉽기만 합니다.

독립영화제작과 배급에 대해서도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더불어 예술영화전용관 역시 이와 괴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영화들이 상영되고 소통되어지는 공간에 대한 관심과 혜택이 그 어느때보다도 중요한 시기가 아닐까요? 획일화된 멀티플렉스만이 아닌 다양한 영화들이 공존할 수있도록 예술영화전용관에 대한 애정도 더욱 높아질 수있기를 고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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