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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NongDam

영화 감독을 꿈꾸던 어느 20대 청년의 죽음. 만감이 교차한다.

by 조각창 2008.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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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절친한 후배와 통화를 하다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 한번도 본적이 없는 이의 죽음이지만 영화를 꿈꾸고 졸업을 앞둔 미래의 영화감독을 꿈꾸던 친구의 죽음은 남의일 같지는 않았습니다.

작년말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어왔던 영화계의 불황은 그저 몇몇 스타 배우들이나 제작자의 어려움만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뼈저리게 깨닫게 되지요. 그들은 한 편을 찍으면 그래도 살 수있는 출연료를 받아 생활이 가능하겠지만 현장 스테프들이나 단역들의 경우에는, 모든 것을 바쳐 영화에 뛰어들어도 아르바이트 비용보다도 못한 돈을 받으며 살아가는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나마 현장에서 일을 할 수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것이 현재 영화인들의 모습입니다. 시장은 꽁꽁얼어붙어 풀릴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 올 해가 아닌 내년에는 더욱 힘든 시장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들은 많은 영화인들을 절망에 빠트리게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들었던 20대 영화학도의 자살 소식은 끔찍하기만 했습니다. 어쩌면 저 친구가 아니라 나일 수도 있었다는 두려움이랄까요? 그렇다고 그 친구의 자살을 옹호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우울증으로 인한 우발적인 자살이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렇게 자신의 삶을 포기해서는 안되는 일이었습니다. 더욱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를 업으로 살아가려 했다면 더더욱 그래서는 안되었습니다.

지금의 고통을 즐길 수없다면 언제가 될지 모르는 기회를 잡을 수도 없을 것입니다. 현장이 얼었다면 다른 일을 하면서도 미래를 계획해야만 하지요. 영화라는게 운좋게 일찍 입봉해 명성을 얻어내는 이들도 있지만 40, 50을 넘어서도 자신만의 영화 한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도 무척이나 많습니다. 그들이 이런 현실이 고통스럽고 힘들지 않아서 기다리고 버텨내는 것은 아니지요.

정말 영화를 사랑하기에 긴 호흡으로 자신의 이야기들을 정리하며 기회를 노리는 것이겠지요. 영화일을 조금이라도 해보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그런이야기들을 합니다. 이 일은 "마약보다 중독성이 더해 도저히 물리치기 힘들다"고 말입니다. 그 어떤 좋은 일자리를 가지고 있더래도 현장에서 연락이 오면 뛰어나가게 만드는 그 지독한 중독은 그래서 더욱 아름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과거 필름 영화의 시대와 함께 디지털 영화의 시대가 공존하는 지금. 마음만 독하게 먹는다면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게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디지털 영화 시대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작비가 가능하니 말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죽음을 택한 그 친구가 불쌍하면서도 화가납니다. 자신의 영역에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 않고 자살을 택했다는 것은 어떻게 바라봐도 환영받을 일은 될 수없습니다. 그의 죽음을 애도할 수는 있겠지만 그를 추모하지는 못할 듯 합니다.


영화! 즐겁지만 너무나 힘든 막노동이지요. 그리고 긴호흡으로 바라봐야만 하는 작업이지요.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꾸준하게 개척해나갈 수있는 용기마저도 없다면 다른 일을 택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겠지요. 지금 이시간에도 자신의 영화를 위해 막노동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미래의 영화인들이 주변에는 많습니다. 그들에게 그의 죽음이 어떻게 다가왔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씁쓸하면서도 답답하기만 한 저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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