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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밥 김병만과 SBS 아이디어 주장, 이 논란의 핵심은 뭔가?

조각창 2024. 4. 1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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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만들어지고, 실제 실행되는 것은 아주 낮은 수치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은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된다는 점에서 이를 사후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것 못지않게 처음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은 큰 역할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SBS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예능 '정글밥'이 언급되며 김병만을 떠올린 것은 당연합니다. '정글의 법칙'이라는 이름으로 장기 방송이 되었기 때문이죠. '정글의 법칙' 역시 김병만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했고, 그가 아니었다면 유지될 수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김병만 정글밥 아이디어 냈다

김병만이 곧 정글의 법칙이라는 등식이 세워진 것은 아이디어를 내고 오래 출연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실제 정글에서 버티는 힘과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죠. 그는 이 방송을 위해 하늘과 바다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대부분 자격증까지 딸 정도로 집중했습니다.

 

다른 방송 출연도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김병만은 '정글의 법칙'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몰입했습니다. 그런 김병만에게 '정글밥'이라는 제목이 던지는 묘한 감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보입니다. 더욱 한 매체와 나눈 인터뷰 내용을 보면 더욱 서운할 듯합니다.

 

김병만의 주장은 단호했습니다. 그는 올해 2월경 SBS 예능 스튜디오의 고위 간부를 만났고 정글 생존이 아닌 체험과 힐링을 테마로 한 스핀 오프를 해보고 싶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고 합니다. 당시 그 자리에는 김진호 PD, 즉 정법 담당자도 함께 나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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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으로 구한 재료로 셰프가 나만을 위한 밥상을 차려주고 게스트와 음식을 먹으며 함께 대화를 나누는 형식이라는 것이 김병만의 설명이었습니다. 김병만이 오지에 가서 원주민을 만나서 그 지역의 식문화를 알아보고, 현지 재료로 요리도 만들어 먹는 장면은 '정글의 법칙'에서도 자주 등장했었고, 이를 확정해 다른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셈입니다. 

 

"나를 출연시켜 달라는 게 아니다. '정글의 법칙' 재개에 대한 희망고문만 하다가 결국 아이템만 도둑질해 간 셈이니 서운하다"

 

김병만이 이렇게 서운함을 토로하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자신이 출연하지 못해서 서운한 것이 아니라, '정글의 법칙' 재개에 대한 아쉬움이 더욱 커 보입니다. 실제 그는 정법 제작에 참여한 이들과 함께 유튜브 방송을 만들고 있기도 하니 말이죠.

김병만과 김진호 피디 정글밥 논란

"이후 김 PD를 사무실로 초대해 '이런 것도 해보자', '방송에서 할 거면 이런 걸 더 발전시켜 보자'는 식으로 추가 논의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한 두 달 후에 '정글밥' 한다는 얘기가 들리더니 얼마 후 김 PD에게서 연락이 왔다. 저 없이 프로그램을 하게 됐다고"

 

"저작권? 방송국이 갖는 게 당연하다. 캐스팅? 당연히 제작진의 선택이다. 저 없이 한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다만 김 PD에게 '정글'이라고 했을 때 뭐가 연상되는지 물었다. '김병만'이라고 답하더라. '정글의 법칙'이 애매모호한 휴식기 상황인데, '정글밥'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스핀 오프로 생각하지 않겠나. 그런데 김병만이 왜 없어라는 의아함이 생길 거다. 차라리 다른 제목은 어떻겠냐고 했다"

 

"김 PD는 '정글의 법칙'과 관계가 없다면서도 '정글'이 잊히는 게 싫다고 했다. 말에 어폐가 있지 않나. 근데 그럴 거면 자기 걸 해야지. 결국 사람은 쏙 빼고 아이디어만 도둑질해 간 것이 아닌가. 그러니 토사구팽 당한 기분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김병만은 첫 만남 후 아이디어를 더 구체화해가며 김 피디를 사무실로 초대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기본 골격에 이후 진행될 사안들에 대해 아이디어를 추가하는 방식이었을 텐데, 그 후 김 피디는 김병만 없이 프로그램을 하게 됐다고 연락을 해왔다고 합니다.

 

자신 없이 진행한다는 소식에 그러라고 했다고 합니다. 다만 '정글'이라는 명칭을 좀 빼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정글'하면 김병만인데, 이게 시작되면 말이 오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서 김병만이 '정법'에 얼마나 애정을 품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합니다.

 

'정법'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김병만에게 '정글'을 앞세운 방송에서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자존심 문제로 다가올 정도로 애착을 가지고 있어 보였습니다. 출연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이 출연하지 못하면, '정글'이라는 단어라도 빼달라는 요청으로 그의 마음을 알 수 있게 합니다.

정글에 진심인 김병만

김 피디에게도 '정법'은 특별할 듯합니다. 수장인 김병만을 빼고 새롭게 뭔가를 해보려는 그에게도 '정글'은 애착 인형 같은 존재일 가능성이 높죠. 김병만의 그늘이 아닌, 김 피디가 만드는 예능이라는 마음을 강조하고 싶은 느낌이 이들의 대화에서 잘 드러나는 듯합니다. 

 

"올 하반기에 방영되는 SBS 신규 예능 '정글밥'은 2023년 8월 '녹색 아버지회' 스리랑카 촬영 당시 현지 시장에서 산 식재료를 이용해 즉석에서 한국의 맛을 재현해 내는 류수영 씨를 보고 영감을 얻은 '녹색 아버지회' 제작진이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이미 올해 1월 말 편성을 확정 짓고 제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평소 아프리카 봉사활동을 통해 오지에서의 요리 경험이 많은 류수영 씨는 '정글밥'을 통해 K-레시피가 우리와 전혀 다른 식문화권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한국의 맛을 전 세계에 알린다는 콘셉트에 맞춰 'K-식문화 교류기'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김병만 인터뷰 후 논란이 커지자 SBS 측은 공식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지난해 8월 '녹색 아버지회' 제작진이 기획한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류수영이 스리랑카 촬영 당시 현지 식재료로 한국의 맛을 재현해 내는 모습을 보고 착안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왜 올 초 김병만을 만나 프로그램 아이디어 논의를 했는지 의아합니다. 담당 피디는 왜 김병만이 아이디어를 내는 상황과 이후 그의 사무실에서 추가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 상황에서도 이런 발언을 하지 않았던 것인지 의아합니다.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1월 김병만이 이와 같은 아이디어를 내는 상황에 지난해 '녹색 아버지회'에서 류수영을 염두에 두고 비슷한 아이디어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려 한다는 말 정도는 해줄 수 있는 문제입니다. 만약 그랬다면, 김병만이 서운해할 이유도 없습니다.

 

김병만은 분명 자신의 아이디어를 이야기했고, 그게 '녹색 아버지회' 제작진이 구상하는 것과 유사했다면 분명한 입장을 당시 전달했었어야 합니다. 그걸 제대로 하지 않으니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겁니다. 물론 이 전제는 SBS 주장이 사실이라는 확증이 필요합니다. 

김병만의 서운함 충분히 이해된다

"'정글의 법칙'은 내 이름이 들어간 처음이자 마지막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저에게 많은 것을 준 고마운 프로다. 저 또한 목숨을 걸고 스카이다이빙 교관 자격증, 스쿠버다이빙, 파일럿 자격증 등에 도전했다. 촬영에 필요한 기술을 터득하는 데 돈과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했다"

 

"다큐멘터리도 찾아보고 오지의 식생에 대해 공부도 했다. ESG나 자연과의 공생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제 인생을 바꾼 프로그램이기에 더 열심히 했고, 애정을 갖고 있었다. 제작진 마인드로 뛰었고, 주인 의식을 갖고 임했다"

 

"방송을 하면서 상처받은 일도 많았다. 좋아하는 일이지만, 오래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돈을 엄청나게 벌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저 팬들과 소박하게 소통하고, 우리 스태프들과 평생 가자는 마음이다. 근데 마무리가 이렇게 되니까 씁쓸하다. 출연할 생각은 전혀 없다. 구걸하고 싶지 않지만 거짓말도 하기 싫다"

 

김병만의 마지막 말은 '정글의 법칙'에 대한 아쉬움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희망고문하듯, 다시 시작할 듯하지 못하고 자신이 아이디어를 낸 작품이 다른 사람을 앞세워 진행한다는 생각에 서운함을 느꼈을 듯합니다. 이제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은 더는 기대할 수 없어 보이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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