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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영화/Film Review 영화 리뷰

66. 박치기We Shall Overcome Somedayパッチギ! 림진각...통일의 노래

by 조각창 2008.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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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재일교포의 애환이 살아있는 영화.
 




최근에 부쩍 재일 한국인에 관한 영화들이 부쩍 많이 나오고 있다. 뭐 한국인 영화인이나 감독들이 주축이 되어 제작되어지는 영화이기는 하지만 일본내에서 만들어지고 보여진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최근에 나왔던 영화들로서는 국내에서도 가장 대중적으로 좋아했었던 [고]가 있었고, 기타노 다케시 주연의 [피와 뼈]가 있었다. 그리고 [박치기]가 있다.
 
한정적인 공간에서 영화제란 이름으로만 공개되었던 이 영화. 언제 개봉이 되어질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일본으로 끌려갔었던 우리 민족의 슬픈 역사에 관한 이야기이다.

60년대말은 전 세계적으로 격변의 시기였었다. 베트남 전쟁의 발발과 함께 미국에선 히피 문화와 함께 반전의 물결이 전 미국을 휘감았었고 일본에서는 학생운동이 시작되었으며 유럽에서는 그 유명한 68혁명의 시기였다.
 
[박치기]는 여기 일본 교토에서 살아가는 교포 2세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조선인 학교에 다니는 주인공들과 일본인 학교에 다니는 일본인들과의 대립각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들은 다리 하나를 두고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다리 건너편에는 빈민촌인 한국인 집단촌이 있고 다리를 건너면 일본인들의 삶의 터전이 자리잡고 있다. 이 다리는 우리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의식적으로 설정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조선인 학교를 다니는 안성은 학교짱이다. 그리고 일본인들을 혼내주고 다니는 대표적인 아이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소망(축구선수로서 월드컵에 나가는)을 이루기 위해 북조선으로 가기를 희망한다. 그러며 그들과 대립각인 일본인 학교 학생들과 시시때때 싸움을 벌인다. 그러다 우연히 코스케는 안성의 여동생인 경자에게 반하게 되고 그녀를 만나기 위해 조선인 학교를 드나들게 되며 그들이 부르는 "림진각"이란 노래를 배우게 된다.

그러며 그는 일본내 한국인의 역사와 애환에 관해 하나하나 배우게 된다. 그들이 왜 일본으로 와서 이런 삶을 살아야만 하는지에 관해 노래를 통해 배우게 되며 재일 조선인과의 우정이 싹틔기 시작하는 그 순간 그의 새로운 친구 재덕이 일본 학교 학생들에게 집단 린치를 당하고 도망치다 사고로 숨지게 된다. 그들은 슬픈 장례식을 치르고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장례식을 치루기로 한다. 그리고 야유회때 노래를 부르다 알게된 라디오 PD의 권유로 나가게 된 포크 음악 경진에 나서게 되었던 코스케는 마지막으로 라디오에서 일본내에서 금지된 북조선 노래 "림진각"을 부른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을 갈라 놓은 강 중앙에서 집단 패싸움이 시작된다. 마치 한국전이 벌어지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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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어설퍼 보이기는 하지만 이 영화는 우리 현대사를 일본에서 살아가고 있는 재일 조선인들에 빗대어 보여주고 있다. 그들의 애환을 가능한 사실적으로 보이려 노력한 듯 하다. 나 역시도 재일 조선인들의 삶을 그저 TV를 통해서 봐왔던 정도...그들의 삶을 객관적으로 알고 있다고는 할 수없지만 친척이 일본에 살고 있어 그나마 조금 알고 있다고 할 수있나...???


 
여기에서 보여지는 재일 조선인들은 힘든 역경을 이겨내며 항상 밝게 살아가려고 하는 모습으로 보여진다. 그리고 자신의 뿌리를 찾아 가려는 그들의 모습이 강하게 보여진다. 영화속에서도 나오는 내용이지만 "일본에서는 나가라 하고, 남한에서는 오지말라 하고..."그래서 그들은 자신이 가야할 고향은 북조선 밖에는 없다.
 
영화는 전체적인 내용은 유쾌함이다.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그럭저럭한 삶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따라가다 종반으로 가면서 극단적인 감성으로 흐른다. 아마도 크라이막스는 코스케가 "림진각"을 부르는 순간일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땅을 생각해보면 우리 역시 가진자에 속할 수밖에는 없지 않은가? 어느순간 피팝박던 재일 조선인에서 우린 일본놈들이 되어 버렸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극단적인 조롱은 우리가 외국에서 당하는 피팝 그 이상이다. 그렇지 않나 악은 악을 구축한다고 폭력이 난무하는 가정에서는 폭력적인 성향의 아이들이 키워질 수밖에 없는 법. 핍박을 받아왔던 민족이 어느 순간 자신들보다 경제적으로 약한 민족들에 대한 극단적인 핍박은...그건 더 나쁘다.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이야기 하는 학자들이 많다. 그리고 그 전쟁은 모든 대중들이 원하는 전쟁이 아닌 권력을 가진 소수가 만들어내는 전쟁놀이일 뿐이다. 위정자들에 의해 대다수의 평화주의자들은 아무것도 모른채 자신의 삶을 버려야 하고 가슴속에 멍에를 달고 살아가야 하는 세상...다시 혁명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위정자들은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러겠지만...우린 깨어나야 할 것이다. 그들의 우리를 통제하기 위해 내세우는 다양한 통제들을 해제해내는 일...그리고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있는 세상...요원하지는 않다. 힘들 뿐이다.
 
 
이 영화는 재일 교포 영화인이 세운 시네 콰논사의 작품이다. 시네 콰논은 단순히 재일 한국인에 관한 영화들을 제작하는 회사는 아니다. 그들의 작품 라인업을 보면 [먼데이], [바람꽃], [케이티], [박치기], [아무도 모른다]등 작품성과 흥행성을 고루 갖춘 작품들을 제작해온 중견 제작사이다. [아무도 모른다]야 칸 최연소 남우 주연상을 배출한 영화이며 국내에서도 나름대로 인기가 높았던 영화이니 다들 알고 있을 듯 하고..실화인 김대중 납치사건을 다룬 [케이티]는 철저히 계산된 영화로 보이지만 사부의 작품인 [먼데이]는 무척이나 새롭고 재미있는 영화였다. 사부의 이 작품이 시네콰논의 작품이란걸 이번에 알게 되었다.


감독인 이즈츠 카즈유키는 이 작품의 시나리오도 썼다. 당연히 많은 조언을 받고 조사들도 철저히 했겠지만...뭔지 모르게 어색한 부분들이 있다. 많은 작품들을 만들었고 90년대 일본내에서 신인상과 작품상등을 받았던 나름대로 능력을 인정받은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하나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제작자 이봉우라는 인물일 것이다. 그의 첫 제작 작품인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는 일본내에서도 최고의 감독으로 이야기되는 최양일 감독의 작품이다. 이 작품 역시 재일 한국인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그해 일본영화 흥행 1위에 올랐던 작품이기도 하다. 그의 최근작이었던 [피와 뼈]는 일본 대표로 아카데미 영화제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렸다. 재일교포로서 일본대표영화로 선정된다는 것 쉬운 일은 아닐것이다. 이 작품은 그해 일본내 거의 모든 상을 휩쓴 걸작이기도 하다. 2006년엔 국내 제작사와 함께 [더블 캐스팅]이란 작품을 제작할 계획이다.
 
출연 배우들은 젊은 배우들이 중심이다. 몇몇은 낯익은 얼굴들도 보이지만 대부분 처음 영화를 찍는 이들도 많았다고 한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젊은 여배우인 사와지리 에리카일 것이다. 이경자역으로 출연한 이 여배우는 TV드라마에서 많이 볼 수있는 배우이기도 하다. 일본인 아버지와 프랑스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혼형 여배우이다. 일본내에서는 혼혈 여배우들이 경쟁적으로 브라운관에 나오면서 누가 누가 더 나은가에 대한 리뷰들도 상당히 오가고 있는데...동양적인 사와지리도 꽤 괜찮은 배우로 보인다.
 
너무 격정적인 감성주의가 지배하지만 우리가 알려하지 않았던 우리의 과거를 바라볼 수있는 이 영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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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블로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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