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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Film 영화/Film Review 영화 리뷰

7. 회로回路 기요시의 미래...그 극한의 공포심은 어디에서 연유되었는가?

by 조각창 2008. 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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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사와 기요시의 2001년 작품이다.



 
다양한 형태의 공포영화들이 존재한다. 슬러시 무비로 이야기 되는 난도질 영화에서부터 엽기 살인마들의 이야기, 귀신들의 이야기...그리고 이런 이야기도 있다.
 
구로사와 기요시는 일본내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세계 영화계에서도 이미 그 실력을 인정받은 중요한 감독중 한명이다. '동경의 장 뤽 고다르'다라고 이야기 하는 이들이 있는 것처럼 그는 80년대 이후 등장한 가장 역량있는 일본의 중요 감독 중의 한명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그는 83년 [간다천 음란전쟁]으로 데뷔한 핑크 무비 감독 출신이다. 핑크 무비라고 하면 일본 영화계를 살린 하나의 새로운 형식이라고 이야기될 수 있을 것이다. 한때 세계 영화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던 일본 영화가 70년대 들어 급격하게 몰락의 길을 걷게 되고 제작되어지는 영화들 역시 눈에 띠게 급감하면서 새로운 영화감독들의 데뷔가 어려워지는 시기에 하나의 돌파구로 사용되던게 바로 핑크 무비였다.
 
핑크무비는 느껴지는 그대로 에로비디오를 만드는 장르이다. 영화 제작사에서 요구하는 것은 에로티즘이 기본이 되고 그 외엔 감독이 원하는 어떠한 형식도 가능한 무한한 자유를 안겨준 영화 형식이기도 했다. 비록 에로 영화 감독이기는 하지만 이 장르를 통해 현재 일본 영화계를 이끌고 있는 많은 역량있는 감독들이 탄생했음도 부정할 수없는 현실이다.
 
83년 이후 그는 24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무척이난 많은 다작 감독임을 알 수있을 것이다. 그가 우리에게 처음 알려지기 시작해던 것은 97년도 작품인[큐어]일 것이다. 여러 영화 잡지들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 이 영화를 통해 구로사와 기요시라는 존재를 알게 되고, 그의 필모그라피는 다시 한번 새로운 값어치가 주워지며 그를 주목하는 이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화원에서 일하는 미치는 같은 동료가 며칠채 연락이 되지 않자 궁금해 그의 집을 찾는다. 어두운 공간에 있던 친구는 웃으며 미치가 느끼지 못하는 순간 자살을 해버리고 만다.
 
대학생인 가와구치는 우연히 자신의 컴퓨터가 인터넷에 자동으로 접속되는 것을 알게되며 두려워 한다. 그리고 그런 두려움을 털기 위해 컴퓨터 공학과 학생들을 찾게 되며 그가 알지 못했던 그 무엇인가를 알게 된다.
 
영화는 미치와 가와구치라는 두 인물의 주변 사건들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어느날 갑자기 주변의 사람들이 하나둘 점점 사라져 버리는 상황. 이유도 원인도 알지 못한 채 그들의 주변 인물들을 그렇게 사라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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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사와 기요시의 공포심


명확한 원인을 알지 못하는 이 공간에서 그들은 버려진 채 어딘가로 향한다. 그들은 그 복잡한 동경의 황량함을 느끼며 공포감에 사로잡힌다. 도시가 비어져 버린다는 것.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사라져 버린다는 것. 그것 보다 더한 공포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원인도 알지 못한채. 누군가에게 살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공포 때문에 스스로 죽음을 택해야만 하는 그 공포는 그 어떤 공포 보다도 더 공포 스러움 그 자체일 테니 말이다.

끊없이 복재되고 다시 증식되어져 버리는 죽음 앞에서 그들이 할 수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가까운 친구들의 사라짐을 목격하고 받아들이는 방법 밖에는 아무것도 할 수있는 것이 없다.
 
만들어진지는 오래되었지만 아직까지도 그 공포스러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어설픈 메이저 공포 영화들 보다 두두러지는 완성도에서 우러나오는 포스는 보는 이들을 매료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최근 공포 영화들의 화두(아니 어쩌면 일본 공포 영화들일지도 모르지만....)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아주 기본적인 도구들에 의한 무한 복재되는 죽음에 집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링"에서 보여지는 비디오나 "착신아리"의 핸드폰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매체에 실려 그 매체들의 무한 복재 방식으로 모든것들을 가져가 버리는 식이다. 얼마나 공포스러운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물질만능의 시대. 이 시대는 살기 좋은 세상인가? 영원히 살고 싶을 정도로 애착이 가는 세상인가? 우리가 느끼는 공포의 근원은 무엇인가?
 
이 영화는 우리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매력이 넘치는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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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블로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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