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핸드볼팀의 드라마틱한 사건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추격자'가 나오기 전까지 2008년도 최고의 흥행작품이었습니다.
간만에 감독으로 돌아온 임순례감독의 작품이기에 많은 팬들이 더욱 주목을 했던 측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핸드볼이 소재라는 이야기에 많은 사람들은 우려를 했었지요. 이 영화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다행스럽게도 성공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한국 여자 핸드볼팀. 하지만 국내 핸드볼 상황은 열악함을 넘어서 존폐위기의 상황은 전혀 바뀔거 같지 않습니다. 아시아핸드볼협회의 전횡으로 어수선했던 년말과 년초. 이 영화와 함께 다시 치뤄진 일본과의 대결 구도는 영화와 함께 드라마틱하게 국내에서 핸드볼 붐이 잠깐 조성되기도 했었지요.
영화는 실화를 재구성했습니다. 이미 2004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에서 여자 핸드볼팀이 준우승을 했었다는 것을 스포츠에 관심있는 분들은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요. 그러기에 더더욱 이 영화는 과정이 중요한 영화일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에 다다르는 과정속에 어떤 영화적인 재미를 줄 수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 것이 이 영화의 흥행을 좌우하는 열쇠가 되는 것이었지요.
일단 이 영화는 클리세 무비라고 해도 무방하지요. 담백한 정공법으로 접근한 쉬운 영화입니다. 그리고 어느 시점에서 관객들에게 눈물샘을 자극 해야 하는 지도 쉽게 알 수있게 해주는 아주 친절한 영화이기도 했지요.
드센 한국의 아줌마들이 억척스럽게 현재 어려움들을 이겨내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속에서, 진한 여자들간의 우정과 열정들을 볼 수 있도록 한 담백한 영화적 장치들은 이 영화의 가장 큰 성공 요소였을 것입니다. 더 이상 어렵지 않게 눈높이를 맞춘 이 영화는 아줌마를 위시한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은 여성들을 위한(?) 영화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무척이나 실망스러웠던 영화였었습니다. 주말을 맞이해 챙겨본 영화였지만...그런 진부함속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도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론 진부하고 친절함이 과한 이 영화에서 쉽게 흥미를 잃어버렸다고나 할까요? 그저 담백하고 드라마틱한 TV 다큐멘터리와 같은 느낌의 영화였다고나 할까요...
1994년 '우중산책'이라는 단편으로 한국 영화계에서 주목을 받았던 여성 감독 임순례. 그녀의 첫 번째 장편영화인 '세친구'부터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지나 '우생순'까지 그녀의 영화속에는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을 알 수있습니다.
96년 그녀의 첫번째 장편 영화였던 '세친구'에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무료한 생활을 하는 세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담백하게 담아냈었지요. 누구도 주목하지 않고 스스로도 주눅들어 있는 이 세친구들을 통해 그녀는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이끌려 했지만 이 영화 조차도 상업 영화권에서는 외면을 받았었습니다.
그나마 그녀의 두번째 장편 영화였던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출연한 배우들이 이젠 거물이 되어 많이 회자가 되는 영화로나마 남아 있습니다. 황정민, 류승범, 오광록은 모두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되어있지요. 제법 많은 분들이 보셨던 이 영화에서도 나이트 클럽의 남성 4인조 밴드인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삶을 쫒으며 밑바닥 인생의 희노애락을 이야기 했습니다.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우생순'이라고 그녀의 기존 영화들과 다르다고 이야기 할 수 없겠지요. 올림픽이란 무대에서는 최고의 성과를 올린 이들이지만 국내에서는 찬밥 신세일 수밖에 없는 핸드볼 여자 선수들의 모습은 기존 '세친구'나 '와이키키 브라더스'들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녀의 영화속에 그려지는 소외된 사람들이 불쌍해 보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하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소망과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저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 개인적으론 그게 바로 임순례 감독의 미덕이라고 봅니다. 결과에 목을 메는게 아닌 자신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가장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 그것보다도 아름다운 이야기는 없겠지요.
'우생순'은 앞서서도 이야기했지만 진부한 방식의 틀을 가진 뻔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겨져 있는 사람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이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그렇게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임순례 감독의 장기이자 그녀의 또 다른 영화가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하겠지요.
문소리, 김정은, 김지영, 조은지, 엄태웅등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한 영화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둔 그녀의 다음 행보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계속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을 두고 있을 듯 합니다. 그렇게 또 다른 시선으로 우리의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임순례 감독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여러분들에게 생애 최고의 순간들은 언제였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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