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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Entertainment/드라마 리뷰

13. 라이카의 여름 새로운 작가의 등용문이 배출한 감성 풍부한 이야기꾼이 들려준 사랑이야기

by 조각창 2008.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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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접한 멋진 드라마. 인생을 담아내는 여러가지의 시선들...
 

 

 
참 익숙한 이야기이다. 죽을병에 걸린 소녀가 주변을 바라보며 죽음을 맞이한다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 구조일 수밖에 없음에도 이 드라마에는 힘이 있고 드라마적 재미도 있었다.
 
정말 오랜 시간동안 TV에서 새로운 단막극을 만들어내며 새로운 스타 PD들, 작가들을 양산해내고 있는 베스트 극장에서 극본 공모를 하고 있는 것은 아시는 분들은 다들 아실것이다. 이 작품은 이번 공모에서 우수작으로 뽑힌 작품이다. 뭐 수상작이라는 선입견을 버리더라도 이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그윽한 성찰의 여유로움은 나에게 신선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주인공 신우(한여름)은 할머니의 죽음으로 며칠동안 학교를 빠지고 간만에 학교에 출석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배가 아프다. 선생님에게 조퇴를 신청하고 찾아간 병원. 뜻밖에도 신우에게는 급성림프성 혈액암이라는 선고를 받고 자신이 앞으로 3개월 밖에는 살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19살 여름에 죽음을 선고 받은 여고생. 그녀는 어떻게 자신의 상황을 대처해 나갈까? 이 드라마의 핵심이자 앞으로 전개되어져갈 내용이기도 하다.
 
 
집안은 여전히 돌아가신 할머니에 대한 추억으로 가득차 있어 차마 이런 분위기에서 자신의 불치병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도 없다. 그런 신우에게는 단짝 친구들이 있다. 옥상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던 친구들 반장 을화와 현정에게 자신이 암에 걸렸고 시한부인생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신우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 들이기 시작한다.



병원에서 돌아오던 길에 걸려넘어졌었던 지하철 노숙자 아저씨와는 친구가 되어 간간이 찾아가 밥도 사주고 이야기를 나누는 새로운 하지만 그녀의 마지막 친구가 되었다.
 
신우는 자신을 좋아하는 옆집 친구 율이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한다. 수능이 끝나면 자신과 사귀고 싶다는 율이에게 물구나무 서기가 가능해지면 사귀자고 한다. 그렇게 신우는 주변의 친구들과의 마지막을 위한 단계를 밟아간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고3 마지막 방학이 찾아오고 신우는 친구들에게 같이 바닷가에 놀러가기를 청한다. 하지만 그전 일로 틀어진 친구들은 거절하게 되고 율과 함께 떠난 바닷가 여행에서 뜻밖에 찾아온 친구들과 화해를 하고 신우가 마지막으로 즐길 수있는 여름의 바닷가를 즐긴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쓰러진 신우. 율은 집에 연락을 하고 집에서도 알게되며 신우는 이렇게 큰 짐을 덜데 해준 율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가장 가까워서 그래서 자신이 가장 힘든 부분을 알리지 못했던 가족들에게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하고 신우는 마지막으로 그들에게 전해줄 선물을 준비한다.


우린 태어나면서 죽음을 향해 간다. 언젠가는 죽어야만 하는 거스를 수없는 운명안에 갇혀 있을 뿐이다. 드라마는 그렇다면 갑자기 자신에게 죽음이 찾아온다며 그것도 몇달간의 유예기간이 주워진 죽음이 찾아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고 우리에게 묻고 있다.
 
경제난과 함께 급작스럽게 늘어난 자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내는 원인 중 3위라고 한다. 병으로 사고로 죽는것이 아닌 스스로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인구가 그만큼 많아진 현재. 이 드라마는 우리가 살고 있고 살아가고 있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해준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죽음에 대한 생각들이 다다를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 한다. 그리고 진시황이 아니더래도 많은 이들은 불멸의 삶을 꿈꾼다. 과연 무엇을 위한 불멸인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은 죽음에 대해 두려워하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나에게도 이런 시한부인생이 주워진다면 무엇을 할 수있을까? 드라마속 신우처럼 아프지만 담담하게 주변을 정리하고 남겨질 사람들에 대해 애정을 담아낼 수있을까? 하는 반문을 해본다. 과연 쉽지 않을 것이다. 자포자기하고 모든것들에 대한 혐오까지는 아니겠지만 지금보다도 더한 시니컬이 장악을 할 것 같다.


어린 소녀는 자신에게 다가온 그 죽음의 시간들을 사랑하고 정리하는 시간으로 메운다. 결코 쉽지 않겠지만 죽으려는 노숙자에게 삶의 아름다움을, 살아 있음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렇게 남겨진 그들은 우주 어딘가에 있을 어린 소녀의 기일에 그녀가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를 듣는다.
 
제목에서 쓰인 라이카는 소련에서 쏘아올린 최초의 우주선에 승선한 개 라이카에서 차용한 것이다. 드라마속에서도 언급되어지듯 신우는 우주를 동경한다. 그리고 누군가 이야기했듯 우린 죽으면 우주에 떠있는 수많은 별중에 하나가 될지도 모른다. 아니 신우처럼 자신의 우주선을 타고 우주 여행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식상하다고 한다면 한없이 식상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꺼리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무척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같은 주제라도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고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드라마나 영화의 완성도는 분명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느리고 답답해 보이지만 그렇게 천천히 극은 진행되고 그렇게 그들은 남겨지고 그렇게 추억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에게 주워진 삶을 포기하지 않고 즐겁게 맞이하고 치열하게 살아간다는 것.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내가 앞으로 3개월 안에 죽을 수밖에 없다면 난 얼마나 치열하게 남은 삶을 살아갈 수있을까? 불치병에 걸린 복수가 남겨진 삶속에서 치열하게 사랑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우린, 아니 나는 나에게 주워진 삶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곤 했다. 이 드라마를 보면 다시 한번 그런 생각이 들게 한다. 아직까지도 살아있는 자신을 성찰하게 하는 힘이 있다.
 
 
 
난 여전히 치열하고자 하는가? 느슨해진 내 삶을 좀 더 치열하게 남김없이 사용하고 있는가 하는 자기 반성을 하게 하는 이 드라마. 아직은 엉성한 느낌이지만 강렬한 <라이카의 여름>을 보면서 다시 반문해 본다. 여러분들은 현재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계신가요? 후회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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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블로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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