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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Film 영화/Film Review 영화 리뷰

39. 분홍신Red Shoes 잔혹 동화의 밋밋함

by 조각창 2008. 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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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델센의 동화를 한국 공포영화로 만들었다는 영화.
 


 
동명의 유명한 영화가 있다. 1948년도에 제작된 영국영화 [분홍신]말이다. 마이크 파웰이라는 감독의 작품에 이어 두번째 영화화인가?
 
일단 오랫만에 등장한 김혜수라는 배우와 포스터의 그로테스크함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영화였다. 칸 견본시에서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호러 영화 애호가들이 주목을 했었고 몇몇 곳에서는 수출도 이뤄졌다는 이야기로 궁금증을 더했다. 그들의 궁금증 역시 서양의 동화를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잔혹 공포로 만들어 낸다는 이야기는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었을 것이다.

아무도 없는 이른 새벽 지하철 승강장에서 한 여학생을 유혹하듯이 분홍신은 놓여있다. 친한 친구끼리의 싸움을 동반할 정도로 이 분홍신은 매력적이다. 이 신을 차지한 여학생은 기분이 무척이나 좋다. 하지만 그녀는 발목이 짤리는 참혹한 상황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본격적으로 분홍신의 저주가 내리기 시작했다.
 
주인공 김혜수는 성공한 남자의 부인으로 착한 딸을 두고 있는 평범한 주부이다. 전직이 안과 의사이기는 했지만 주부의 삶으로도 충분할 정도로 윤택한 삶을 사는 그녀이다. 그렇지만 곧 그녀의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자신의 딸로 독립해 새롭게 안과를 내려는 그녀에게 실내 디자이너인 김성수를 만나게 되고 그녀는 지하철내에서 그 문제의 분홍신을 접하게 된다. 자신도 모르게 그 분홍신을 쥐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제 그녀에게도 본격적인 불행이 시작된다. 그 분홍신을 그녀의 딸도 무척이나 좋아하고 주변의 모든 이들이 그녀의 분홍신에 반하게 된다. 참고로 그녀는 자신의 집안에 구도 컬렉션을 만들어 놓을 정도로 구두에 집착하는 여자였다.


구두를 손에 쥔 김혜수의 주변에서 구두를 둘러 싸고 벌어지는 탐욕스러움은 인간의 본성을 느끼게 한다.그러면서 차츰 드러나는 분홍신의 과거가 들어나고 그 분홍신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당한 원 주인의 원흉과 현실적인 문제에 관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재미 없다. 공포 영화로서 공포스럽지 않다. 뻔(Style)은 냈다. 세대가 세대인지라 다양한 영화의 흉내내기도 보여진다. 큐브릭의 [샤이닝]의 그 그로테스크한 엘레베이터 피바다Scene을 상상하게 만드는 천정 피바다Sceane등 영화를 보다보면 많은 영향을 받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장면들이 제법있어 보인다.
 
우리나라 초기 독립영화..아니, 단편영화 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집단들이 있었다. 바로 한양대 출신들의 출현이다. 이는 80년대의 사회 분위기도 한몫했을 것이다. 현재 영화계에서 막강한 힘을 내고 있는 영화세대들이 이 당시에도 열심히 사회의 모순을 영화로 대변하던 세대들이 꽤있었으니 말이다. 아무튼 이 영화를 만든 김용균 감독도 이런 부류의 감독이다.
 
아마도 우리에게 한양대 출신의 청년 집단중 가장 알려진 인물은 [해피 엔드]를 만들어 주목을 받았던 정지우 감독일 것이다. 정지우 감독은 초기 단편영화계의 중심적 인물중 하나였었던 그의 단편영화들인 [생강]과 [사로]등은 많은 영화인들과 일반인들이 주목하던 영화였으니 말이다.
 
각설하고 비슷한 길을 걸은 김용균 감독의 데뷔작은[와니와 준하]였다. 흥행제로섬의 주인공인 김희선의 출연만으로도 지탄을 받았던 영화. 그리고 김혜수라는 이제는 흥행성과는 거리가 먼 여배우의 공포영화[분홍신]을 자신의 문제점을 다시 드러내게 되었다. 일단, 왜 인물의 선택이 그런지 아쉽다. 비쥬얼에 치중하는 감독이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은 세트 디자인부터 영화 전반에 가해진 디자인적인 측면들은 무척이나 세련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재미가 없다. 비쥬얼이 뛰어나도 영화가 재미가 없으면 의미가 없어진다. 학술적인 영화도 운동으로서의 영화도 아닌 상업영화에서 재미를 잃어버린다면 무엇이 남는 것인가?
 
김성수의 연기도 별로였고 김혜수의 연기도 그리 특출나 보이지 않는다. 얽게 역시 측은할 정도다. 우리 공포영화 중 과거의 악령에 의해 복수를 당하는 영화는 이젠 양념처럼 떠다닌다. [인형사]라는 영화도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지 아마도...식상함은 아무리 진보한 비쥬얼을 쏟아내어도 진부하다. 먹기 좋다고 항상 맛있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좀더 진보적인 한국적 공포 영화를 볼 수있는 날은 언제나 올 것인가? 정말 참담하다. 이 영화....참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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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블로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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