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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gDam

스리랑카인 구속영장 대한송유관 공사 담당자 구속이 우선이다

by 조각창 2018.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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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등 하나에 국가 기관 시절이 불타버렸다. 상상도 할 수 없는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한송유관 공사가 관리하는 고양시의 저유소 탱크 하나가 불이 나며 43억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엄청난 사고가 아닐 수 없다. 자칫 잘못했다면 주변의 저유소 탱크도 모두 불탈 수도 있었던 끔찍한 사고였다.


하루 종일 타오르던 불길은 겨우 잡혔다. 그리고 화재 범인으로 스리랑카인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CCTV 등을 통해 스리랑카 노동자가 풍등을 날렸고, 그게 발화의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구속영장까지 신청했다. 발 빠르게 대처는 반가운 일이지만 방향이 잘못되었다. 


"가능하면 오전 중으로 A씨에 대한 수사 내용을 보완해서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할 것이다"


고양경찰서 관계자는 반려된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한다고 밝혔다. 스리랑카인 A씨가 날린 풍등이 직접적인 화재 원인이기 때문에 구속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황당한 수사가 아닐 수 없다. 국가기반시설이 풍등 하나로 무너질 정도면 이는 심각한 수준이다.


기름을 가득 채워 보관하는 장소에 풀밭을 조성하고 감시탑도 무용지물이었다. 여기에 CCTV 관제실이 있고, 그곳에서 당일 2명이 근무를 하고 있었지만 저장소가 폭발하고 화재가 발생하는 동안 그 누구도 그 사실을 몰랐다. 제대로 관리가 되었다면 기본적으로 이런 화재가 발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풍등과 바람이 죄지 외국인 노동자가 무슨 죄냐는 것이 많은 이들의 의문이다. 저유소 탱크 가까운 곳에 있던 초등학교에서 풍등 축제까지 열었다. 그렇게 날아 올린 풍등 중 하나가 공사장에 날아들었고, A씨는 호기심에 풍등을 날아 올렸다. 그로서는 그게 문제의 화재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한 행동이다. 


악의적으로 불을 지른 것도 아니다. 테러를 의심할 여지가 있다면 당연히 구속 수사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엄청난 손실을 야기했고, 자칫 인명 사고로도 확대될 수 있는 심각한 수준의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리랑카 A씨는 그런 의도가 전혀 없었다. 


A씨는 2015년 취업비자를 받아 입국해 저유소 인근 강매터널 공사현장에서 인부로 일하고 있었다고 한다. 정식 취업 비자를 받아 국내에서 일을 하는 노동자다. 안정적인 수입을 얻고 있는 그가 악의적으로 했을 가능성도 지극히 낮다. 공개된 CCTV 내용을 봐도 그가 의도적으로 한 행동이 아니라는 것은 더욱 명확하다. 


발 빠르게 고양경찰서는 A씨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인과 관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해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반려했다. 너무 당연하다. 그보다 앞서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할 대상은 저유소 직원들이다.


왜 그들은 화재가 발생해 20여분 가까이 진행되는 동안 아무것도 알지 못했나? 근무 태만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이 정상적으로 근무했다면 저유소 탱크 주변의 잔디밭에 붙은 불을 껐을 것이다. 그리고 저유소 탱크가 위급시 불길을 잡는 장치도 존재했지만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설치한 자들과 운영한 자들 모두 구속해서 수사를 해야 한다.


외국인 노동자라 만만해 구속부터 시키겠다는 발상인가? 방송들의 뉴스를 봐도 핵심은 한심한 국가기반 시설 관리 운영 실태임에도 외국인 노동자 구속에만 집중되어 있다. 풍등 행사를 저유소 탱크 근처에서 할 수 있도록 한 것 자체가 황당한 일이다. 스리랑카인을 구속한다면 전날 행사를 한 초등학교 관련자들도 구속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운이 없이 스리랑카인이 날린 풍등이 바람을 타고 그곳까지 날아가 불이 났기 때문에 모든 죄는 그의 몫이다는 식의 논리는 황당하다. 여론을 의식해 외국인 노동자를 구속하면 잠잠해질 것이란 황당한 생각을 했다면 큰 잘못이다. 여론이 들끓는 이유는 외국인 노동자가 쏘아 올린 풍등이 아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말도 안 되는 시스템의 오류가 문제다. 공사 직원이 보인 황당한 대처와 엄청난 양의 저유소 탱크 관리가 이토록 허술하게 이어져 왔다는 사실에 대한 분노다. 그에 대한 수사가 우선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스리랑카 A씨를 구속 시키기에 여념이 없는 것은 외국인 노동자이기 때문으로 보일 뿐이다. 


저유소 관리자들 전원 구속을 시키고, 기본적으로 중요한 국가기반 시설에 왜 그렇게 엉망으로 관리되는지 철저하게 조사해야만 한다. 그리고 풍등과 관련해 기준을 정해 더는 이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저 외국인 하나 잡아 들인다고 해결될 수 있는 사고가 아니기 때문이다. 


중요한 국가기반시설이 풍등 하나로 큰 화재가 났다는 것도 해외 토픽감이다. 여기에 수사 과정에서 풍등을 올린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급하게 구속영장을 신청한 사실 역시 해외 토픽일 수밖에 없다. 근본적인 원인과 이를 방치한 자들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수사가 이어져야만 한다. 풍등 하나에 저유소 탱크가 날아갈 정도면 이건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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