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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스타

데니스 텐 살해 용의자 2명 모두 검거 소식에도 서글픈 이유

by 조각창 2018.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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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텐이 젊은 나이에 어이없게 사망하고 말았다. 대낮에 자동차 백미러를 훔치려던 강도들과 맞서다 벌어진 일이다. 상상도 할 수 없는 그 일로 인해 데니스 텐은 사망하고 말았다.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이들은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한국 시간으로 19일 오후에 소식이 전해졌을 때만 해도 그저 데니스 텐의 근항 정도로 생각하고 뉴스 클릭 조차 안 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사망했다는 소식에 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데니스 텐은 카자흐스탄 스포츠 영웅이었다.


"체포된 두 번째 용의자는 23세의 키즐오르다주(州) 출신 아르만 쿠다이베르게노프"


카자흐스탄 내무국장은 두 번째 용의자를 체포한 후 용의자를 공개했다. 두 명의 남성이 잔인하게 데니스 텐을 살해한 후 도주했던 사건은 이제 용의자 모두를 체포하며 마무리가 되어가는 분위기다. 사건 직후 첫 번째 용의자인 남부 잠빌주 출신의 24세 누랄리 키야소프가 체포된 후 공범인 23세의 카자흐 남부 출신 아르만까지 잡으며 사건은 이제 일단락 되었다. 


외형적으로 사건은 마무리 수순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데니스 텐을 잃은 슬픔은 여전히 깊고 넓을 수밖에 없다. ISU 공식 사이트에 데니스 텐을 추모하는 글이 올라오고 세계적인 피겨 스타들이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겨워하는 모습은 그래서 더 안타깝기만 했다. 


데니스 텐은 언제나 자신은 한국인이라고 이야기를 해왔다. 대한제국 시절 의병장이었던 민긍호 선생의 외고손자다. 비록 그는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자신은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은 자부심으로 여기며 살아왔던 그라는 점에서 이번 소식은 너무 아프게 다가온다.


"저는 조국의 관중들 앞에서 한국인으로서 경기를 할 것입니다. 저의 외고조부는 한국의 독립을 위해 싸운 의병장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저를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데니스 텐이 평창 올림픽에 출전해서 국내 언론사와 인터뷰를 한 내용이었다. 부상으로 출전 자체가 불가능했지만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어 강행했던 그에게 할아버지의 조국은 특별한 가치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를 한국인이 아니라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최소한 그의 마음 속에 한국은 영원한 조국이었으니 말이다.


올해 25살이 된 데니스 텐은 피겨 볼모지인 카자흐스탄에 첫 올림픽 메달을 안긴 스포츠 영웅이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동메달을 땄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 피겨 볼모지에서 따낸 메달은 그만큼 특별할 수밖에 없다. 


카자흐스탄 역시 이번 사건을 특별하게 관리해왔다. 카자흐 검찰청과 내무부가 직접 나서 특별 관리 하에 진행할 정도다. 스포츠 영웅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이 카자흐스탄에서도 충격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역시 자국 내무장과과 검찰총장에서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라 지시할 정도였다.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대동맥 자상에 따른 과다 출혈로 사망한 데니스 텐으로 인해 카자흐 전역은 충격에 빠졌다. 카자흐인들은 애도를 표하고 SNS를 통해 내무장관 사임까지 요구할 정도다. 치안 문제가 결국 스포츠 영웅을 잃게 만든 이유가 되었으니 말이다. 


데니스 텐의 '텐'은 한국의 정 씨 성을 러시아어식으로 표기한 것이다. 그는 생전에 항상 자신의 이력에 '한국 민긍호 장군의 후손'이라고 표기했었다. 그리고 한국 역사책을 탐독하는 등 한민족이란 자긍심이 높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김연아 소속사인 올댓스포츠 소속으로 한국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 슬픔은 더욱 깊어진다. 


그의 장례식은 21일 알마티 시내 스포츠 문화궁전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항상 밝은 표정으로 은반을 누비던 청년이 어이없게 사망했다. 의병장의 고외손자로 태어나 먼 타지에서도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잃지 않았던 청년. 그 청년은 자신의 노력으로 또 다른 조국인 카자흐스탄에 첫 피겨 메달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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