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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gDam

김수천 사장 기내식 대란 사과에 협력업체는 존재하지 않았다

by 조각창 2018.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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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기내식 대란이 여전히 큰 논란이다. 임시 기내식 공급을 하던 업체 대표는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 선택까지 해야만 했다. 강압적 분위기 속에서 슈퍼 갑인 항공사로 인해 28시간 동안 일을 해도 채우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하청 업체 대표의 죽음은 누가 책임질 수 있는가?


이번 기내식 대란은 이미 예고된 참사였다. 아시아나 항공 회장의 욕심이 빚은 참사라는 사실은 이미 여러 기사들을 통해 공개되었다. 금호 타이어 인수에 뛰어들기 위해 거액이 필요했고, 이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기내식 공급 업체가 바뀌었다. 중국 업체에 1600억 투자를 받고 기내식 공급 업체를 바꾸며 문제가 생겼다.


합작 회사 공장이 완공 직접 화재가 났다. 이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최소 3개월이 소요되었다. 이 과정에서 기존 기내식 공급 업체였던 LSG스카이셰프와 단기 연장 계약을 하면 쉽게 풀릴 수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아시아 측에서 중국 업체의 하청 업체 자격으로 계약을 하자는 기괴한 조건을 달며 사단이 났다.


독일 업체는 아시아나의 부당한 투자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오랜 시간 지속해왔던 기내식 공급 계약이 끝났다. 이후 문제가 생긴 상황에서 그들은 3개월 동안 자신들이 기내식 공급을 해줄 수 있다고 했지만, 아시아나 측은 이해할 수 없는 조건을 내걸어 계약 자체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예고된 기내식 대란은 그 때문이다. 충분히 공급이 가능한 기존 업체가 계약을 갱신하자는 것도 아니다. 그동안 해왔던 방식대로 3개월 정도 기내식 공급을 해줄 수 있다고 했다. 이는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면 당연히 계약을 해야 하는 문제다. 수십 년 동안 아시아나 항공 기내식을 공급해왔다는 점에서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하루에 3만식 정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기내식 공급 업체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선택의 여지 역시 크지 않았다. 하지만 아시아나 측은 이를 무시하고 소형 업체와 3개월 계약을 맺었다. 문제는 그 업체가 1일 공급할 수 있는 기내식이 3000식이 전부라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준을 넘어선 업체와 계약을 한 것 자체가 무리다. 그리고 황당한 갑질 계약으로 해당 업체 대표를 죽음을 몰았다. 국제선에서 15분 기내식 공급이 지연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취급 수수료 100%를 샤프도앤코에 안 줘도 된다고 한다. 30분 이상 늦어지면 전체 음식값의 50%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계약이다.


이는 바보가 아닌 이상 갑질 계약서라고 볼 수밖에 없다. 30분 늦어지면 공급하는 물량의 50% 금액을 지불 받지 못한다면 바로 망한다는 의미다. 이런 식의 계약을 할 정도면 아시아나 측도 작은 업체가 이 물량을 제대로 공급하기 어렵다고 이미 알고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알면서도 목을 쥐고 어떻게든 만들어내라고 강요했다고 봐야 한다.


"이번 기내식 공급업체 변경 과정에서 기내식 서비스에 차질이 생겨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 드립니다. 글로벌 케이터링 업체인 게이트 고메와 신규 서비스를 준비해 오던 중, 새로 건설 중이던 이 회사의 기내식 공장이 완공을 앞두고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후 회사는 불가항력적인 재난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쳤고 대체 업체를 통해 당사에 필요한 적정 기내식 생산 능력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행 첫 날 생산된 기내식을 포장하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혼선이 발생하였고, 그 결과 일부 편은 지연되고 일부 편은 기내식 없이 운항하게 돼 고객 여러분께 큰 불편을 끼쳐드리게 되었습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회사의 인력과 자원을 집중 투입하여 시행 초기의 오류를 현저히 줄여나가고 있어 빠른 시일 내에 정상적인 기내식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불편을 겪은 고객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 드리며, 저를 비롯한 아시아나항공 전 임직원은 하루 속히 기내식 서비스가 안정화 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논란이 인지 3일 만에 아시아나항공 김수천 사장이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 전문이다. 특정할 수 없는 고객들에게 사과는 했지만, 사망한 하청업체 대표에 대한 위로는 그 어디에도 없다. 현재 상화이 불가하력적인 재난 상황이라 규정하며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주장만 있다.


중국 업체와 좋은 계약을 했지만 자신들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맞아 결과적으로 이렇게 되었다는 주장이다. 적정 기내식 생산 능력은 있었으니 포장 운반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벌어진 일이라는 주장만 하고 있다. 3개월 한시적으로 기내식 공급 계약을 한 업체 잘못인데 우리 직원들이 나서 불편 해소를 하고 있다는 말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대한민국 국적 항공사다. 두 항공사 모두 최악의 존재감으로 국민들을 분노하게 하고 있다. 총수 일가 문제는 두 항공사 모두 동일하다. 제대로 된 오너가 없는 두 항공사의 행패로 인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소비자인 국민들이다. 그리고 그들의 갑질에 온갖 수모를 당하고 죽기까지 하는 을들만 피해를 볼 뿐이다. 사망한 대표에 대한 추모 한 마디 없는 그들에게 기대를 하는 것 자체가 한심한 일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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