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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gDam

함안 트랙터 사건 지역 감정 앞세운 살인미수 섬뜩하다

by 조각창 2018.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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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안군에서 평소 감정이 좋지 않았던 남성을 트랙터를 치어 중상을 입힌 사건이 벌어졌다. 문제는 이 사건이 지방선거 직후인 13일 벌어졌고, 가해자가 "전라도XX"를 들먹이며 악의적으로 살인을 하려 했다는 주장 때문이다. 가해자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는 중이다.


경남 함안 경찰서는 트랙터로 사람을 친 가해자 A시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오후 6시 50분께 경남 함안군의 한 농로에서 자신이 몰던 트랙터로 피해자 B시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고 한다.


"가해자가 선거 이후 '전라도 XX 죽여버린다'고 밭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트랙터로 물어버렸다. 지역 감정이 섞인 살인미수다"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피해자 가족이 지난 15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지역 감정에 의한 살인미수 사건… 제발 좀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원을 올리면서 부터다. 충격적인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지역 감정 타파를 위해 노력했고, 경남에서 그런 성과가 나왔는지 이런 끔직한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 타파를 위해 노력한 수많은 이들을 절망에 빠트리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 오랜 시간 지역주의를 배척하고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해왔던 이들에게는 지역 감정을 앞세워 고의로 사고를 내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의 피해를 입혔다면 이는 심각한 수준의 범죄다. 


"가해자가 술을 마셔 기억이 안 난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며 사고를 낸 뒤에도 태연히 트랙터를 수리하고 있었다. 출동한 경찰이 현장 사진 한 장 찍어가지 않았다. 제가 밤에 현장에 가서 트랙터 바퀴 자국이 선명한 아버지 상하의를 확보했다. 사고를 당한 아버지는 늑골이 부러지고 다리 뼈가 산산조각 난 상태에서 심폐소생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생사를 오가고 있다.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 받을 수 있게 도와 달라"


사고를 낸 가해자는 자신은 술을 마셔서 기억이 안 난다고 주장할 뿐이라고 한다. 사고를 낸 뒤에도 사과는 고사하고 트랙터 수리를 하고 있었다는 말이 경악스럽다. 사고 직후 과연 가해자가 사고자 수습을 하고 구급차를 불렀을까?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청원자는 경찰에 대해서도 분노했다. 초등수사를 잘 해야만 하는 경찰이 출동한 후 사진 한 장 찍어가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트랙터 등 농기계는 음주측정 대상이 아니라는 말만 했다고 한다. 만취해 사고를 내도 농기계만 죄가 아니라는 식으로 들리는 대목이다.


피해자 가족이 직접 사고 현장 사진을 찍어 증명해야만 하는 현실은 황당하기만 하다. 경찰이 해야 할 일을 왜 피해자 가족이 나서서 해야만 하는가? 중환자실에서 큰 수술을 받고 생사를 오가고 있다고 하는데 이런 식으로 수사를 하는 것이 과연 정상인가?


경찰에 따르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평소에 사이가 안 좋았다고 했다. 피해자가 최근 농로에 오토바이를 세워둔 채 치우자 않아 트랙터 운전자인 가해자와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지역 감정이 만든 사고가 아니라, 그 시비가 만든 결과가 아니냐는 주장으로 보인다.


"사고 당시 목격자도 없고 가해자·피해자 진술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기 힘들어 추가 조사가 더 필요하다"


경찰 측은 피해자 입장만 나오고 있어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고 당시 목격자도 없이 피해자와 가해자 진술만 존재하기 때문에 쉽게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술을 마신 것은 확인했지만 현잔 측정만 하지 않았다고 해명도 했다. 


현장에서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측정하는 것은 기본이다. 현행법상 트랙터가 음주측정 대상이 아니라 해도 이를 이용해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경찰은 그저 구차한 변명만 하고 있는 셈이다. 현장 사진 등은 찍었지만 수사 진행 상황을 피해자 가족에게 알릴 수 없어 생긴 오해라는 주장도 했다. 


경찰이 현장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을 숨기는 것이 수사는 아닐 것이다. 아주 기본적인 사안에 대해 피해자 가족에게 알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의 사건이란 말인가? 트랙터가 뒤에서 덮쳐 사고 상황을 피해자는 모른다고 했다. 가해자는 술에 취한 상태로 기억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나. 사고 현장에는 둘 뿐이 없었다. 그리고 트랙터가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것을 알지 못한 피해자는 사고로 생사를 오가야 했다. 그럼에도 가해자는 기억이 없다고 주장하는데 이런 식의 수사를 한다면 피해자 가족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 


뒤늦게 논란이 커지자, 교통조사계에서 해당 사건을 형사팀도 나눠 수사하도록 조처했다고 한다. 조사 결과 고의성이 입증되면 특수상해 혐의를 추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청원사이트에 글을 올리지 않았으면 이 사건은 묻히고 가해자는 처벌도 받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경악스럽다. 지역 감정이 만든 살인미수라면 가장 강력한 법의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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