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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Entertainment/방송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김재욱에 분노하는 이유

by 조각창 2018.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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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야기를 담은 예능인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파일럿으로 방송되었다. 3회로 편성된 방송은 첫 전파를 타자마자 화제와 논란이 함께 일고 있다. 결혼한 이들이라면 누구라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화제는 당연해 보인다. 


세 명의 며느리를 통해 시댁과의 소통을 이야기하는 과정은 리얼해서 더욱 끔찍했다. 모두가 그렇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정말 며느리를 딸같이 생각하는 이들도 있고, 명절 없이 살아가는 가족들도 늘고 있다는 점에서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전부라고 봐서는 안 된다. 


방송이 끝난 후 개그맨 김재욱의 아내인 박세미가 화제다. 다른 출연진들과 달리 그녀가 화제인 이유는 단 하나다. 임신 8개월 상태에서 홀로 시댁에 가서 음식을 하고 시댁 식구들과 함께 하는 모든 것들이 결코 쉬울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모든 며느리의 공분을 사는 상황은 자연스럽다. 


명절에도 쉬지 않은 연예인의 특성상 김재욱이 함께 하지 못하는 것까지 비난을 할 수는 없다. 공연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며느리 홀로 시댁에 가야 하는 상황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 문화 속에서 명절 며느리가 시댁에 가서 제사 준비하는 것이 비난 받을 일은 아니니 말이다. 


문제는 박세미가 만삭이라는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조심해야 할 시기에 홀로 시댁에 가는 것조차 힘든 일이다. 스트레스가 독인 상황에서 편안하게 쉬는 것이 최선인 만삭의 몸으로 홀로 시댁을 가는 것은 최악이다. 그것도 모자라 20개월 아들과 무거운 짐까지 가지고 시댁을 가는 것이 과연 정상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시댁에 가면서 친정 식구들과 통화를 하는 모습도 짠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식구들이 다 모여있지만 그곳에 가지도 못한 채 만삭의 몸으로 시댁에 가야 하는 것이 힘들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아이가 울며 보채 힘겹게 시댁에 도착하자 시아버지는 며느리를 보지도 않고 손자만 안고 집으로 들어가 버린다. 


무거운 짐은 다시 며느리의 몫이었고, 시댁에 들어서자마자 일을 시작하는 만삭의 며느리에게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시어머니의 말은 아무런 위로가 될 수 없다. 시댁 식구들이 하나 둘 모이며 만삭 며느리에게 셋째를 반복해서 요구하는 시어머니의 모습도 반갑게 다가올 이유가 없었다. 


아이 밥 먹이랴 시댁 식구들 챙기느라 자기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며느리의 모습은 짠하기만 하다. 며느리를 더욱 서럽게 만드는 것은 김재욱의 딸은 남편과 함께 친정으로 명절을 위해 왔다는 점이다. 자신은 만삭의 몸으로 시댁에 왔지만 서로 같은 딸이지만 이런 차이는 그래서 답답함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다. 


시끄러워 제대로 잠이 들지 못하는 아들을 재우기 위해 홀로 노력하는 며느리를 돕는 이들은 아무도 없다. 남편이 뒤늦게 돌아와도 아내 챙기기보다 시댁 식구들이 먼저인 상황은 서운할 수밖에 없다. 새벽 1시가 다되어 겨우 잠들어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차례 지내야 하는 명절은 그래서 끔찍하다. 


명절이 끝나면 이혼률이 급등한다는 말은 그래서 당연해 보인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각자의 주장만 하는 상황은 결국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며느리에 대한 걱정은 하나도 없이 그저 아들만 챙기는 시어머니. 물론 어머니라면 누구라도 그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당연하기도 하지만 며느리가 서운한 것은 당연하다. 


힘들게 차례를 끝낸 후 집으로 돌아갈 준비하는 며느리에게 더 놀다 가라는 시어머니의 말은 그래서 더 끔찍함으로 다가온다. 서로의 입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함께 있어야 하는 그 시간들이 힘들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며느리를 그저 며느리 그 이상도 이하로도 생각하지 않은 시댁에 놀다 갈 마음이 생길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서로 생각이 달라서 벌어지는 일들이라는 점에서 누구를 편파적으로 비난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박세미의 경우 만삭의 몸으로 차례를 지내는 것 자체가 무리다. 친정도 가지 않은 채 시댁에 한없이 머물러야 하는 상황 자체가 이해되지 않으니 말이다. 결혼 참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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