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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 사건 재조사 진정한 미투 운동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by 조각창 2018.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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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된 장자연이 다시 화두가 되고 있다. 잔인하게 권력에 짓밟힌 채 사망한 그녀에 대해 많은 이들이 다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현재 일고 있는 미투 운동은 어쩌면 장자연 사건에서 폭발했어야 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런 발언들을 하기도 어려운 사회 환경이었다. 


억울함을 당해도 여자라는 이유로 참아야 했던 시절. 그 시절 장자연은 목숨을 던져 잔인한 가해자들을 세상에 알렸다. 하지만 그 수많은 권력을 가진 자들은 제대로 처벌을 받은 이가 없다. 언론사 사주, 제작자, 영화 감독, 피디 등 수많은 자들은 강압적인 성상납을 받았다.


"사회적 영향력과 기득권으로 꽃다운 나이에 한 많은 생을 마감하게 만들고 (가해 의혹이 있는 사람들은) 버젓이 잘 살아가는 이런 사회가 문명 국가라 할 수 있나. 어디에선가 또 다른 (누군가가) 장자연이 느꼈던 고통을 받지 않는다고 이야기할 수 있나. 일상에 잔존하는 모든 적폐는 청산 돼야 한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 글이다. 장자연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올린 글에 20만 명이 넘게 서명했다. 한 달 20만 명 이상이 서명한 청원에 대해서는 청와대에서 확인을 하고 답변을 줘야 한다. 20만을 넘기며 청와대는 故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 


2009년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던 장자연. 그녀가 남긴 유서에는 사회적 지위를 가진 31명의 명단과 내용이 자세하게 적혀 있었다. 유력 일간지 사장부터 유명 인사들까지 모두 개입된 이 끔찍한 사고는 사회 전체를 뒤흔들었지만, 결과적으로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나를 방에 가둬 놓고 손과 페트병으로 머리를 수없이 때렸다. 신인이라 수입이 적었지만 매니저 월급 등을 모두 부담하도록 했다. PD들, 감독들, 재벌, 대기업, 방송사 관계자 등이 날 노리개 취급하고 사기 치고 내 몸을 빼앗았다. 언제까지 이렇게 이용 당하면서 살아야 할지 머리가 혼란스럽고 터질 것 같고 미쳐버릴 것 같다"


장자연은 문서에서 드러난 내용은 끔찍할 정도다. 연기자를 꿈꾸고 그렇게 연기자의 길을 걷던 그녀는 소속사에 의해 강압적으로 성상납을 해야만 했다. 거부하면 폭행까지 당해야만 했던 그녀는 돈까지 빼앗기는 노예와 같은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저항하려 해도 할 수 없었던 그녀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은 그동안 피해를 세상에 알리는 것이 전부였다. 죽음으로 진실이 밝혀지길 바랐지만, 세상은 여전히 가진 자들의 몫이었다.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고인의 유서를 세상에 알린 매니저는 다른 일로 처벌을 받으며 진실 묻기에만 급급할 뿐이었다. 


현재 대한민국의 극적 변화를 이끌고 있는 미투 운동은 9년 전 장자연에서 시작되었다. 9년 전 만약 이 사건이 제대로 수사되고, 가해자들이 제대로 처벌을 받았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보다는 많이 좋아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 시대 이런 것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을 것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다시 故 장자연 사건은 재수사 되어야만 한다. 가해자들을 철저하게 가려내 그들이 저지른 잘못을 세상에 모두 드러내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충분한 처벌을 받아야만 한다. 미투 운동이 제대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권력을 앞세운 그 자들이 떵떵거리고 살아가는 세상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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