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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gDam

배우 이영하 미스코리아 미투 하루 종일 실검 1위를 장악하고 있는 이유

by 조각창 2018.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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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다. 현재 왕성한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닌 이영하에 대한 포털사이트의 관심이 뜨겁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이영하가 실검 상위권을 장식할 그 어떤 이유도 없다. 언론들이 발 빠르게 그에 대한 과거 이야기들과 현재 해외 여행 중인 근황을 보도하기에 여념이 없다. 


이영하의 해외 여행이 그렇게 큰 화제일까? 이영하가 누구인지도 모를 이들이 태반인 상황에서 그가 실검 상위권을 하루 종일 독식하고 있는 것은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자신의 여행 사진을 올리던 페이스북 계정이 오후에 갑자기 사라졌다.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말 오래간만이네요! 35년 됐나요? 얼굴 보고 식사라도 하며 사과도 하며~ 편한 시간 주시면 약속 잡아 연락 드릴게요. 진심을 담아 사과하고 싶네요. 너무 힘들어 꼼짝 못하고 누워 있네요!"


이 상황에서 한 매체는 36년 전 유명 배우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 했다는 단독 보도를 냈다.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개된 카톡 메시지를 보고 대중들은 그게 누구라는 것을 추측하기 시작했다. 인터뷰 내용 중에 등장한 내용을 보면 시간이 흘러도 상황이 달라진 것은 없다는 점이다. 


30여 년 만에 피해자라고 주장한 여성이 연락을 하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식사라도 하며 사고도 하며'라는 답변을 보냈다. 그저 식사라는 이야기를 했다면 상대가 정말 과거의 일을 잊고 있나 하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바로 '사과'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 충격이다. 


자신이 상대에게 어떤 행동을 했는지 그도 분명하게 알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의 행동에 따지듯 물으니, 뒤늦게 다시 진심을 담아 사과한다는 문자를 보내며 너무 힘들어 누워 있다고 답변을 했다. 그런 그는 현재 해외 여행 중이다. 


말과 행동이 다른 이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은 그렇게 여유롭게 살아갔다. 피해자라고 밝힌 여성의 이야기를 들으면 충격이다. 미스코리아였던 그녀는 광고 촬영을 하게 된 19살 대학 1년생에게 당시 상대 남자는 거대해 보였을 듯하다. 엄청나게 큰 인기를 얻고 있던 그 남자가 여의도 한 호텔로 불렀을 때도 설마 이상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 생각조차 못했다고 했다.


로비나 커피숍 같은 곳에서 볼 줄 알았는데 룸으로 올라오는 말이 이상하기는 했지만, 그것까지는 크게 생각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들어선 후 벌어진 일은 그녀의 인생 전체를 흔들었다. 36년이 흘러 여대생 딸을 둔 어머니가 된 지금까지도 그 충격은 여전하다고 하니 말이다. 


딸이 용기를 낼 수 있게 도와 뒤늦게 사실을 밝혔다고 한다. 성폭행까지 다다르지 못한 성추행을 당한 후에도 드라마 촬영에서 다시 만나야 했던 끔찍한 기억. 그 일로 인해 끝내 드라마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자진 하차까지 했다고 고백했다. 이후에도 상대 남성이 결혼식에도 돌잔치에도 가야만 했던 기억이 충격이었다고 한다. 


36년 전이면 끔찍한 일이 일어나도 이를 세상에 알리는 것이 불가능한 시절이었다. 현재 일고 있는 미투 운동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인데 군부 독재가 지배하던 시절에 유명 연예인의 성폭행 사실을 공개할 수나 있었을까? 폐쇄적인 연예계에서 여성은 상대적 약자일 수밖에 없었으니 힘겨웠을 듯하다. 


"나는 지난 세월이 얼마나 아팠는데, 지금 '너무 힘들고 아파서 누워 있다'라니. 어쩌라는 건가? 그건 A씨 몫이지 왜 내가 그것까지 생각하고 배려해야 하나. 식사하자고요? 그게 사과인가요?"


용기를 내서 용서를 받기 위해 문자를 보낸 여성이 느낀 충격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그 오랜 시간 힘겨워한 그녀에게 그가 보인 행동은 최악이기 때문이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식사나 하자는 말이 과연 사과라고 읽힐 수 있는 대목인지 의아하기만 하다. 


더 황당한 것은 그 가해자로 지목된 이가 바로 이영하다. 그런 논란이 점점 커지자 연예 기사들은 작년에 뒤늦게 가수 데뷔를 한 근황을 전하고, 과거 이야기들을 끄집어낸 기사가 쏟아지듯 나왔다. 그리고 그의 해외 여행 사진을 도배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이 벌어졌다. 


매크로와 함께 기사 장사가 성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기사를 내보낸 매체는 '이영하'라는 실명을 공개했다. 그 매체가 미투 운동과 관련한 기사를 내보내는 것이 기이하기는 하지만, 분명한 사실이라면 이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이 과정에서 대중들이 놀란 것은 힘들게 과거의 아픔을 토로한 피해자에 대한 기사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연예 매체가 선택한 기사는 가해자로 지목된 이의 여유로운 여행기와 과거의 잡다한 이야기를 포장해서 내보내는 것이 전부였다. 가해자와 함께 이를 비호한 매체들 역시 비난을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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