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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병원 간호사들 분노 누구를 위한 장기자랑인가?

by 조각창 2017.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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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할리우드에서 시작된 성추행 논란이 전 세계로 확전 되는 중이다. 국내에서는 직장내 성폭행 논란이 불거지며 공분이 이어지고 있다. 한샘 여직원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여기에 이 전에도 유사한 일이 존재했었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점입가경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샘에 이어 현대카드에서도 유사한 성폭행 논란이 불거졌다. 이 사건의 경우 가해자로 지목된 상사가 무고죄로 고소하며 혼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두 사건 모두 민감한 사건이다. 실제 당사자가 아닌 이상 진실을 명확하게 알기 어려운 성폭행 사건이라는 점에서 신중해야 한다. 


주장들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공분의 이유는 성폭행에 대한 분노만이 아니다. 회사 차원에서 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문제가 되었다. 당사자들의 문제라고 치부하고 회사와는 관계 없다는 선긋기로 피해자라 외치는 여직원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니 말이다. 


직장 내 성폭행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젠 그 직장이 병원으로 옮겨갔다. 을지병원은 체온계, 저울, 핀셋, 수술용품과 같은 의료용품을 간호사들이 직접 구매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병원에서 당연히 구비하고 있어야 할 의료용품들을 왜 간호사가 구매해야 하는가? 이는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이와 관련해 을지병원 측은 착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을지병원의 잘못은 하나도 없고, 일부 부서에서 귀찮아 자기들끼리 알아서 구매를 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절차를 이행하기 싫어 자비로 의료용품들을 구매해 왔다는 발언이 과연 이해할 수 있는 발언인가? 참 기이하다.


"상의는 가슴 쪽을 드러내기 위해 일부러 잘라서라도 파이게 해서 옷을 입었다"


"심지어 우리가 관리하는 대상인 환자들 앞에서까지 (춤을) 춰야 했다. 수치심은 더욱 심했다"


성심병원 간호사들이 밝힌 내용은 성적 수치심과 관련된 문제라는 점에서 충격적이었다. 체육대회라는 미명 아래 간호사들에게 야한 옷을 입히고 야한 춤을 추도록 강요했다는 고발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간호사들의 증언들을 보면 충격적이다. 


장기자랑은 단합을 위해 하는 하나의 즐거운 놀이다. 누구의 강요가 아닌 자발적인 행위가 만든 재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발성이 사라지면 모든 것은 무의미해진다는 것이다. 자발성이 없는 강요는 결과적으로 모두를 분노하게 하는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강제로 야한 옷을 입어야 하고, 야한 춤을 춰야 한다는 것은 성폭력이다. 이 모든 것들은 상하 관계가 만든 계급의 문제다. 그런 점에서 앞선 한샘 사례나 성심병원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간호사들은 환자와 가장 많이 만나며 모든 허드렛일까지 마다하지 않는 직업이다. 


수요는 점점 늘어나지만 간호사 이직률이 높은 이유는 그만큼 병원에서 간호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어떤지 알 수 있게 한다. 서울대병원에서 간호사 첫 월급이 30여 만원만 지급되었다는 소식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의사 개인당 월급을 수천 만원씩 받으면서도 의사를 늘리려는 국가 정책에는 반대하는 그들의 이기심은 동료인 간호사들에게도 이어지지 않는 듯해서 한심함으로 다가왔다. 


"체육대회에 장기자랑 프로그램이 있는 것은 맞지만 간호사들의 참여를 강압적으로 지시한 적은 없다"


논란이 거세지자 성심병원 측은 자신들은 간호사들에게 강압적으로 지시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관계는 더 따져봐야 할 문제지만, 믿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자발적으로 야한 옷을 입고, 바닥에 누워 야한 춤을 췄다는 말이다. 그리고는 뒤늦게 불만을 토로한다는 것이 성심병원 측의 발언이다. 


갑을 관계에서 명확한 지시가 내려지지 않아도 알아서 행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만들어지고는 한다. 의사나 담당자가 장기자랑에서 어떤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는 식의 발언들이 반복되었다면, 이를 거부할 수 있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일부 간호사들은 이런 강압이 싫어 그만두었다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니 충격이다. 


우리 사회는 적폐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적폐는 단순히 거대한 권력 집단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일상으로 살아가는 공간 속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적폐다. 그런 점에서 사회 곳곳에서 이렇게 터져 나오는 문제점들은 우리 사회가 보다 건강해지기 위한 과정이라고 본다. 보다 적극적으로 우리 주변의 적폐들과 싸워야 한다. 그게 곧 사람다운 세상을 살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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