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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NongDam

심형래 감독 잭팟은 또 다시 터질 수 있을까?

by 조각창 2008.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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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 감독이 다시 한 번 여론몰이 중입니다. 아니 의도적인 여론몰이라기 보다는 전략적 상황의 결과라고 보는 게 옳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심형래는 타고난 무언가를 가지고 있습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말이죠.

심형래 감독이 다시 문화계의 화두로 떠오른 이유는 한국수출보험공사가 영구아트무비가 제작하는 <라스트 갓 파더>에 140억 원 규모의 투자보증 협약을 맺었다는 것일 것입니다. 첫 번째(?) 사업의 수해자이며 흥행에 실패해도 제작비의 70%를 보존해주는 그야 말로 특혜 논란이 일 수 있을 정도의 엄청나게 매력적인 지원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자금을 지원하는 시점에 대한 궁금증도 일면 작용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명박 정부가 내세우는 철저한 경제논리에 입각한 투자방침으로 보이는 것을 부정하기 힘들어보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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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런 결정을 하게된 결정적인 요인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디 워>의 경제적인 성공에 기인하고 있다고 봅니다. 제작비를 넘어선 성공을 통해 심형래 감독의 작품에 대해서 어느정도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CG가 주가 되는 영화의 장점이 <디 워>의 성공에 크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내용이 주는 한심함을 화려한 CG기술로 메워줬기 때문에 가능한 성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지요.

이번에 공개한 <라스트 갓 파더>는 익히 언론에 알려진대로 <대부>의 말론 브란도에게 숨겨진 아들이 있었고 그 아들이 바로 영구였다.. 라는 다소 황당한 컨셉을 가진 영화입니다. 그런 황당함이 있기에 이 영화는 코미디라 합니다. 심형래가 감독하고 출연도 한다고 합니다. 그가 잘하는 슬랩스틱 코미디로 세계를 웃기고 싶답니다. 개인의 꿈과 포부를 누가 억누를 수 있겠습니까? 욕을 얻어먹든 칭송을 받든 그건 개인의 문제일 뿐인데 말이죠.

투자를 받기 위해 만든 영상물에 아직 저작권도 해결하지 않은 말론 브란도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이런 무모함을 용기라고 불러도 좋을까요? 그리고 이런 영상물을 근거로(물론 그 전에 만들어진 작품의 상업적 성과를 포함한 결론이겠지만..)한국 기업들의 수출을 지원해주는 국가기관에서 불법적인 영상물에 대한 문제재기 한 번없이 엄청난 자금을 지원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닐까요? 그만큼 저작권에 대한, 초상권에 대한 인지가 없는 것인가요? 아니면 불법이 너무 익숙해 이 정도는 우스운 것인가요?

'창의한국', '문화로 먹고살 수 있는 나라'를 표방하는 대한민국이 창의산업의 가장 기본이 되는 저작권에 대한 침해가 말이 된다고 보십니까?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중 하나가 창의문화강국에 대한 부분이 있었지요. 어제 있었던 춘천 문화산업단지 내 스톱모션스튜디오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업무계획에 대한 대통령 보고에서도 밝혔던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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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강국만이 살아남는 다는 이야기는 정말 오래된 이야기이며,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문화산업에 총력을 다하고 있음을 아는 이들은 다 알고 있기도 하지요. 또다시 이명박 대통령은 문화산업 최강국인 미국과 한국의 현실을 비교하며 문화강국으로 다가갈 것을 설파하기도 했습니다.

다 좋습니다. 하지만 문화산업의 가장 기본이 될 저작권에 대한 인식부터 다시해야 하지 않을까요? 말론 브란도에 대한 초상권도 해결하지 않은 영상물을 담보로 엄청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넌센스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분명 MOU이기에 문제가 발생하면 지원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지요.

심형래씨가 자신의 작품에 대한 확신도 좋고 그 확신을 무기로 밀어 붙이는 능력도 존경할만 합니다. 하지만 아주 기본이 되는 부분부터 착실하게 해나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보이는 것과 달리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어느정도의 내고가 있었고 그런 과정속에서 진행되어졌을 가능성이 높은 이번 투자 퍼포먼스를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한번이라도 이런류의 투자를 받아본 이들이라면 알고 있을 듯 합니다. 어쩌면 심형래 감독을 위한 지원책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정도로 말이지요.


심형래 감독이 만드는 영화는 소위 말하는 예술영화가 아닙니다. 그리고 대단한 영화적 상상력을 요하는 영화도 아닙니다. 그리고 세계가 주목하는 영화도 아닙니다. 더불어 세계가 인정하는 영화도 아닙니다. 그저 상업적으로 실패하지 않는 영화를 그가 보여줬다는 것이 중요할 뿐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영화를 산업으로 보는 이들에게 성공을 보여줬다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하나의 상품으로 투자대비 수익률이 좋았다는 것은 새로운 투자가 가능한 여건을 만들었다는 것이지요. 그런 측면에서 이번 투자를 이해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영화의 완성도나 다른 부분들을 모두 차치하고 말이지요.


하지만 이런 돈놓도 돈먹는 식의 산업논리만으로 영화를 이해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영화는 단순한 산업이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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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영화문화가 뿌리를 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근시안적인 대책만이 주를 이루는 한국의 영화정책...그저 이렇게 돈놀이에만 놀아날 것인가요? 좀 더 탄탄한 영화산업을 이룰 수 있도록 장기적인 플랜을 가질 때가 이제는 되지 않았을까요?

한국수출보험공사 조환익 사장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이 정도의 투자는 아무것도 아니며 충분한 홍보효과를 얻었다고도 보여집니다. 신(新)국부창출을 위한 새로운 페러다임이 필요한 시기이지요. 그 중심에는 문화산업이 자리하고 있음도 당연하다고 봅니다. 공사가 올해 추진하는 금융수출 규모만 5500억원의 자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화산업에 대한 총 투자규모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만만치 않은 자금이 준비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 있구요. 이번의 경우 영화제작자금 펀드 조성시 투자금 미수위험을 보상 해주는 영화펀드보험영화수출 활성화를 꾀한다는 영화수출진흥보험(2009년 시행예정)에 모두 해당한다고 보여집니다.

중요한 것은 이미 결정된 사항들을 왈가왈부한다고 뒤집힐 일도 아니라는 것일 겁니다. 다만 누구나 받고 싶어하는 혜택아닌 혜택을 받은 이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일 겁니다.(개인적으로 감독까지는 뭐라 말을 못하겠지만 주연만은...주성치를 꿈꾸는 것인지 심형래 자신은 찰리 채플린을 꿈꾸겠지만...CG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디워'와는 달리 이 영화는 코미디라는 측면에서 더더욱 조심스럽습니다. 고인이 된 인물이나 배경 디자인등이 CG로 구현된다고 하지만 '디 워'가 주는 영화적 재미를 위한 CG와는 엄연히 다름을 인지하시길...) 그리고 기본은 지키며 진행해 나갔으면 하는 바램도 다시 해봅니다. 아주 기본적인 사항들도 정리하지 못하고 쫓기듯이 진행하는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미국시장을 바라보고 만든다면 더더욱 조그마한 빌미도 줘서는 안되는 것이지요.

개인적으론 심형래 감독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가 만든 영화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좋아합니다. 방식이 투박하여도 자신의 생각을 밀어 붙이는 그 용기만은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만들어져도 언제 그의 영화를 볼지는 모르겠지만 차분하게 진지하게 진행하기를 바랄뿐입니다. 지금처럼 영화계에서 투자받기 힘든 상황에서는 더더욱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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