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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gDam

소래포구 화재에 엉뚱한 비난이 황당한 이유

by 조각창 2017.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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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큰 불이 났다. 최근 갑작스럽게 지역의 대표적인 시장들이 큰 불이 나 서민들의 삶터가 모두 파괴되고 있다. 대구와 여수 시장이 큰 화재로 서민들의 삶 터전이 타버리고 말았다. 이런 화마가 이제는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까지 덮쳤다. 


재래시장 화재는 이미 오래 전부터 반복되어왔던 일이다. 재래시장은 항상 화재에 취약하다. 대구 서문시장의 경우도 과거에 큰 불이 났던 곳이기도 했다. 현대화되지 않은 재래시장은 한 곳에서 불이 나면 전체로 손쉽게 확장된다는 점에서 의외로 큰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불이 난 것은 18일 오전 1시 36분쯤이었다고 한다. 아직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이 불이 2시간 30분만이 오전 4시쯤 진화가 되었다고 한다. 불은 3시간도 되지 않아 진화되었지만 피해는 엄청나게 클 수밖에는 없다. 


새벽에 덮친 화마는 어시장 내 좌판 332개 중 2/3가 넘는 250여 개가 완전히 불에 타고 말았다. 이것만이 아니라 인근 점포 41곳 중 20여 곳도 불에 타는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좌판은 말 그대로 시장에서도 가장 낮은 곳에서 일하는 서민들의 몫이다. 그런 점에서 좌판이 완전히 불에 타버렸다는 사실은 안타깝기만 하다. 


소방본부는 이날 화재로 인해 6억5000여 만원의 재산피해가 난 것을 추정하고 있다. 소방본부의 추정치는 최저치로 잡고 있다는 점에서 피해자들의 재산피해는 이것보다는 훨씬 클 수밖에는 없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좌판들은 화재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보상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건물은 화재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보상을 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좌판은 말 그대로 가장 가난한 이들이 좌판을 깔고 장사를 하는 곳이다. 그런 곳에서 화재보험에 드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는 점에서 보상 받을 길이 전무하다. 그들에게는 그게 전부인데 화재 한 번으로 모든 것을 잃어 복구가 불가능하게 된다. 


재래시장은 화재에 취약하다. 좁은 공간에 낡은 건물에 과거부터 이어져 온 경우 목조 건물일 경우들이 많다. 여기에 전기선까지 얽혀 있는 상황에서 작은 화재는 그 모든 공간을 다 태워버리는 경우가 많다.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다. 


좁은 공간에 좌판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데다 비닐천막이 많아 불이 확장되는데 더욱 쉬웠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소방차 57대가 출동하고 구조, 구급인력 380여 명이 투입된다고 해도 화재를 막기는 역부족이다. 한번 불이 나는 순간 재래시장은 그렇게 손쉽게 모든 것을 앗아가고는 한다. 


시장 상인들은 지난 번에 교체한 변압기가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는 중이다. 경찰은 어시장에 설치된 60여 대의 CCTV 영상을 확보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국과수와 합동으로 현장 감식을 벌일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1960년대 문을 연 소래포구 어시장은 지난 2010년 1월에도 새벽에 불이 나 좌판 25곳이 불에 탔다고 한다. 3년 뒤인 2013년 2월 새벽에도 화재로 좌판 36곳이 전소 되었다. 다시 4년이 지난 올 해 다시 큰 화재로 인해 좌판이 250여 개가 불에 탔다. 반복되는 화재 속에서 해법은 단순하다. 


재래시장이 화재에 취약한 만큼 화재를 막을 수 있는 방법들을 동원하면 된다. 재래시장 현대화에 정부와 지자체가 힘을 합해 시장에 투자를 해야 한다. 예방을 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해봤자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사전에 투자를 통해 예방에 힘을 쓰는 것이 화재로 인한 피해보다 적게 들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일부에서는 소래포구에서 장사를 하는 이들을 비난하는 이들도 많다. 자연산이라 속이고 과하게 돈을 받는 등 그동안 그들이 해왔던 폭리에 대해 비난하는 이들이다. 폭리하는 장사꾼들을 비난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화재로 모든 것을 잃은 그들에게 지금 해야 할 발언은 아닐 것이다. 


어떤 발언이든 때와 장소가 있다.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상황과 장소에 어울리지 못하면 이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 소래포구에서 어렵게 장사를 하며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이 한 순간에 자신의 삶의 터전을 모두 잃었다. 현재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위로지 비난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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