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Entertainment/방송

김의성 대선주자국민면접 비난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이유

by 조각창 2017. 2. 13.
728x90
반응형

SBS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대선주자 국민면접'이 시작되었다. 가장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인 문재인을 시작으로 매일 다섯 명의 대선 주자들을 상대로 면접을 보는 형식을 취하는 이 방송은 주목을 받았다. 신입사원 면접을 보듯 다양한 면접 방식을 통해 대선 주자들을 제대로 검증하겠다는 의도 자체가 나쁠 수는 없다. 

문제는 중요한 정책 검증을 하는 자리에 나온 패널들의 명단이 실망스러웠다. 그리고 실제 그들이 보인 질문들이라는 것이 날카로울 수도 없었다는 점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느낌까지 주었다. 문재인 후보가 나와 다양한 의혹들을 풀어내는 것 자체는 흥미로웠지만 그 역시 이미 '썰전'을 통해 검증된 내용이기도 하다. 


"저런 거지 같은 프로그램을 아예 볼 생각도 안 하는 내가 챔피언"


"누가 누굴 검증해 진짜"


방송과 관련해 배우 김의성은 자신의 트위터에 분노를 표출했다. 노골적으로 프로그램 자체를 비난하며 아예 볼 생각도 하지 않은 자신의 챔피언이라는 말까지 했다. 김의성이 이 프로그램을 비판하는 이유는 패널들의 면면이 대선 후보를 검증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봤기 때문이다. 


대통령 후보를 검증하는 것이 꼭 딱딱한 분위기에서 이뤄질 이유는 없다. 취업을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는 필수적인 '압박 면접' 형태를 취해 대통령에 오르고자 하는 이들을 검증한다는 형식 자체는 흥미롭다.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자리에 오르려는 취업자를 면접 한다는 설정이 좋았으니 말이다. 


박선영 아나운서가 전제 진행을 하고, 강신주, 김진명, 진중권, 전여옥, 허지웅 등이 대선주자에 질문을 던지는 면접관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들은 주어진 질문 내용을 말하는 역할을 했다. 이미 어느 정도 정해진 주제에 대한 발언들은 후보자들 간의 토론이 아니라면 일방적인 주장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친문패권''3천 비선 논란''금괴 200톤 보유 논란'과 '국가 안보'와 관련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미 다양한 형태로 검증이 된 상황에서 이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모두 예측 가능한 것들이 전부였다. '적폐 청산'이라는 화두가 나왔다는 것은 그나마 흥미로웠다. 


"적폐 청산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정권교체가 가장 중요하다"는 답변은 이후 다른 주자들에게도 공통적으로 이어지는 질문 사안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정권 교체vs정치 교체가 잠시 화두가 되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반 전 총장이 들고 나왔던 정치 교체는 박근혜가 내세운 가치이기도 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질문의 역할을 할 수도 있어 보인다. 


김의성은 왜 그렇게 화를 냈을까? 그가 지적했던 "누가 누굴 검증해"라는 발언의 핵심은 검증 받아야 할 자들이 검증을 한다고 나섰다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고 보인다. 감히 문재인을 검증하느냐며 그를 감싸는 발언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양한 형태로 검증을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박근혜가 제대로 된 검증도 받지 않은 채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대통령의 자리에 올라선 후 벌어진 추악한 범죄는 현재 수없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차기 정권에 대한 검증은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고 신중하게 이어질 수밖에는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 SBS의 '대선주자 국민면접'은 그 수많은 검증의 시작을 알리는 방송이라는 점에서 중요했다. 


문재인 후보로 인해 시작부터 시청률은 좋았다. 수도권 기준 8.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최근 방송된 KBS와 MBC의 기록들을 모두 깨버렸으니 말이다. 대선 주자 대감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압도했다는 점에서 좋은 출발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문재인 후보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방송 후 면접관으로 나선 패널들의 수준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을 보면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그저 후보자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나타내는 기준 점 외에는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준 높은 질문과 제대로 된 검증 형태를 갖출 수 없는 예능 같은 검증 프로그램은 그래서 많은 이들의 비난을 받는 이유가 되는 듯하다. 


문재인 후보를 시작으로 안희정, 이재명, 안철수, 유승민 등이 매일 오후 11시 10분부터 방송을 통해 등장할 예정이다. 패널들이 갑작스럽게 달라질 수는 없어 보인다. 그리고 예고편에서 안희정 후보의 코믹함을 내세운 편집은 그들의 지향점이 무엇인지도 잘 보여준다. 


소프트 검증이 과연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는 알 수 없다. 접근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제대로 된 검증이 아닌 스타 오디션처럼 그저 인기에 좌우하는 행태로 다시 굳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생긴다. 그렇게 된다면 검증이 아닌 스타성에 기댄 기이한 대선전이 펼쳐질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글이 마음에 들면 공감 눌러주세요]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