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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방송

신혼일기 안재현 구혜선 부부에 입덕하게 하는 사랑스런 결혼이야기다

by 조각창 2017.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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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인제 산골에 자리 잡은 빨간 지붕 집은 아름답다. 기존 집에 추가해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한 그곳에는 결혼한지 7개월이 지난 안재현과 구혜선이 겨울을 나고 있다. 솔직히 큰 관심 없던 이들 부부의 이야기가 과연 재미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주 첫 회 사랑스럽기만 하던 그들이 오늘 방송에서는 큰 싸움을 벌일 듯한 분위기의 예고편도 등장했다. 서로 다른 삶을 살다 결혼이라는 틀로 하나가 되어 살기 시작한 그들에게 싸움은 당연하다. 그걸 참고 피해나가면 결국 더 큰 화를 부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다툼은 당연하다. 


이별을 생각하게 하는 다툼이 아니라 서로 다름에 대한 다툼은 결국 서로가 보다 가까워지게 만드는 이유이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들의 사랑 다툼은 참 보기 좋다. 전혀 다른 성격의 둘이 사랑해서 한 결혼이지만, 말 그대로 결혼은 사랑만으로 버틸 수 없는 현실이니 말이다. 


3살 더 많은 혜선은 이성적이다. 결혼은 현실이라고 확신하고 있지만, 재현은 여전히 결혼은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현실과 환상은 결국 충돌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서로 다른 둘은 천생연분처럼 다가온다. 서로 너무 닮아서 충돌하지만 그래서 더 사랑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들 부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반려 동물들인 고양이와 강아지들이다. 혜선이 키우던 6마리의 고양이와 강아지들은 이들 부부의 분신과 같다.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고양이와 항상 함께 하는 강아지. 이들의 성향은 혜선과 재현을 닮았다.


재현은 결혼한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확신한다. 모든 것을 같이하고 같은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 같은 것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항상 붙어있고 싶어하는 재현은 강아지를 닮았다. 혜선은 결혼은 현실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림 그리고, 음악하고 글쓰는 것을 즐기는 혜선은 그 행위가 쉼이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 만의 시간들과 공간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혜선은 고양이를 닮았다. 고양이와 강아지가 원수라고 하지만 잘 산다. 서로 달리 티격태격하기도 하지만 그들은 어울려 자신 만의 방식으로 서로를 방해하지 않고 잘 살아간다. 그런 모습이 이들 부부를 너무 닮았다. 


재현은 많은 요리를 놔두고 식사를 한다. 혜선은 간단하게 식사를 한다. 둘은 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도 다르다. 기괴한 창의적인 음식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혜선과 정석대로 요리를 하는 재현은 서로 다르지만 함께 나누고 즐거워한다. 그게 바로 부부일 것이다. 


방귀대장 '뿡뿡이'가 되어버린 혜선과 달리, 여전히 화장실을 찾는 재현은 서로 바뀐 듯한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분명하게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한다. 서로 다투기도 하지만 추울까 새벽 3시에 잠이 깨 불을 지피고 다시 잠이든 남편과 그런 재현을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다시 군불을 피워주는 부인의 모습은 참 사랑스럽다. 


지난 가을부터 준비한 이들의 '신혼일기'는 그래서 더욱 특별했다. 무로 만든 두 가지 음식. 시래기와 동치미를 가을에 만들어 묵혀 놓았다. 긴 시간이 필요한 음식을 차가운 겨울 꺼내 먹는 이들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긴 호흡 속에 더욱 특별해지는 부부의 관계처럼 말이다. 


눈이 좋아 산골에서 살고 싶다는 혜선은 밤새 내린 눈에 환호했다. 그런 아내와 함께 산책을 나선 재현 역시 행복하기만 하다. 기분이 좋아 눈 위에 하트를 그리고 함께 하는 산책길에 남편의 코딱지까지 정리해주는 혜선은 재현을 정말 사랑하고 있다.  


서로 다른 보폭. 서로 다른 키와 습관에서 나오는 둘의 걸음 걸이는 너무 다르다. 크가 커서 보폭도 넓은 재현의 발걸음은 산책과 달리 목적을 위해 걷는 걸음걸이다. 하지만 혜선의 걸음은 사색을 위해 최적화 되어 있다. 이런 둘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옛날 부부들은 남편은 멀찌감치 앞서가고 부인은 힘겹게 뒤따랐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에게 상대를 맞추게 했던 것과 달리, 안재현과 구혜선은 달랐다. 큰 걸음을 걷던 재현은 조금 천천히 걸었고, 혜선은 남편을 위해 보다 빨리 걸으며 서로의 보폭을 맞췄다. 


'신혼일기'가 정말 특별하고 사랑스러운 이유는 바로 이런 그들의 배려였다. 그런 배려가 의식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사랑'이라는 힘으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너무 아름다웠다. 안재현과 구혜선 부부에게 입덕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까지 들게 할 정도다. 사랑해서 한 결혼. 서로 다른 둘이 서로를 맞춰가며 살아가는 것이 곧 현실인 결혼을 환상처럼 살아가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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