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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더러운 잠 진짜 논란은 표현의 자유 침해다

by 조각창 2017.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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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이 그린 것도 아니고 풍자전을 국회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이유로 민주당에서 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했다. 이 정도면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있는데 풍자 그림 하나를 가지고 다른 곳도 아니고 민주당에게 징계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지난 20일부터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는 '곧, 바이전'이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열고 있었다. 다양한 그림들 중 문제가 된 것은 '더러운 잠'이라는 제목의 그림이 문제가 되었다. 명화의 그림을 패러디 해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를 묘사한 그림이다. 문제가 된 것은 박근혜의 나체가 묘사되었다는 점이다. 


"이 작품 자체에 대해서는 풍자 요소가 있다고 하더라도, 의원이 주최하는 행사에 전시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 표 의원은 표현의 자유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들었다. 그러나 반(反) 여성적인 측면도 있다"


"여러 가지 논의를 거쳤고, 최종적으로는 (윤리심판원 회부를) 결정했다" 


민주당의 박경미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표창원 의원에 대해 윤리심판원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풍자 요소가 있다고 해도 의원이 주최하는 행사에 전시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국회의원이 풍자 그림을 전시하는 것이 적절하기 않다는 의도로 들린다. 


표현의 자유라고 해도 반 여성적인 측면도 있다는 말로 풍자를 비판했다. 여혐 논란으로 풍자를 이끌고 있다는 의도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은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이 정도의 풍자도 받아들여 질 수 없는 세상이라는 것이 참혹하다. 더욱 표현의 자유를 지지해야 할 더불어민주당이 오히려 징계 회부를 하겠다고 나선 것은 더욱 어이없다. 


문제가 된 '더러운 잠'은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대표작인 '올랭피아'와 이탈리아 화가 조르조네의 작품인 '잠자는 비너스'를 함쳐 패러디한 작품이다. 누워 있는 여성의 얼굴에 박 대통령의 얼굴을 넣었고, 그 뒤로는 최순실이 '주사기 꽃다발'을 들고 서 있는 그림이다. 


배경에는 침실 벽 쪽에 세월호가 침몰해 있고, 몸 위에는 박정희 사진과 사드 미사일이 놓여 있다. 그 옆에는 진돗개 두 마라가 함께 있다. 그리고 바로 뒤 태극기에는 최순실의 얼굴이 담겨져 있다. 이 한 장의 그림에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풍자가 아닐 수 없다. 


일부에서 이를 여혐으로 몰아가는 이들은 박근혜 얼굴에 누드의 여성 그림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원작의 가치와 상관없이 폄하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중이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평가할 수도 있다. 


여혐 논란으로 몰아가기 시작하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왜 현 시국을 풍자하면서 여성의 나체 그림이 등장해야만 하느냐고 따져 묻기 시작하면 그 어떤 가치를 부여해도 답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올랭피아'가 당시 남성들을 위협했던 도발적인 패미니즘 그림이라는 점에서 풍자로서 적합하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많으니 말이다. 


그저 여성의 나체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것 만으로 이를 여성 혐오로 몰아갈 수 있을지는 의아하다. 원작인 명화 속 이미지를 취해 현실을 풍자하는 행태가 이런 식으로 막힌다면 말 그대로 대한민국에서 표현의 자유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풍자는 그저 풍자로 받아 들여져야만 한다. 현 시국을 적나라하게 풍자한 이 그림이 탄압의 대상이 되어버린다면 홍성담 작가의 그림을 탄압한 '블랙리스트'와 과연 뭐가 다를까? 모두 현 시국을 강렬하게 풍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이 그림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마저 탄압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그들을 믿을 수 있을지 의아스럽다.


표창원 의원은 여전히 풍자 그림에 대해 표현의 자유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작가 역시 이런 그림들을 여혐의 대상이나 민망함을 이끌어내기 위함이 아니었을 것이다. 현 시국을 하나의 그림에 모두 담은 '더러운 잠'은 말 그대로 세월호 참사 당일을 풍자한 더러운 잠일 뿐이다. 오히려 명화에 대해 모욕을 한 '박근혜 최순실'에 비난을 쏟아내야 할 정도로 통렬한 풍자라고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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