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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방송

무한도전 그래비티 특집, 러시아로 간 무도 풍자 자막이 보여준 마력

by 조각창 2016.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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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가가린 우주센터에 입성했다. 오랜 시간 말만 무성했었던 우주특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예능에서 우주를 향한다는 포부 자체가 황당함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하지만 무도는 한 번 한 말은 지킨다는 사실을 이번 특집에서도 잘 보여주었다.

 

말도 안 되는 암흑 속에서 치러진 우주 체험이 장난처럼 다가왔지만 이는 실제 우주로 나가기 위한 훈련 과정 중 하나였다. 물론 예능이라는 특성을 극대화 해 소품을 바꾸고 좀 더 재미있게 만들기는 했지만 극한 상황에 대처하는 훈련은 실제 우주인들이 하는 것이니 말이다.

 

거꾸로 설 수 있는 거꾸리에 몸을 의지한 채 식사를 하는 것은 가학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무도가 이런 실험을 한 것은 우주에서 식사를 할 때 느껴지는 몸의 상태가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력으로 인해 지구와 달리 소화가 잘 안되기 때문이다.

 

뒤집힌 채 식사를 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의 예능 본능은 장난으로 이어졌다. 유재석의 안경을 턱에 올리고 점 3개만 찍어도 기묘한 얼굴로 변하는 이 상황은 그 자체가 재미였다. 거꾸리에 누워서도 편차는 있기는 하지만 식사가 가능하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하지만 체한 것 같은 기분이라는 소감에서 우주 생활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알게 된다.

국내 훈련의 백미는 잠실운동장에서 벌어진 거대한 실험이었다. 중력을 간접 체험하기 위해 제작진들이 준비한 것은 수많은 헬륨 풍선들이었다. 과연 이 풍선들만으로 사람이 공중에 뜰 수 있을까? 아무리 애니메이션에서 집을 들어 올려 여행을 하기도 했지만 현실에서 그게 가능할까? 하는 우려도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가벼운 광희가 실험 대상이 되어 헬륨 풍선에 매달리기 시작한 이 실험은 실제 충분히 사람을 띄울 수 있음을 증명했다. 광희를 그 높은 운동장 옥상까지 올리는 데에는 390개의 풍선이면 충분했다. 390개의 헬륨 풍선이 광희에게 달리자 종이인형 광희는 하늘 높이 떠올랐다. 만약 안전줄이 달리지 않았다면 한없이 하늘로 날아올랐을 것이다.

 

광희와 정반대에 있는 거구의 정준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100kg이 훌쩍 넘는 준하는 물론 600개의 풍선이 필요했지만 그가 중력과 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고유명수가 마지막으로 풍선에 매달려 하늘 높이 올라간 장면은 압권이었다. 공포심에 자기도 모르고 욕을 쏟아내는 명수의 솔직함이 그 상황을 적나라하게 잘 보여주는 듯했다.

 

장난 같지만 철저하게 과학적인 지식을 기본으로 한 무한도전의 중력 실험은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그리고 이런 실험을 통해 무도 멤버들은 자연스럽게 러시아에서 경험할 제로 지에 조금은 익숙해질 수 있었으니 말이다. 러시아에서 무도의 팬들이 많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고 재미있었다.

 

한류 열풍이 점점 넓고 깊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러시아 현지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으니 말이다. 그렇게 러시아에 입성한 무도 멤버들은 다음 날 가가린 우주센터에서 무도 특유의 트레이닝 복을 하고 제로 지 비행기에 탑승했다. 좌석도 창도 없는 오직 하나의 목적만을 가진 이 우주선은 우주에 가지 않고도 중력 체험을 할 수 있는 특수 장비였다.

 

2G에서 자신의 몸무게 두 배의 무게를 견뎌야 하고 무중력 상태에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뜨는 경험도 해야 했다. 이 기묘한 상황은 소수에게만 주어진 특권이다. 그런 점에서 무도의 무중력 체험은 보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했다.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체험을 하는 무도 멤버들에 대한 부러움과 함께 말이다.

 

헬륨 풍선에 매달린 박명수는 겁이 나 행복한 날들을 외치고 있었다. 이런 박명수에게 타박을 하며 자막은 '오방색 풍선'이라는 말로 '박근혜와 최순실 게이트'를 풍자했다. 우주 특집이라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우주의 기운'이라는 말도 안 되는 말을 쏟아낸 대통령에 대한 풍자를 쏟아낸 무도는 역시 대단하다.

 

무한도전이 11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사랑을 받는 이유는 그저 재미있기 때문은 아니다. 이런 사회적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무모한 도전을 성공해가는 과정의 힘과 함께 사회 풍자를 거침없이 하는 무도를 사랑하는 것은 당연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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