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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영화/Film Review 영화 리뷰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스콜세지와 디카프리오가 미 자본주의 본질을 이야기 하다

by 조각창 2014.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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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세계 최고의 부국으로 만든 자본주의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수많은 서적들은 자본주의를 찬양하기도 하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신자본주의라는 이름으로 보다 고착화된 자본주의의 속내를 드러내며 부의 집중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은 과연 우리에게 자본주의는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더욱 깊게 합니다.(이하 스포일러 포함)

 

미국의 허상이 만든 자본주의 속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다

 

 

 

 

아메리칸 드림이 실체는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했던 이들이라면 이 영화는 필수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마이클 무어의 <자본주의:러브 스토리> 역시 허상인 자본주의의 적나라함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다큐와 달리 극영화로 만들어진 마틴 스콜세지의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의도적으로 보고 싶지 않았던 자본주의의 속내가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사실은 재미있었습니다. 

 

 

술과 마약, 그리고 섹스는 미국이 자랑하는 자본주의 실체라고 외치는 스콜세지의 주장에 동조하는 이들도 있고, 그렇지 않다고 여전히 장밋빛 그림을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을 움직이는 월스트리트을 담고 있는 이 작품 속에서 주장하는 자본주의는 곧 우리가 허상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자본주의의 실체라는 점은 분명할 뿐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돈에 대한 애착과 관심이 대단했던 조던(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돈이 세상을 지배하는 원리를 알고 있었습니다. 돈이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너무 어린 나이에 채득한 조던은 그 돈을 위해 월스트리트를 꿈꿉니다. 거대한 황소상이 있는 월스트리트에 입성하면 자신이 원하는 돈의 주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조던은 열심히 노력해 그가 원하는 곳에 입성하게 됩니다.

 

월스트리트 입성 한 날 최악의 상황은 터지고, 조던은 한순간 실업자로 전락하고 맙니다. 모든 것이라 생각했던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일자리를 빼앗긴 그를 다시 주식시장으로 이끈 것은 그의 부인이었습니다. 그 누구보다 조던을 잘 알고 있었던 그녀로 인해 그는 다시 주식시장으로 향합니다. 월스트리트가 아닌 마이너리그와 같은 허름한 곳에서 그는 자신의 진가를 완벽하게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자신이 꿈꾸었던 엄청난 금액의 주식 거래가 아닌 소꼽장난 같은 거래였지만, 그는 그곳에서 화려한 언변과 탁월한 능력으로 말도 안 되는 성공신화를 쓰기 시작합니다. 뭐든지 자신이 원하면 팔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그는 주식 시장의 본질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었던 그는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주식시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식당에서 우연하게 만나 사업적 동지가 된 대니(요나 힐)과 함께 자신의 친구들을 모아 증권회사를 차린 조던은 주식시장의 원리가 실체가 무엇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주식은 단순히 가능성과 희망을 파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을 파는 것임을 알고 있던 조던은 자신이 만든 매뉴얼을 통해 바보 같은 이들도 주식시장의 총아가 될 수 있게 만들어냅니다.

 

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하고 동네에서 마리화나나 팔고, 답답하고 멍청하기만 했던 친구들은 조던의 매뉴얼로 인해 엄청난 돈을 버는 존재들이 되었습니다. 그저 무조건 전화를 걸어 그럴 듯한 이야기로 인간의 욕망을 건드리고 이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만들어내는 그들에게 주식은 그런 것이었습니다. 

 

아메리칸 드림의 모두 그렇듯 허름한 창고를 빌려 시작한 그들은 마침내 월스트리트에 입성하게 됩니다. 그저 화려한 언변만으로 월스트리트의 떠오르는 태양이 된 조던은 포브스 지의 비판은 그에게 강력한 날개로 다가왔습니다. 실직 후 방황하던 자신을 잡아주던 부인은 다시 한 번 자신의 비판적인 기사가 곧 성공의 이유가 될 것이라는 예측은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습니다.

 

 

포브스 기자는 허튼 언변으로 성공한 돈만 아는 조던에 대한 비판 기사는 오히려 그를 월스트리트의 스타로 만들어놨습니다. 오직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수많은 어린 조던들은 그를 찾아 일자리를 원하는 수많은 이들로 인해 조던의 회사는 갑자기 두 배로 커지며 월스트리트를 지배하기 시작했습니다. 엄청난 성공은 곧 그들에게 자본주의의 천국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전통적인 산업을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주식시장은 분명 미국 자본주의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민들을 상대로 벌이는 주식시장의 오너는 결과적으로 엄청난 자본의 힘을 만끽하게 되고 그렇게 자본이 집중된 상황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한 일탈이 전부였습니다. 넘치는 돈으로 자제력마저 상실한 그들의 일상은 좀 더 강력한 자극을 원하게 되고, 그런 자극에 취해 스스로 무너지는 상황 속에서도 제어를 하지 못하는 조던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과 너무 닮아 있었습니다.

 

증권 회사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그들을 대하는 모습은 종교 단체의 부흥회를 연상하게 합니다. 돈이 곧 신이 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그들의 모습이 이질적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오직 돈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확신이 가득한 현대인들에게 돈은 곧 마약이자, 종교이기 때문입니다.

 

 

마피아들의 삶을 심도 깊게 다뤘던 마틴 스콜세지의 월스트리트 이야기는 역시 남달랐습니다. 올리버 스톤이 다뤘던 <월 스트리트> 시리즈보다 더욱 강력하고 확실하게 핵심을 공략한 스콜세지의 연출력은 최고였습니다. 이 영화 이후 연기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말 그대로 자신의 모든 것을 조던 벨포드라는 배역에 쏟아냈습니다. 탁월한 외모에 화려한 언변만으로 세계 증권가의 왕이 된 그는 자본주의의 모든 것을 스스로 체험하는 독보적인 존재로 활약합니다.

 

한 사람의 흥망성쇠를 통해 현대 자본주의의 달콤함과 잔인함을 모두 담아냈다는 점에서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꼭 봐야만 하는 영화입니다. 영화 내내 거친 말들과 포르노그라피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마약과 술에 찌든 인물들을 봐야만 한다는 사실은 역겹기까지 합니다. 주인공들은 언제나 선하고 좋아야 한다는 편견을 완벽하게 깨버리고 엉망진창의 주인공들에게 몰입하게 만드는 스콜세지와 디카프리오는 그렇게 날 것 그대로의 자본주의를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불쾌함을 느꼈던 관객들이라면 왜 자신이 그렇게 불쾌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할 것입니다. 단순히 보이는 화면이 주는 불쾌함이 아니라,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조던이 초반 볼펜을 자신에게 팔아보라며 친구에게 제안을 하는 장면이 이제는 자신의 성공담을 듣기 위해 몰려든 수많은 일반인들에게 오버랩 되는 과정에서 그 앞에 앉아 있는 것이 자신일 수도 있다는 동질감을 느꼈을 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알면서도 자신에게 그런 엄청난 돈의 유혹이 찾아온다면 두말없이 손에 움켜쥐려고 하는 것이 현대인의 속성입니다. 현대인이라 시대를 구분할 필요도 없이 인간의 욕망이 아무런 제재 없이 표출되는 현실 속에서 돈이면 뭐든지 가능해진 천민자본주의 속에서 인간의 탐욕은 돈이라는 가치 앞에서 끝없이 타오르기만 합니다.

 

모든 것을 겪고 자신의 삶과 천민자본주의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던 조던 앞에 앉아 있던 수많은 이들은 자본주의의 문제를 들여다보기 보다는 화려함에 취해 모두가 그 엉망이 되었던 조던의 돈에만 욕심을 내고 있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잔인할 정도로 우리가 절대적이라고 신봉하고 있는 자본주의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돈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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