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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영화/Film Review 영화 리뷰

더 테러 라이브-하정우와 함께 즐기는 한국영화의 힘, 진짜 테러리스트는 과연 누굴까?

by 조각창 2013.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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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의 힘을 보여주는 <더 테러 라이브>는 힘이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하정우가 주연을 맡았다는 것을 제외하면 대중들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이 작품은 2013년 대한민국의 영화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와 같은 영화였습니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책 고르는 눈이 탁월한 하정우, 그가 느끼는 테러리스트는 누굴까?

 

 

 

 

상업영화 첫 데뷔작인 <더 테러 라이브>를 만든 김병우 감독의 힘은 강렬함으로 다가옵니다. 젊은 감독들과 많은 영화를 한 하정우의 탁월한 시나리오 선택 역시 다시 한 번 감탄하게 합니다. 특별하지는 않지만 완벽하게 흥미롭고 재미있는 영화로 만들어낸 이 작품은 한국 영화의 힘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잘나가던 앵커 윤영화(하정우)는 좌천당하며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방송사의 메인이었던 그는 같은 회사 기자인 부인과도 헤어지고, 앵커 자리에서도 쫓겨나며 라디오를 하는 현실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런 그에게 걸려온 전화 한 통이 자신의 운명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 그는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그저 그 흔한 장난 전화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영화는 자신의 눈앞에서 다리가 폭파되는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이합니다.

 

다리를 폭파하겠다는 범인의 협박에 장난으로 생각하고 욕을 했던 영화는 곧바로 다리가 폭파되는 상황을 맞고 맙니다. 급하게 신고 전화를 하려던 영화는 급하게 이것이 자신을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줄 최고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장난 전화라고 생각했던 그 전화가 실제 테러범의 전화였고, 이를 잘만 이용한다면 영화는 전 국민의 주목을 받는 스타가 될 수 있음을 확신합니다. 그 누구도 받지 않았던 테러범의 테러 예고 전화를 이용한다면 당연히 모두가 주목하는 방송을 이끌 수밖에 없었습니다. 라디오 부스를 장악하고, 자신을 쫓아냈던 보도국장(이경영)에게 전화해 생방송을 요구합니다.

 

테러범을 두고 알력 싸움을 벌이며 라디오 부스는 갑작스럽게 테러 라이브 방송으로 변하게 됩니다. 라디오 피디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영화에게 당하며, 자신의 프로그램을 빼앗기고 맙니다. 금융과 정치, 언론 등 국가의 중요 시설이 밀집되고 연결되어 있는 마포대교가 폭파되는 초유의 사건은 일대 혼란으로 이어지고 맙니다. 

 

장난이라고 생각했던 협박이 실제로 눈앞에서 펼쳐지고 대통령이 직접 출현해 사과를 하라는 테러범의 요구는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었습니다. 자신의 요구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 범인은 여러 곳에 장치된 폭탄을 통해 모두를 위협해갑니다. 범인이 지목했던 영화가 아닌 다른 앵커가 중계를 맡자 준비해둔 폭탄을 통해 소동을 일으키고, 인이어에 폭탄을 장치해 영화를 꼼짝도 할 수 없는 포로로 만들어버린 테러범은 집요하고, 정교했습니다.

 

 마포대교 양쪽이 무너지고 중간에 고립된 시민들과 이를 이용해 대통령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는 테러범. 그리고 귀에 장치된 폭탄으로 피해갈 수도 없이 테러범의 요구를 관철시켜야만 하는 상황은 기묘한 긴장감을 키워냈습니다. 전대미문의 사건을 통해 진급을 노리는 보도국장과 영화는 테러범을 통해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데만 급급했습니다.

 

테러범과의 생방송을 통해 자신들의 목적을 채우기에 급급한 상황에서 전세는 단숨에 역전이 되고 맙니다. 철저하게 준비해 그들을 압박하는 테러범들로 인해 생방송은 처절한 상황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상징이 집결된 마포대교를 폭파하며 시작된 테러범의 집요함은 상황을 보다 복잡하게 만들기 시작합니다.

 

라디오 부스에서 펼쳐지는 이 영화는 언뜻 일본 영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와 형식적인 유사점을 보입니다. 라디오 부스에서 드라마를 하는 성우들과 이를 듣는 트럭 운전수의 모습을 담은 형식적인 실험은 흥미로웠습니다. 이런 형식적인 유사성은 <더 테러 라이브>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이유였습니다.

 

하정우가 라디오 부스 안에서 테러범들과 대결을 펼치는 형식은 충분히 매력적이고 재미있었습니다. 하정우였기에 가능한 원맨쇼는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여기에 젊은 감독인 김병우가 보여준 감각적인 영상과 탄탄한 이야기의 힘은 대한민국 영화가 성장하고 있음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게 했습니다.

 

작은 공간에서 엽기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이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보이는 탄탄한 이야기의 힘은 결국 단단한 영화의 완성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정우가 마지막 순간 스스로를 포기하는 과정에서 느낀 테러리스트는 말 그대로 사람이 없는 마포대교를 폭파는 테러범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테러범과 통화를 하면서 알게 된 상황들은 우리 시대 사회를 망치는 존재들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건물이 무너지며 마지막 장면에 담긴 것은 바로 여의도 국회의사당이라는 사실은 흥미롭기까지 했습니다. 파란색 건물에 무너져 내리는 장면은 짧지만 통쾌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 사회의 악과 같은 존재들이 모두 등장한 이 영화는 과연 테러리스트는 누구인지에게 대해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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