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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영화/Film Review 영화 리뷰

월드워Z-브래드 피트의 좀비 이야기, 왜 다시 좀비에 열광하는가?

by 조각창 2013.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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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브룩스의 원작 <월드워Z>에 대한 관심은 영화 제작 전부터 화제였습니다. 몇 년 전부터 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소재가 되고 있는 좀비는 다양한 형태로 소비되고 있습니다. 그 수많은 작품들 중 맥스 브룩스의 원작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할리우드의 표적이 되었습니다. 대중에게 이미 성공을 보장받은 작품에 대한 할리우드의 러브콜은 당연했고, 이런 상황에서 레오나르도 디 카프리오와의 원작 구매 대결에서 브래드 피트가 승자가 되었고, 원작을 재해석한 영화판 <월드워Z>가 완성되었습니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브래드 피트 현명한 제작자이자 주연 배우였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은 좀비들의 몫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60년대 유행이었던 좀비가 다시 세상을 지배하는 존재가 되었는지는 과거와 현재의 사회 문제를 들여다보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좀비가 되어가는 세상과 이런 좀비 이야기에 공감하는 우리의 모습 속에 자라나고 있는 공포는 수많은 좀비 관련 책들과 영화 속에 담겨져 있습니다.

 

 

평범한 그래서 더욱 행복한 미국인의 일상. 아직 잠자리에 든 부모님에게 달려든 아이들과 그런 아이들과 거리낌 없이 어울리는 레인 부부는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제리(브래드 피트)는 출근하는 부인 카린(미레일리 이노스)를 대신해 아이들에게 팬케익을 구워주는 것이 행복이었습니다. 부인과 아이들을 태우고 직장과 학교로 향하던 제리는 꽉막힌 도로에서 의외의 상황을 목격하고 맙니다.

 

경찰 오토바이가 정신없이 오가는 혼잡스러운 상황에서 제리는 상황 인지를 하기에 바쁩니다. 뭔지 알 수 없는 거대한 공포가 몰려오는 상황에서 제리는 인간이 좀비가 되어가는 모습을 목격하고 맙니다. 좀비에게 물린지 10여 초가 지나자 인간이 좀비가 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됩니다. UN 조사관으로 일하다 UN의 문제를 내부 고발해 쫓겨나야 했던 제리는 상황을 파악하는데 그 누구보다 뛰어났습니다.

 

가족들을 데리고 위험지역에서 달아나기 시작한 제리는 UN에서 근무하는 티에리(파나 모코에나)와 연락이 닿아 헬기로 좀비 세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됩니다. 미국 본토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좀비들에 의해 점령당한 상황에서 가장 안전한 곳은 육지와 격리된 항공모함이었습니다. 그곳에 도착한 제리는 가족들을 위해 좀비가 처음 출몰한 지역으로 들어가 원인을 밝히기 위해 떠나게 됩니다.

 

 

대한민국의 평택 미군 기지에 도착한 제리 일행은 하지만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좀비들의 공격을 받고 위기에 처하고 맙니다. 기지를 사수하던 병사들에 의해 제리는 생명을 구하기는 했지만, 중요한 원인균 찾기는 시작도 해보지 못합니다. 함께 온 학자가 좀비에 놀라 자신에게 총을 쏘고 죽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세계에서 유이하게 좀비에게 점령당한 곳이 북한과 이스라엘 단 두 곳이었습니다. 이유는 극명하게 다르지만 말입니다.

 

좀비에 대적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제리는 급하게 이스라엘로 향합니다. 좀비가 세상을 지배하기 전 급하게 이스라엘 전체를 감싼 거대한 성벽으로 인해 보호될 수 있었다는 현장을 돌아보던 제리는 가공할만한 공포를 목도하게 됩니다.

 

노래 소리를 듣고 거대한 벽에 붙기 시작한 좀비들은 그 좀비들이 탑이 되어 벽을 넘어서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급하게 이스라엘을 벗어나기 위해 도주를 하던 제리는 자신을 지켜주던 이스라엘 여군 세겐(다니엘라 케리테스)이 좀비에 물리자 급하게 손을 자르고 함께 탈출을 시도합니다. 좀비의 전염성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상황에 대한 판단력이 중요한 순간 제리의 능력은 탁월하게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여행기를 타고 아일랜드로 향하는 제리는 그곳에서 인류를 구할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좀비들의 세상으로 변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손이 잘린 세겐과 함께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떠난 제리는 과연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그들 스스로도 알 수 없었습니다.

 

 

맥스 브룩스의 원작 <월드워Z>를 읽을 신 분들은 원작과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 듯합니다. 우선 전쟁이 끝난 후 과거의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큐멘터리 방식으로 정리한 원작과 영화는 완전하게 다릅니다. 과거 완료형이 아닌 현재 진행형으로 진행되는 영화 속 이야기는 당연히 다를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원작 그대로 영화화했다면 아마 영화가 대중적으로 성공하기는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과거를 회상이 아니 현재 진행형을 통해 긴박감을 부여하고, 중국 시장을 겨냥해 원작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던 중국 부분을 완전히 드러낸 부분들도 특별한 변화였습니다. 중국을 대신해 한국의 미군 기지를 지명해 등장하는 장면은 한국의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의미와 함께 거대 시장 중국을 위한 할리우드의 눈치 보기가 잘 드러나는 대목이었습니다.

 

1968년 조지 A. 로메로가 만들어낸 좀비 영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이 만들어진 이후 수많은 좀비 영화들이 등장했습니다. 물론 살아있는 시체의 원조를 찾자면 영국의 여류작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셸리가 쓴 1818년 소설 속에 등장하는 <프랑켄슈타인>을 찾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좀비와는 조금 다르지만 그 행태는 유사한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 역시 좀비 영화의 역사에서 중요한 한 획을 긋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이 흑백 갈등이 심각한 미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좀비를 내세웠습니다. 사회적 이슈를 하나의 캐릭터로 구축해 사회적 문제를 영화에 적용시킨 좀비는 2002년 대니 보일의 <28일 후>에서 현대화된 좀비의 가치를 잘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월드워Z>의 경우 두 영화의 장점을 흡수해 좀비의 새로운 가치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기에는 아쉬운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왜 다시 좀비가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는지는 중요합니다. 좀비는 그저 죽었지만 죽지 않은 인간들의 모습입니다. 그런 좀비들의 모습이 소수의 권력자들에 의해 지배당한 현대인들의 모습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좀비에 열광하는 현대인들의 심리는 흥미롭습니다. 이런 좀비 열풍은 스스로 자신들의 모습이 좀비와 유사하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브래드 피트에 의한 브래드 피트를 위한, 브래드 피트의 영화라는 사실은 아쉽습니다. 영화 자체는 현재의 관객들이 환호를 보일 정도로 매력적으로 잘 만든 영화입니다. 사회적 문제를 심도 있게 건드리기 보다는 영화적 재미에 치중한 브래드 피트의 <월드워Z>가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영화적인 재미를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영화였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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