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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영화/Film Review 영화 리뷰

맨 오브 스틸-빨간 속옷 버린 클라크 켄트 새로운 슈퍼맨의 시작을 알렸다

by 조각창 2013.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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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이 돌아왔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슈퍼맨의 상징이기도 했던 빨간 속옷을 버린 그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과 잭 스나이더란 걸출한 존재들이 하나가 되어 추진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영화가 만들어지는 시점부터 큰 화제를 불러왔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만의 색깔로 새로운 슈퍼맨의 전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한스 짐머의 웅장함 속에 고뇌하는 슈퍼맨은 탄생했다

 

 

 

 

마블의 영웅들이 영화를 지배하는 것과 달리, DC의 슈퍼 영웅들은 한 동안 주춤했습니다. 그리고 대표 주자 중 하나인 슈퍼맨이 7년 만에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슈퍼맨 리턴즈>를 마지막으로 슈퍼맨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맨 오브 스틸>이라는 제목으로 등장한 슈퍼맨은 이제 더는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등장했던 슈퍼맨 이야기들은 하나의 사건을 중심으로 해왔습니다. 시리즈 전략이란 하나의 사건을 통해 기존의 주인공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담는 것이 기본이었습니다. 하지만 <맨 오브 스틸>은 기존의 형식을 완전히 버린 채 오직 리뉴얼에 모든 것을 맞췄습니다.

 

기존의 슈퍼맨을 완전히 버리고 새로운 슈퍼맨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오락 영화로 받아들이기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자아를 찾아가는 슈퍼 영웅 클라크 켄트(헨리 카벨)의 모습은 기존의 히어로 물과는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는 켄트가 자아를 찾아 떠난 여행은 낯설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엄청난 힘이 그가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슈퍼맨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지만, 기존의 히어로 물에서 보여 지는 친절함은 잭 스나이더 영화에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플래시백을 통해 과거의 자신을 되돌아보는 방식으로 켄트의 현재와 과거를 아우르는 과정은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남들과 다른 자신을 돌아보며 외롭고 힘겨운 어린 시절을 보내야만 했던 켄트. 그런 켄트 곁에는 언제나 자신을 믿어주고 든든한 힘을 주는 부모님들이 존재했다는 사실은 중요했습니다.

 

조나단(케빈 코스트너)과 마샤(다이안 레인)는 어느 날 자신들에게 온 어린 아이 클라크를 사랑으로 키워냈습니다. 다른 아이들과 달리 엄청난 힘과 능력을 가진 아이는 외톨이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힘은 클라크에게는 고통이었습니다. 사고로 스쿨버스가 강물에 빠져 모두가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어린 클라크는 모두를 살려내지만 그게 그를 괴물로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끊임없이 자신이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는지 고민하고 아파하던 클라크의 긴 여정은 그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가치였습니다. 아버지인 조나단을 통해 자신이 미지의 행성에서 온 존재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이곳까지 왔는지 알 수 없었던 그는 그 모든 여정의 끝에 자신의 뿌리를 찾을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존재할 것이라는 확신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긴 여정을 하던 클라크는 미지의 거대한 무언가를 찾은 현장에 까지 이르게 됩니다. 그곳에서 일을 도와주던 클라크는 취재를 위해 나온 기자 로이스 레인(애이미 아담스)와 첫 만남을 가집니다. 호기심이 많은 열혈 기자 로이스는 클라크가 우주선을 찾아 거대한 얼음덩이 속으로 들어서는 것을 목격합니다.

 

클라크의 등장으로 그의 아버지인 조엘(러셀 크로우)과 클립튼 행성에 대한 정보를 듣게 됩니다. 클라크가 왜 지구로 와야만 했는지 알게 된 클라크는 칼 엘이라는 이름까지 찾게 됩니다. 비록 홀로그램으로 만난 아버지이지만 홀로 외로워야만 했던 클라크는 칼 엘로서 자신을 되찾게 되지만, 곧바로 위협을 받게 됩니다.

 

클라크는 평생의 운명과 같은 여인인 로이스를 만나게 되지만, 만나지 않아도 좋았을 동족들과 조우도 하게 됩니다. 조드 장군(마이클 섀넌)이 지구로 올 수밖에 없도록 합니다. 클립튼 행성을 재건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칼 엘을 찾으러 지구로 향합니다.

 

 

리뉴얼로 시작된 슈퍼맨 이야기는 흥미로웠습니다. 비록 관객들의 즉각적인 재미를 전해주는 작품은 아니었지만, 진중하게 새로운 슈퍼맨의 탄생을 알리는 이야기는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클라크 켄트와 칼 엘 사이의 묘한 지점 속에서 그가 지구에 남아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과정을 이렇게 효과적으로 담아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잭 스나이더의 <맨 오브 스틸>은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잭 스나이더의 감각적인 영상과 함께 한스 짐머가 만들어낸 웅장한 사운드는 새롭게 만난 슈퍼맨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냈습니다. 헨리 카빌이 낯설기는 하지만 매혹적인 에이미 아담스가 로이스 레인으로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했습니다.

 

완성체 영웅의 이야기인 슈퍼맨을 다시 되살려 새로운 이야기로 시작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잭 스나이더의 <맨 오브 스틸>은 양날의 검이기도 했습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실망하는 이들도 많았겠지만, 장대한 이야기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이번 작품은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맨 오브 스틸>을 보면서 엘 가문의 이야기가 스핀 오프로 제작될 가능성도 높아 보였습니다. 클립튼 행성에서 러셀 크로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조엘의 이야기 역시 슈퍼맨의 일대기만큼이나 흥미로운 이야기로 전개될 수 있음을 증명해주었습니다. 시공을 넘나드는 기묘한 세계관과 우주에 다양한 정착촌을 만들었다는 그들의 이야기는 충분히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클라크 켄트가 언제 빨간 속옷을 겉옷에 입을지 알 수는 없지만, 잭 스나이더에 의해 재탄생한 슈퍼맨은 상징처럼 다가온 'S'자 만큼이나 반갑고 행복했습니다. 신과 같은 능력을 가진 영웅들만 가진 DC가 잭 스나이더에 의해 좀 더 인간적인 모습으로 재탄생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슈퍼맨 이야기의 시작은 그 자체로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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