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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 수상소감보다 '부당거래'를 선택한 청룡영화제가 답이었다

by 조각창 2011.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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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제가 끝나고 많은 이들에게 화제가 되었던 것은 류승룡의 수상소감과 <부당거래> 작품상 수상이었습니다. 영화인들이 쏟아내는 거침없는 이야기들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었고 결정적으로 이런 세상을 관통하는 한 단어인 '부당거래'가 올 한해 가장 커다란 화두가 되었던 '도가니'를 눌렀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도가니보다 부당거래를 선택한 청룡영화제




화려한 여배우들의 레드 카펫 무대는 행사의 꽃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중국 배우 탕웨이와 이미 한차례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김하늘의 대결 구도는 흥미로웠습니다. 그녀들의 화려한 모습은 그 자체로 흥미로웠고 그녀들의 작은 행동 하나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행복함을 주었으니 말입니다.

대종상 영화제에 많은 불만을 가졌던 이들에게 이번 청룡영화제는 무척 흥미로웠을 듯합니다. 편파성과 대표성을 잃어버린 대종상에 비해 청룡영화제는 많은 가치들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시각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었을 <도가니vs부당거래>는 시의성을 감안한 선택이 반대급부들에 의해 비난의 대상이 될 수도 있었을 듯합니다.

올 한해 가장 화려하게 장식했던 영화는 <도가니>였습니다. 최근 개봉되어 화제가 되고 있는 <완득이>와 함께 원작 소설의 성공과 영화화 성공이 일치하는 의외의 이 두 작품은 모두 사회를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사회적 부조리를 실제 사례를 통해 효과적으로 만들어 법까지 제정하게 만든 <도가니>는 특별한 영화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여전히 막강한 티켓파워를 보이고 있는 <완득이> 역시 우리가 애써 외면하려는 우리 사회의 이면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만 합니다.

32회 청룡영화제의 승자는 <최종병기 활>로 볼 수도 있을 듯합니다. 물론 작품상을 놓쳤다는 점에서 아쉽기는 하지만 다섯 개의 상을 휩쓸며 최다수상을 했다는 점에서 저평가 받았던 <최종병기 활>이 제대로 평가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을 듯합니다. '활'을 통해 역사를 이야기하고 새로운 액션을 보여준 이 작품은 흥미로운 전개로 최다 관객까지 동원한 특별한 작품이었습니다.

최우수작품상에 오른 작품들 중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작품은 <부당거래>보다는 <도가니>의 수상 가능성이 높아보였습니다. 고지전, 도가니, 부당거래, 써니, 최종병기 활 등 다섯 작품이 경쟁에 올랐습니다. 흥행이나 화제성 등을 보자면 도가니나 최종병기 활이 가능성이 가장 높았습니다. 작품성에 호불호가 분명했던 써니의 경우 수상은 힘들었고, 부당거래의 경우 내용은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흥행성 등이 아쉬웠던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의외성이 지배했고 작품상을 받을 가능성이 적어보였던 <부당거래>가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클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며 '도가니 법'까지 개정시킬 정도로 화제를 모았던 <도가니>가 음악상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상도 받지 못했다는 것은 의외였습니다. 물론 영화의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철저하게 외면 받을 정도였느냐는 점에서는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

최우수작품상: 부당거래(류승완)
감독상: 류승완(부당거래)
남우주연상: 박해일(최종병기 활)
여우주연상: 김하늘(블라인드)
남우조연상: 류승룡(최종병기 활)
여우조연상: 김수미(그대를 사랑합니다)
신인남우상: 이제훈(파수꾼)
신인여우상: 문채원(최종병기 활)
신인감독상: 윤성현(파수꾼)
촬영상: 김우형(고지전)
조명상: 황순욱(황해)
음악상: 모그(도가니)
미술상: 류성희(고지전),
기술상: 오세영(최종병기 활)
각본상: 박훈정(부당거래)
청정원 단편영화상 : 양효주 감독(부서진 밤)
청정원 인기스타상 : 고수(고지전), 공유(도가니), 최강희(쩨쩨한 로맨스), 김혜수(이층의 악당)
한국영화 최다관객상 : 최종병기 활

수상내역을 보면 가장 많은 상을 받은 <최종병기 활>보다는 <부당거래>가 완승을 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부당거래>는 최우수작품상, 감독상과 각본상을 수상했습니다. 배우들과 상관없이 이 작품은 각본의 힘과 감독의 역량이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부당거래>와는 달리, <최종병기 활>은 남우 주조연상과 신인여우상 등 배우들에 대한 상들이 많았습니다. 여기에 기술상과 최다관객상을 받았다는 점은 청룡영화제는 이 작품에 대해 영화적인 완성도보다는 배우들과 '활'이 주는 기술적인 부분이 중요하다고 평가를 했습니다.

두 작품에 비해 <도가니>는 음악상을 제외하고는 흥행적인 측면만 존재하는 인기스타상에 공유가 수상한 것을 제외하면 전무한 상황은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 창작이 아닌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만든 작품이라는 한계가 작용한 탓도 있겠지만 사회적인 반향을 생각해보면 <도가니>에 대한 가치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은 것은 아닌가란 아쉬움을 받게 합니다.


"민감할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세상 모든 '부당거래'에 반대한다. 그러므로 11월 22일 있었던 한미FTA 비준안 강행처리에 반대한다" - 부당거래 제작사 강혜정 대표

"영화에서 만주어로 연기해 기대하지 않았는데 역시 청룡영화제 공정성에 찬사를 보낸다. 이렇게 공정성을 갖춘 청룡영화제 시상식을 설마 내년에는 미국인이 하는 건 아니겠죠" -류승룡

영화제가 끝나고 화제가 되었던 것은 <부당거래>를 만든 강혜정 대표와 류승룡의 수상 소감이었습니다. 청룡영화제가 왜 <부당거래>에 대해 찬사를 보내고 이 작품에 중요한 상을 몰아주었는지는 강 대표의 이 발언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노골적이며 직접적으로 FTA 비준 강행처리에 반대한다고 밝히며 세상 모든 '부당거래'를 반대한다는 강 대표의 발언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받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류승룡 역시 내년 청룡영화제를 미국인이 하는 것은 아니겠냐는 말로 문화 주권마저 내준 상황을 비판했습니다.

청룡영화제는 <부당거래>를 선택함으로서 부당함이 판을 치는 이 사회에 대한 경종을 울렸습니다. 그 어떤 말보다 <부당거래>에 힘을 실어줌으로서 그 작품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에 무한 신뢰를 보낸 청룡영화제가 최고의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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