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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NongDam

최고은 작가 요절은 사회 시스템이 저지른 타살이다

by 조각창 2011.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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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살의 무명작가가 자신의 집에서 굶어 죽었다는 기사는 충격을 넘어 경악스럽기만 합니다. 풍요의 시대, 넘침을 경계하던 시대 먹지 못해 죽어야만 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유언이 되어버린 '밥 좀 주소'는 우리 시대 소외된 이들의 마지막 유언과도 닮아 있는 듯합니다.

빨간불이 들어 온 사회 시스템, 시리얼 킬러가 될 수도 있다




최고은 작가의 죽음을 단순히 한 무명작가의 죽음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는 그녀처럼 절박함에 몰려 있는 이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영화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유사한 방식을 취하고 있기에 사회 전 분야에 최고은 작가처럼 궁지에 몰려 죽음을 앞두고 있는 이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경계를 따지지 않고 철저하게 가진 자들만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그들을 위한 산업 구조는 가지지 못한 자들만을 궁지로 몰아넣을 뿐입니다. 가진 자들은 망해도 망하지 않는 구조 속에서 모든 피해는 가지지 못한 자들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고 최고은 작가가 이웃 집 문에 붙여 놓았던 글은 이 시대 수많은 청년들의 아픔을 대변하는 듯해서 끔찍할 정도입니다.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었다.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집 문을 두들겨 달라"


살을 빼기 위해 의도적으로 며칠째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 아니라 생존하기 위해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는 것은 충격입니다. 그녀가 며칠째 굶어가며 할 수 없이 이웃집에 이런 글을 남길 정도였으면 그 고통이 얼마나 심각했을까요?

영화 제작 시스템이 전근대적이라는 말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여전히 조폭 같은 시스템이 꿈을 가진 많은 이들을 죽음 직전까지 내몰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가진 자들이 범하는 착취 구조는 세상을 꿈으로 가득 채우려는 많은 이들에게는 죽음의 현장과 다름없습니다.

수 백 억의 매출을 올리고 수 십 억의 이익을 창출해도 몇몇에게만 행복한 일일 뿐 현장에서 박봉에 시달리면서도 영화라는 꿈을 버리지 못하는 수많은 이들에게 이런 수익은 남의 일일 뿐입니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일부에서는 가족은 뭐했냐? 다른 일이라도 찾아 살아야지 죽은 자의 잘못이다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맞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이 그녀의 상황을 숙지할 수 없는 비슷한 환경이었다면?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 굶어 죽기 직전의 그들이 수없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면 상황은 전혀 달라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철저하게 가진 자들만이 더 많은 것들을 쉽게 가질 수 있도록 만든 사회 시스템에서는 수많은 최고은씨를 양산해 낼 수밖에는 없습니다. 가진 자들을 규제하는 법들은 느슨해지고 착취의 대상이 되어가는 대중들에 대한 규제만이 늘어가는 상황에서 과연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반문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코맥 매카시의 작품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도 볼 수 있듯 사회적 약자로 대변되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습니다. 그저 가지지 못한 다수는 착취의 대상이 될 뿐 공존의 미덕은 찾아볼 수도 없습니다. 사악한 자본주의가 세상을 지배하며 이런 불합리한 구조는 더욱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무고한 죽음이 대중들을 슬프게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도 권력을 가진 자들은 자신들의 배를 살찌우기 위한 고민에만 빠져있을 뿐입니다. 사회적 안전장치는 일부 정치가들에 의해 포퓰리즘이라 비난 받는 세상은 처량할 뿐입니다. 그들에게 진정한 선은 사악한 자본주의의 주인이 된 소수의 가진 자들일 뿐입니다.

사회 시스템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꿈 하나만을 믿고 살아가는 수많은 청춘들은 최고은 씨처럼 죽어가야만 할 것입니다. 고도화되고 정교해지는 착취 시스템은 더욱 대중들을 옥죌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오직 소수의 가진 자들만을 위한 정책을 하는 MB 정권은 그녀의 죽음에 책임을 통감해야만 합니다.

부패해 무너지기 시작한 엉망이 되어버린 사회 시스템은 분노하기 시작했습니다. 끓어오르는 분노가 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이미 끓는점에 다다른 분노는 폭발 일보직전에 있음을 그들은 자각해야만 합니다. 

故 최고은 씨의 죽음은 단순히 시나리오 작가의 죽음에 한정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편향된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낸 필연적인 사고이자 연쇄 살인범이 될 수밖에 없는 문제임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고마저 무시한다면 더 큰 참사가 이어질 수밖에 없음을 권력자들은 깨달아야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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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또 다른 시선으로]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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