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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Film 영화/Film Review 영화 리뷰

14. 혈의 누 Blood Rain 조선시대 연쇄복수극

by 조각창 2008. 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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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영화의 또다른 힘을 보여준 영화다.



 
19세기 조선시대 말기를 배경으로 한 섬에서 빚어지는 연쇄 살인사건에 관한 이야기이다. 새롭다. 일단,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연쇄 살인 사극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극이라 함은 조선시대나 그 이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일상적인 이야기가 거의 전부였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연쇄 살인 사건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이 영화를 만든 김대승 감독은 이 영화가 두번째 작품이다. 그의 첫 작품은 [번지점프를 하다]이다. 이 영화 역시 일찍이 우리 영화에서는 쉽게 접할 수없는 대단한 발상의 영화였었다. 대중적인 흥행은 조금 떨어지기는 했지만 많은 마니아들을 양산했으며, 김대승 감독의 연출력이 공히 인정받게 되는 작품이기도 했다. 김대승 감독은 학교 졸업 후 정지영 감독의 [하얀전쟁]을 거쳐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 [태백산맥], [축제], [노는 계집 창], [츈향뎐]의 조감독을 맡으면서 탄탄한 연출력을 키울 수있었다. 앞서 언급된 영화들 모두 우리나라 영화사에 길이 남을 영화임에 틀림없는 작품들이며, 그의 영화 역시 아직은 두편이지만 그의 필모그라피 역시 많은 이들에게 주목받을 것이다.

국가의 귀중품인 종이를 만드는 섬에서 종이를 가득 실은 배가 원인모를 불이나며 그 섬으로 파견되는 차승원 일행이 섬에 도착하며 시작된다.
 
섬에 도착해 불의 원인을 살피던 그들에게 난데 없이 잔인한 살인사건이 터지며, 그 원인을 찾기 위한 두뇌싸움은 시작된다. 도대체 누가 무엇때문에 그런 일을 저지른 것일까? 시간이 지나며 하나 둘 벗겨지는 살인 사건의 실체는 가슴을 조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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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탐정영화나 추리를 기본으로 하는 다양한 소재에서 그러하듯이 더 이상 빠져 나갈 수없는 막힌 공간에서 한정된 인원속에 범인과 타깃이 함께 어울려있는 공포감을 즐긴다. 이 영화의 배경은 외딴 섬이다. 그 섬의 인구는 그리 많지 않으며, 그리 넓은 곳이 아니기에 마음만 먹는다면 모든 것들을 경계하며 감시할 수도 있다.
 
영화는 친절하게 관객들과 함께 이 사건을 추론하고 해결하도록 유도한다. 섬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견계해 매일 매일 새로운 사건과 마주치고 해결하는 방식들이 나온다. 그저 바라보는게 아닌 이건가 하는 추론이 가능한 영화는 재미있다.

이 영화는 내적인 성공뿐 아니라 외적인 흥행에서도 어느정도의 흥행성적을 거둬 이제 한국영화판에서도 이런류의 영화도 관객들의 호응을 얻어낼 수있음을 증명하였다. 이는 그만큼 한국 영화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다는 아주 즐거운 반증이기도 하다.
 
적당히 잔인하고 정교한 영화들은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조금은 썸뜩하게 다가올 수는 있지만 오랜 잔상에 의해 그것마저도 영화적 완성도에 의해 승화되어지기도 하다. 이 영화는 무척이나 잔인한 영화다. 누구는 슬러시 무비라고도 하지만...조금은 다르다. 과감없는 잔인함으로 사건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영화의 제목처럼 마지막에 다다를 즈음 그 정교한 잔인함은 정당한 잔인함이 되어준다.(하지만 익숙한 방식의 내용 전개를 그저 과거의 역사속의 인물들에게 옷을 입혀 놓았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건....)
 
김대승 감독은 현재 새로운 영화 준비에 바쁘다고 한다. 빠르면 올 겨울, 늦어도 내년 초반엔 그의 새로운 영화를 만나볼 수있을 것이다. 그의 두 작품이 준 신선한 발찍함이 더욱 정교한 발찍함으로 다가올 수있기를 기대해 본다. 시나리오를 맡은 이원제, 김성재 역시 주목해 볼만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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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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