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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Film 영화/Film Review 영화 리뷰

107. 왕의 남자 King And The Clown 그대 왕의 남자가 되고 싶은가? 왕이 되고 싶은가? 아니면....

by 조각창 2008.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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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에서의 대성공..그 이후 영화로서 엽기적인 대성공.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았을까?
 
 

 
일단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영화 역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을 깬 영화들을 극장에서 본 적이 없다. 일단 반감이 있었고 그렇게 보고 싶은 영화들이 아니었었다. 여론에 밀려 주변의 사람들에 밀려 영화를 보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역대 관객동원 기록을 새롭게 쓴 영화. 1200만명이 넘는 관객동원. 정부에 의해 스크린쿼터 축소의 빌미를 주기도 했던 영화.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은 이영화를 봤을까? 그리고 그렇게 봐야만 했을까? 우리나라 인구중 1/4이 이 영화를 본 셈이니 이는 엽기적일 수밖에는 없다.
 
 
잘 아시듯이 이 영화는 광대와 왕. 그리고 그들이 느끼는 동성애를 다룬 영화이다. 분명 이 영화는 논픽션이 픽션이 섞여 있는 구조이다. 역사적 사실속에 허상을 집어넣어 새롭게 만들어낸 허구적 진실이다. 이 영화는 연극 '이'를 기본으로 제작되어졌다. 연극 '이'는 이미 연극계에서 흥행성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은 최고의 작품이었다. 하지만 영화로 만들어졌을 경우 어느정도의 흥행성과를 이룰지는 예측 불가능했음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런 엽기적인 흥행코드를 이뤄낼 것이라 확신하는 이들도 없었을 것이다. 그저 바램이 있을 수는 있었어도 말이다.


 
광대 장생(감우성-결혼은 미친짓이다, 거미숲, 알 포인트, 간큰가족)과 공길(이준기-호텔 비너스, 발레교습소)은 연인사이이다. 과거 남사당패에서는 예쁜 남자들이 몸을 파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그들이 얼굴 마담이 되어 광대 놀이를 하고 남자들에게 몸을 팔아 남사당패들을 먹여살리는 일이 그들의 수입 구조중 중요한 부분이었다니 말이다.
 
공길은 남자이지만 여자인 남자이다. 그날도 공연 중 양반의 부름을 받고 들어간 곳에 장생이 찾아와 도망을 간다. 그리고 남사당패의 우두머리와 마주쳐 순간적으로 공길은 우두머리를 죽이고 그들은 한양으로 향한다. 올라간 한양 장터 바닥에서 현재의 B-Boy들의 배틀을 하는 것처럼 광대 경연을 벌인다. 그리고 그들 무리를 이끌고 새로운 놀이를 만드는데 그게 바로 왕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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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들 떠들어대는 연산과 녹수의 이야기들을 해악 가득한 마당놀이로 펼쳐놓는 그들은 흥행에 성공하게 되고 우연히 그 마당극을 보게된 내관 처선(장항선-살어리랏다, 파란대문, 텔미썸딩, 섬, 반칙왕.....)에 의해 왕의 앞에 나서게 된다. 좀처럼 웃지 않는 왕을 웃기지 못하면 그들을 죽이겠노라는 엄명과 함께 그들은 왕앞에 나서게 된다.
 
왕궁 광대가 되어버린 그들은 그들과 함께 극을 만들 광대들을 모집하고 처선의 지략에 의해 부폐한 간신들을 중자하는 극을 만들게 된다. 그리고 왕은 폭주하게 되고 이에 신하들은 광대들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며 왕의 남자가 되어버린 공길을 죽일 음모를 꾸미게 된다.

1200만명중 여러번 반복해서 본 사람들이 꽤 있었다고는 하지만 당황스러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았다. 여러곳에서 이야기 되었듯이 이 영화는 연산, 장생과 공길 사이의 동성애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자신의 목숨을 던질 정도로 사랑하는 장생. 그런 장생의 사랑에 동조하는 공길. 그러나 그들에게는 감히 근접하기 힘든 연산이 있다. 그리고 연산은 남자임에도 여자같은 공길에게 마음이 끌린다.
 
다 알듯 연산의 어머니에 관한 역사적인 사실과 공길이라는 인물의 등장. 그리고 연인 사이인 장생과의 관계. 부폐한 정권과 선대에 의해 비교되는 자신에 대한 갈등. 권력의 암투등이 이 영화속 에서는 보여지고 있다.
 
비정상적인 흥행영화가 동성애 영화라는 것은 진기한 일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세계적 트렌드가 동성애라고는 하지만 국민들이 동성애를 인정하고 그 영화를 받아들이지는 않아 보인다. 여전히 동성애자에 관한 뿌리깊은 편견은 해소되어지지 않고 있으며 어쩌면 이 영화속에 등장하는 동성애는 사랑의 다른 측면으로 보여지는 것일 지도 모른다. 사회적 구조속에서 만연해 있는 편견을 벗기기 위함이 아닌 영화적 장치로서의 동성애라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재미는 역시 마당놀이일 것이다. 마당놀이에는 풍자와 해학이 있다. 그 풍자와 해학은 이 영화를 이야기하는 중요한 요소로서 위치하고 있다.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로 인해 사건이 일어나고 결정되어지며 또다른 사건으로 전이되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전통 놀이극인 마당놀이가 영화 전면에 깊숙하게 놓여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소중하다.
 
이런 영화들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역시 조연들이다. 광대들로 나온 육갑(유해진), 칠득(정석용), 팔복(이승훈)의 역할이다. 익숙한 그들의 등장은 영화적 재미에 어느정도는 도움이 되었던 것 같기는 하지만 강력한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영화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장생과 공길의 갈등과 연결에 집중하고 있었고 그 끈을 조이고 푸는 과정중에 등장하는 이들과 연산은 상대적으로 약한 느낌이 들었다. 좀 더 강한 색깔을 더해주었다면 영화가 좀 더 풍성해졌을 것 같다는 개인적 생각이었다. 개인적으론 중반을 넘어가면서 슬슬 지루해지기 시작했었다.
 
이준익 감독은 이 영화 한편으로 신화가 되어버렸다. 영화판에 있는 사람들 치고 빚없는 사람 없다고들 하는데 이 감독 역시 많은 부채를 짊어지고 이 영화를 만들었는데 소위 대박이 터져버렸다. <키드 캅>으로 시작한 그는 <황산벌>로서 주목을 받았다. 각 지역의 사투리를 사용하는 사극이라는 색다른 접근으로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지만 흥행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연극 '이'의 대본을 보고 영화화 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 이후 영화 제작전에 연극를 보았다고 하는 그는 연극과는 다른 시각으로 영화를 진행했다고 한다. 연극을 보지 못해 어떤 시점의 변화인지는 개인적으로 모호하지만 연극과 영화가 모두 성공했다는 것은 이준익 감독의 능력이 만만치 않음을 알게해 준 것이라 할 것이다.

 
일단 극장 스크린이 아닌 TV 화면으로 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막강한 열풍이 식은 이후에 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장국영이 떠오르는 영화 정도로 생각되었다.


의문스러운 것은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집단 최면이 걸린것처럼 이 영화에 몰두했을까 이다. 정말 영화의 마력이 그렇게 많은 이들을 불러 모았던 것일까? 그럴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5000만 명도 안되는 남한의 인구중 1/4이 한 영화에 집중하는 현상은 일반적이지는 않아 보인다.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영화가 내수용으로 1000만이 넘는 다는 것은 그만큼 영화문화가 열악하다는 반증이라고 생각된다. 다양성이 존중되거나 일반화되지 못한채 유행처럼 흘러가는 트렌드 잡기식의 영화감상은 관객을 탓해야 하는게 아니라 구조적으로 다양한 문화들을 체험하고 즐길 수있는 여건을 만들지 못한 정부나 문화 단체들에게 문제 재기를 해야 할 것이다.
 
매스컴들의 집중적인 여론몰이와 함께 안보면 안될것 같은 불안감. 그를 통한 획일적인 사고를 가지게 만드는 사회는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어떤 것이든 한쪽으로만 쏠린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 결코 아니다. 다양성이 존재하지 않는 All In One 사회는 위태롭다. 백만명이 꾸준하게 찾아주는 13개의 다양한 영화들이 우리에게는 더욱 소중한 것이 아닐까? 기호를 만들어 가고 그를 찾게 만드는 것도 기술이지만 좀 더 다양한 문화들을 즐기고 자신만의 기호들을 만들어가는 것 역시 그 무엇보다도 소중할 것이다.
 
 
 
왕의 남자...왕의 남자가 되고싶은가? 왕이 되고 싶은가? 독설을 내뿜으며 왕의 남자를 사랑하는 장생이 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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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블로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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