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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영화/Film Review 영화 리뷰

94. 우연히도 최악의 소년 偶然にも最悪な少年 Worst by Chance 은 일본에서 태어났다.

by 조각창 2008.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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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 때문에 보게 되었던 영화. 부천영화제의 컨셉하고 맞다고 해야 할까?



 
이 영화는 재일 조선인이 만든 재일 한국인 영화이다. 기존에 우리가 보았었던 재일교포들에 관한 영화들인 <고>, <박치기>, <피와 뼈>등과는 조금은 다른 형식을 띄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영화들 모두 재일 조선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이 영화<우연히도 최악의 소년>역시 감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주인공인 카네시로(이치하라 하야토-주온2, 릴리슈슈의 모든 것, 음양사2, 환생, 워터 보이즈2, 너무 귀여워등에 출연한 아이돌 스타)는 일본에 살고 있는 조선인이 누구나 그러하듯이 어린 시절부터 이지메를 당하며 살아왔다. 이지메를 당하고 들어온 집에서 엄마와 누나는 나무란다. 한국인이라고 놀린다고 울면 안된다고 다시 이지메를 하면 때리라고 한다. 하느님도 이해하실거라고 말이다.
 
하지만 카네시로는 고등학생이 되었어도 여전히 이지메를 당하며 산다. 그저 공격하지 못해(혹은 공격하기 싫어) 당하는 것일 뿐. 이지메 자체가 괴로운 것은 아니다. 그저 그러려니 하며 당할 뿐 다른 이들처럼 고역이거나 괴롭지도 않다.


카네시로의 가족은 이혼을 했다. 이혼을 하면서 어머니는 누나와 아버지는 카네시로와 함께 산다. 그러면서 그들은 서로 그렇게 살아가며 우연히 길에서 누나를 만나게 되고 오랜만의 해후를 한다. 그러나 그게 누나와의 마지막 만남이 된다.

음반 매장에서 음반을 훔치다 만나게 된 타로는 이상한 인물이다. 카네시로를 도와준 그와의 인연은 악연이라고 해야 하나? 그렇게 그들은 질긴 인연을 이어간다. 볼링장에서 우연히 만난 유미(나카시마 미카)를 만나게 되고 한눈에 반하게 된다. 당연히 유미는 이상한 카네시로를 좋아하지 않는다.
 
유미는 강박증에 걸렸다.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지만 의사가 하는 일상적인 이야기들은 이미 책을 통해서 다 알고 있는 지식들이다. 세상의 남자들이란 다들 섹스만을 원할 뿐 별 의미도 없어 보인다. 이 남자 저 남자 만나 보지만 모두 뻔한 인간들이다. 그래서 유미는 헤어지자마자 말 그대로 뻥 차버린다. 아주 후련하게 날라차기로 말이다.
 
그런 유미는 볼링장에서 한 무리의 친구들과 카네시로를 만나게 된다. 별반 이 남자도 달라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조센징이다. 정말 별볼일 없는 그런 조센징이다. 그런 카네시로가 컵 가득든 콜라를 자신의 머리에 부어 버린다. 그렇게 그와 만난다.

그들은 우연히(혹은 의도적으로) 길거리에서 만난다. 그들은 병원의 시체 안치소로 간다. 그리고 죽은 누나를 가지고 먼 여행을 떠난다. 타로의 차를 타고 한국으로 가기위해 시모노세키로 향한다. 동경에서 시모노세키로 향하는 머나먼 여행길에 동승한 누나의 시체는 유미의 옷으로 치장한 채 한 자리를 차지 하고 있다.

그렇게 그들의 이상하고도 이상한 여행이 시작된다.
 
참 당황스러운 영화임에 분명하다. 일본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던 영화라고 한다. 2003년도 작품으로 일본 최고의 여가수로 인정받고 있는 나카시마 미카의 첫 데뷔작으로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던 작품이라고도 한다. 일단 개봉된 이 영화의 일본내 흥행은 실패했다고 한다. 앞서서도 이야기 했듯 영화의 완성도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던 영화이다 보니 극장에서의 관객 동원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디오와 DVD로 출시된 이 작품은 상당한 인기를 모았고 그 여파는 아직도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를 감독한 구수연은 제일교포 2세이다. 일본내에서도 알아주는 CF감독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하드 로만티카>(2001), <우연히도 최악의 소년>(2002)의 책을 쓰기도 했으며, 음반 프로듀서, 작사가로도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감독도 아니고 감독하고 싶지도 않았다는 이 조센징 감독의 작품에 일본 최고의 여가수가 자신의 데뷔작으로 참여한 것만으로도 언론의 최고 이슈였다고 한다. 미카 이외에도 카네시로로 나온 이치하라 하야토는 아이돌 스타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기대주이기도 하다. 야자와 신, 이케우치 히로유키, 아오이 유우, 에모토 타스쿠, 후부키 준, 사토 에리코, 츠카모토 타카시등 일본내에서 왕성하게 하고 있는 배우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일본 드라마를 자주 보시는 분들이라면 금방 알만한 배우들일 것이다.

일단 황당한 영화다. 내러티브를 쫒아가는 것만으로 족한 영화다. 영화를 보다보면 문화적 차이일지는 모르지만 이질적인 부분들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영화적 우연성이라던지 의외성을 두더래도 황당한 극의 전개다. 참여하는 인물들은 다들 황당한 세계관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더욱 황당한 것은 그런 영화가 제법 재미있다는 것이다.
 
 
등교거부, 이지메, 이혼, 강도, 공갈, 폭행, 민족차별, 상해, 자살, 마약
 
 
이 영화를 대변하는 단어들이다. 이 단어들만 보면 영화를 다 본 것이고 그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모든 이야기들이기도 하다.
 
영화속에서도 나오지만 일본내에서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그리 만만치 않다고 한다. 이제 이런 문제 자체가 생경하지도 않을 것이다. 많은 언론들을 통해 익숙해져 버린 상황이며 우리 역시 외국인들에게 가하는 억압은 일본인이 가하는 조센징을 능가하니 말이다. 이 영화는 자전적인 내용이라고도 한다. 자신이 재일 조선인으로 살아오면서 어린 시절에 당했었던 이지메라든지 살아오면서 차별받을 수밖에 없었던 세월들을 이 영화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를 보다보면 두서없기도 하고 기존 영화들과는 다른 무언가 부족해 보인다. 감독도 이 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자신은 영화적 문법도 모르고 그 문법에 갖혀서 영화를 만들고 쉽지 않았다고 한다. 영화적 문법에 갇히면 창조력은 떨어진다는 감독의 소신만큼 영화는 문법보다는 감독 자신이 평생 해왔던 광고물을 찍듯, 뮤직비디오를 찍듯이 영화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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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를 통해서 영화배우로서도 크게 성공한 미카와 이 영화를 통해 일본 아카데미에서 남우 신인상을 수상한 하야토에게 이 영화가 어떤식으로 다가왔을까?
 
 
일본내에서 꾸준하게 주류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많은 재일 조선인 혹은 한국인들. 그리고 그들의 2세와 3세들은 여전히 보이는 또는 보이지 않는 억압을 받고 있다. 힘든 역사를 살아왔던 조상들과 더불어 여전히 힘들게 살고는 있지만 엔터테이너들과 스포츠 분야에서 역사적인 인물들로 각인되어지고 있다.
 
이런 영화들을 보면서 외국에서 핍박받고 살아가고 있는 교포들에 대한 애환을 슬퍼하지만 우리 주변에 있는 외국이주자들에 대한 우리의 한 없는 편견과 핍박은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가 슬퍼하듯이 그들의 고국에서도 우리사회의 비합리화를 토로할 것이다. 지구촌이라 이야기되는 세계화 시대에 어떻게 대처하고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우리 다시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영화적인 재미보다는 영화속에 드러나 있는 일본내에서 한국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감독의 고민을 옅볼 수있었던 이 영화. 생각보다는 재미있다. 비록 일본에서 출시된 DVD나 디빅으로 접해봐야하는 운명이기는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번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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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블로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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