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Film 영화/Film Review 영화 리뷰

89. 광식이 동생 광태 When Romance Meets Destiney 사랑이 아니면 자꾸 움직인다.

by 조각창 2008. 3. 1.
728x90
반응형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랑에 관해 한번쯤 이런 생각들을 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경험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기대하지 않고 봤지만 너무 재미있었던 영화. 의외로 건진 영화가 되어버렸다. 전작인 <YMCA 야구단>을 그리 재미있게 보지 않아서인가....? 그리 보고 싶은 마음이 없었지만 극장에서 막내리고 DVD 출시와 함께 접한 이 영화. 재밌다.
 
대단할 것도 없는 그저 그런 사랑에 대한 담론이다. 소심한 형 광식, 뻔뻔한 광태. 그 둘은 형제이지만 다른 외모만큼이나 여자를 대하는 태도도 다르다. 그런 두 형제의 사랑에 관한 고백이다.
 
광식(김주혁)은 대학시절부터 좋아했던 여자가 있었다. 신입생인 윤경(이요원)을 좋아하는 광식은 표현하지 못한다. 그녀때문에 따라나선 신입생 엠티에서도 그의 친구에게 윤경을 빼앗기고 학창 시절 내내 그녀의 주변만 멤돌았지만 끝내 사랑한다란 말한마디 못하고 그렇게 헤어진다.
 
광태는 여자와 헤어진지 얼마되지 않는다. 그에게는 소위 쿨하게 살아가는 친구들이 있다. 그 삼총사는 항상 여자를 어떻게 만나고 헤어지느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삼풍 백화점 붕괴로 부모를 잃은 광태 형제는 같은 건물에서 형은 사진관, 동생은 비디오 대여점을 하고 살아간다. 술을 좋은 하는 광태는 형하고는 정 반대의 성격의 소유자이다. 그런 광태는 친구들의 말에 혹해 마라톤 대회에 참여한다. 그곳에서 우연히 마주친 경재(김아중). 그는 한눈에 사랑에 빠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광식은 친구 결혼식 사진을 찍어주는 자리에서 오랜 시간동안 가슴에만 품어왔었던 윤경과 만난다. 여전히 그들의 거리감은 좁혀지지 않고 그녀는 언젠가 마음이 동하면 사진관을 찾겠노라고 이야기 한다. 버스에서 졸던 광태는 정체된 차안에서 우연히 바라본 카페의 창가에서 정말 우연하게 경재를 보게된다. 그리고 광태는 그녀에게 접근한다. 그렇게 그는 가까워진다.
 
윤경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광식은 한 달이 지나서야 찾아온 윤경이 너무나 좋다. 하지만 광식의 조수인 일웅(정경호)이 끼여들며 다시 꼬이기 시작한다. 광식이에겐 너무나 먼 윤경이다. 그에 반해 광태는 일사천리로 경재와 가까워지지만 한번도 내 뱉지 못했던 사랑한다는 말...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헤어진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냐?"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변한다."
 
 
그렇게 그 두형제는 사랑을 배운다. 아무리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도 인연이 아닌 사람은 인연이 아니다. 그저 애착이고 더 나아가 스토커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건 사랑이 아니다. 너무 다른 이 두형제의 공통점은 서로 한번도 사랑한다는 말을 이성에게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저 마음에 담아두거나 육체관계 후 사랑이란 말보다 사루비아나 외치는 그 둘은 다른 듯 하면서도 닮아 있다.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혹은 다시 예전의 사람을 만나며 영화는 마무리 된다. 누구나 그런 생각들을 하고 살았고 그런 경험들을 공유하고 있다느 전제하에 이야기를 하자면 광식과 광태는 모두 내안에 들어 있는 듯 했다. 그저 육체관계만의 사랑아닌 사랑. 말하지 못하고 멀리서 지켜보기만 하는 사랑 아닌 사랑. 이 모두 경험해 보았던 것들이고...그 경험후에 얻은 것은....아직 모르겠다. 그렇게 영화처럼 되어진다면 좋겠지만 영화는 영화이고 현실은 현실아니던가! 사랑. 이 사랑이란 단어를 남발하기도 아끼기도 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 어떤 인연과는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헤어지기도 하고...누군가와는 정말 사랑일까라는 의문과 함께 남발하며 헤어지기도 한다. 최소한 내안에는 고아식이와 광태는 공존하고 있었다.
 
이 영화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두 형제를 통해 사랑에 대한 서로 다른 접근을 보여주고 있었다. 어떤게 옳다라고 이야기하기는 힘들 것이다. 사랑은 그처럼 고체이면서도 액체이고 기체이기도 하니 말이다.
 
깊이는 없지만 담백하다. 앞서서도 자주 언급했듯이 한번쯤은 경험해봤을 법한 사랑에 대한 추억을 노래하고 있다. 영화의 마지막이 사루비아 커피숍에서 다시 시작하듯이 사랑은 진행중이다.

 
영화속에서 경재와 광태가 같이 보고 그 영화로 계기로 헤어지고 다시 만나게 되는 영화가 한편 나온다. 잠파노와 젤소미나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길 La Strada>이다. 보신분들도 많고 아직 보지도 못한 이들도 많을 것이다. 너무 오래되어버린 영화이기에 영화를 그리 많이 보지 않았던 분들이나 어린 친구들에겐 너무 생경한 영화일 것이다. 바보이지만 진실한 젤소미나와 그런 젤소미나를 이용하기만 하는 잠파노. 그리고 젤소미나의 죽음을 통해 잠파노는 진정한 사라에 대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 우리나라 영화인 <파이란>도 큰틀은 잠파노와 젤소미나의 사랑을 닮아있다. 그리고 이 영화속에서 감독이 이야기 하고 싶은 것도 모두 이 영화안에 다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안보신 분들이라면 꼭 한번 보시라...오래된 영화이지만 진리는 영원하듯 이 영화 역시 언제나 새롭다.
 
 
 
영화는 감독의 나이대만큼이나 동시대에 대한 추억을 담고 있다. 70년대에 태어나 80년대와 90년대를 학교에서 보내고 90년대와 2000년대 사회활동을 하는 그에게 영화속의 광식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감독 자신의 감성일지도 모르겠다. 7, 80년대 가요가 중심이 되고 그의 애창곡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시대를 이야기하고 있다.
 
김현석 감독은 시나리오 작가 출신이라고 한다.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공동경비구역 JSA>(이 작품의 경우 각색에 참여했다고 한다),<YMCA 야구단>, <광식이 동생 광태>가 그의 작품이다. 그러고 보니 그는 야구를 좋아했나 보다. 첫 메인스트림 작품이 그렇고 그의 첫 감독 데뷔작이 그렇다. 영화계에서 감독이 되는 경우들이 여러가지가 있다. 도제식 수업을 통한 감독 데뷔와 연줄을 이용한 데뷔도 있겠고 시나리오를 잘 써서 감독이 되는 경우가 있다. 최근의 경향은 후자일 것이다. 시나리오를 쓰지 못하는 감독은 그만큼 최소한 한국에서는 감독하기 힘들다. 감독이 되고 싶다면 시나리오를 쓸 줄 알아야 한다. 그러점에서 김현석 감독은 성공한 케이스가 되겠다. 이 영화로 흥행도 어느정도 이뤘고 그의 데뷔작은 다양한 영화 수상식에서 상들을 받았으니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는 감독으로 봐도 좋을 것 같다.
 
 
단순한 이야기꺼리이지만 제법 맛깔나게 그런 로맨틱 코미디.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과 같이 김현석 감독의 장기로 보여진다. 우리나라에서도 로맨틱 코미디 전문 감독이 하나쯤 있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심심한 그대들 비디오 가게로 가라! 그리고 봐라..제법 재미있다. 그리고 당신은 광식과 광태중 누구인지 확인해 보라! 어쩌면 나처럼 그 둘을 모두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2006년 블로그중에서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