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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Film 영화/Film Review 영화 리뷰

87. 시리아나Syriana 세상은 약육강식의 시대인가?

by 조각창 2008.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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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영화화되고 있는 중동의 문제. 이번엔 석유에 얽힌 미국과 중동의 관계학이다.
(스포일러 포함)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세상에서 최고의 덕목은 무엇인가? 인류 공통의 평화와 사랑일까? 교과서적인 바램일 것이다. 현재 많은 나라들이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다름아닌 에너지이다. 현재 세상을 돌리고 있는 것은 사람의 힘이 아닌 석유의 힘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이다.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의 경우 국가적 사활을 모두 에너지 확보에 걸고 있다. 이는 중국만이 아니다. 독도를 강탈하려는 일본의 속셈도 에너지에 있음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며, 미국의 거대 무기업자들과 권력층들이 손잡고 벌이는 중동전쟁의 이유도 에너지이다. 모두들 에너지를 손에 넣으려 국운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 시점에서 새로운 강자. 아니 다시 돌아온 강자는 러시아이다. 척박한 동토의 땅속엔 엄청난 양의 에너지들이 가득하며 그 엄청난 에너지를 발판으로 예전의 세계 최강자의 위치를 노리며 복잡 다단한 퍼즐 맞추기에 뛰어들고 있다.
 
이 영화는 미국과 중동의 석유의 역사에 대한 보고서이다. 무척이나 많은 주인공들과 출연진들로 인해 복잡하게만 보이는 이 영화는 보이는 것처럼 복잡하지는 않다. 단순화 시키면 미국의 중동 석유장악 역사에 대한 이야기이며, 그 과정에서 보여지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라고 보면 될 것이다.
 
영화는 크게 네 명 정도의 주인공을 따라 진행되어지고 있다. 영화의 첫 부분은 이란의 시민들의 평범한 일상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CIA 에이전트인 밥(조지 클루니)을 조망한다. 그는 미국의 CIA 소속으로 이제 은퇴를 앞둔 사람이다. 오랜시간동안 중동에서 일을 했던 그는 아랍어에도 능통한 현장통이기도 하다.
 
그의 마지막 임무가 될 무기 밀매상 암살건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진다. 두 개의 무기중 하나는 파괴하지만 파란눈의 다른 아랍인에 의해 사라진 무기는 그에겐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되어진다.
 
두 번째 인물은 에너지 분석가인 브라이언(맷 데이먼)이다. 에너지 분석가로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그에게는 두 아들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런 그에게 중동의 한 국가의 왕이 주최하는 여름 파티에 초대되어진다. 거부할 수없는 초대에 임한 그의 가족들. 그 곳에서 사건은 시작된다.
 
세 번째 인물은 변호사 베넷(제프리 라이트)이다. 그는 거대 석유회사의 합병에 관한 법률 담당자로 임명되어진다. 아마도 이 건은 그의 커리어에서 새로운 전환을 이뤄줄 거대한 임무임이 분명하다. 감히 인사도 하기 힘든 와이팅 법류회사의 와이팅에 의해 사건을 맞게된 그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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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인물은 파키스탄 노동자 와심(마자르 무니르)이다. 그는 아버지와 미국 석유 시추회사에서 일을 하지만 중국에거 시추권이 넘어가면서 일자리를 잃게 된다. 삶의 의욕이 사라져 버린 그에게 어느날 파란눈의 아랍인이 찾아온다. 그리고 그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 한다.

한명을 더 거론하자면 중동 산유국의 나시르 왕자(알렉산더 시딕)일 것이다. 미국에 종속적인 자국을 새롭게 바꾸려는 이 젊은 왕자는 브라이언과의 파티에서의 만남으로 자신의 계획은 본격화된다. 또한 미국측의 석유 쟁탈전의 숨은 공로자인 딘 와이팅(클리스토머 플리머)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중요한 네 인물만 쫒아가면 영화는 쉽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아무리 다양한 사람들이 나와 혼란스러워도 앞서서도 이야기 했지만 주요한 플롯은 석유에 맞춰져 있다. 왜 그들이 그런 상황이 되어야 하는 것은 모두 석유 쟁탈에 따른 문제일 뿐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또 하나의 공통점인 망가진 가족관계이다.
 
밥은 오랜 외근으로 인해 부인과는 이혼의 문제까지 거론될 정도이며 아들 역시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밥에게는 오직 일만이 남아있다. 브라이언은 성공한 직장인이다. 그에게 아름다운 부인과 자신을 닮은 아들들이 있다. 그러나 호화스런 왕자의 파티에서 그의 아들을 잃으며 급격하게 붕괴되기 시작한다. 그에게는 선택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주워진다. 엄청난 조건을 제시한 왕자의 경제자문을 맡을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잃은 아들의 슬픔을 추스리며 가족들을 감쌀 것인가? 그는 일을 택한다. 흑인인 베넷은 법류회사에 다닌다. 그는 어느정도 성공한 인물이다. 그리고 이번엔 엄청난 일을 맡았다. 만약 이일을 성공시키면 그는 상류사회의 일원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그에겐 존재감이 미약한 아버지가 있다. 그에게는 항상 거추장스러운 존재이기만 하다. 와심은 같이 일을 하던 아버지가 있다. 그러나 일자리를 빼앗기고는 희망이 사라져 그저 놀기만 하는 아버지가 안타깝다. 우연히 찾아온 아랍인에 의해 이끌려간 와심은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선다. 나시르 왕자는 미국과의 거래가 아닌 중국을 택했다는 이유만으로 공산주의자고 낙인 찍히고 한량같은 자신의 동생에게 접근한 미국세력에 의해 차기 왕권에서 밀려나게 된다. 그의 아버지는 그저 편안한 노후만을 생각할 분이다. 무한의 결정권을 가진 그의 아버지는 미국에 의해 무능한 동생에게 차기 왕위를 물려준다. 미국 중심의 석유 약탈에 맞서 고갈되는 석유 자원을 올바르게 사용해 부강한 나라를 만들고 싶어하는 그에게 미국은 커다란 산 일 수밖에는 없다.

미국 정부는 밥에게 나시르 왕자를 암살하라는 마지막 지시가 내려진다. 하지만 임무는 실패하고 철저하게 버려진다. 그가 가진 신념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는 순간이다. 그는 다시 중동의 나시르 왕자를 차아 길을 떠난다. 가족과의 삶을 버리고 나시르 왕자의 경제 자문을 맡은 브라이언은 강력한 개혁 의지를 가진 나시르 왕자가 믿음직 하다. 군사력을 가진 11개 집단중 9개 집다은 이미 나시르 왕자와 함께 하기로 한다. 이제 중동에도 새로운 신화가 쓰여질 상황이다. 미국의 힘에서 벗어나 부국강병의 꿈이 곧 현실로 이뤄질 상황이다.
 
파키스탄 노동자 와심은 결국 선택을 받게 된다. 이제 그의 선택만이 남아 있다. 순교의 길을 걸을 것인가? 아니면 그의 아버지처럼 종속되어지고 나태해진 삶을 선택할 것인가?
 
결국 이 모든 것들은 석유 쟁탈전에 혼신을 쏟는 미국의 승리로 끝난다. 새로운 중동을 만들려던 아시르 왕자를 제거하고 무능한 둘째 아들을 왕으로 올린 미국은 자신의 뜻대로 다시 중동 석유를 손에 넣었다.

영화는 두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미국의 중동 정책과 에너지 확보에 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비록 영화적 재미는 덜할지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알지 못했던 세상을 알게 될 것이다.
 
영화는 로버트 베어의 <See No Evil>을 바탕으로 이 영화의 감독인 스티브 게건이 1년 6개월 동안 사전 조사와 1년 동안의 시나리오 작업을 통해 얻어졌다. 스티브 게건은 <트래픽>의 작가이며 그 영화를 감독한 스티븐 소더버그는 <시리아나>의 제작자이기도 하다. 스티븐 소더버그의 페르소나인 조지 클루니는 배우와 제작을 동시에 겸하기까지도 했다. 그 외에도 이 영화에는 중견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으며 시나리오만으로도 출연의사를 타진하는 배우들이 많았다고 한다.  
 
영화속에 보여지는 사건들은 실재 있었던 사건의 재조합과도 같다. 부패한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과의 커넥션은 이젠 누구나 아는 비밀이지만 이 영화속의 중동의 산유국과 많이 닮아 있다. 순교를 떠나는 와심이 미국의 배에 폭탄이 실린 배로 충돌하는 것은 실재 미국 군함에 자살폭파를 했던 사건에서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이 영화는 영화이지만 현실이다. 논픽션인듯 하지만 픽션에 가깝다.
 
영화에 출연했던 조지 클루니는 이 영화에 출연했다는 것만으로도 미국내에서 반미국인으로 호도당했었다고 한다. 분명 911을 통해 민간인들이 죽는 사건은 용납할 수없는 일이다. 하지만 왜 그런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다면 그 전쟁은 계속 지속되어질 것이다. 영화속에서 밥이 오랜 시간동안 중동에서 정보원으로 이용한 무사위에 잡혀 고문을 당하는 상황에서 무사위는 폭발하듯 외친다. "이 자식아! 이건 전쟁이야". 그렇다. 이건 전쟁이다. 총을 드는 전쟁도 있지만 총을 들지 않고도 모든 것들을 장악하는 전쟁도 있다.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은 미국과 미국이 아닌 나라들만 있다. 그리고 우리가 사고하는 세계는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관과 동일하다. 아니 그러길 바란다. 우리가 접하는 뉴스의 제공은 거의 대부분 미국의 거대 미디어 기업들에 의해 전해진다. 그리고 우린 너무 오랜 시간동안 그들의 시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배워왔다. 그게 진실일까?
 
이미 다 알려진 이라크 전쟁 역시 석유 쟁탈을 위한 미국의 침략 전쟁이었다. 이제라도 우린 우리의 시각으로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할 선택을 해야할 것이다. 이제 더 이상은 미국의 속국이 아니다. 그리고 그래서도 안될 것이다.
 
 
우리도 나시르 왕자 처럼 부국강병을 원해야 할 것이다. 비록 거대한 석유 자원은 없지만 말이다.
우린 현재 밀림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사는 이 곳은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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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블로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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