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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영화/Film Review 영화 리뷰

86. 오징어와 고래 The Squid And The Whale 그들의 싸움은 왜 고증되어야 하는가?

by 조각창 2008.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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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무엇을 뜻하는지 도대체 알 수없는 그런 영화이다.
 


 
이 낯선 영화는 올해 진행되었던 아카데미 영화제 각본상 후보에 올려져 알게 되었다. 낯선 작가의 첫 번째 영화 작품이다. 처음 만든 영화치고는 이 감독의 공력이 만만치 않음을 이 영화를 보면서 느끼게 될 것이다.
 
이 영화의 배경은 80년대이다. 80년대 뉴욕의 브룩클린에서 살고 있는 한가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부부는 둘 다 글을 쓴다. 남편은 유명했던 작가였었고 부인은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유명한 작가이다.
 
남편은 고지식한 부분이 있으며 지식우월주의에 빠져 살고 있다. 아마도 이런 성향은 예전 자신의 화려한 시절에 비해 지금의 처지가 한없이 처량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큰 아들은 아버지를 잘 따른다. 그리고 아버지가 이야기하는 부분들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인다. 작은 아들은 엄마를 좋아한다. 엄마는 개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어디에 치우치지 않는 다양한 경험을 중시한다. 그리고 큰 아들도 그러길 바라지만 그 아들은 아버지를 좋아한다.

그리고 어느날 그들은 저녁 시간에 모여 가족 회의를 한다. 결론은 이혼. 그리고 아이들은 공동부양하기로 결정을 내린 그들은 아이들을 7일동안 절반동안 나눠 기르기로 한다. 그리고 그들은 일주일의 절반을 각각의 부모집에서 지내게 되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러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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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부정을 들먹이던 아버지는 자신의 제자와 사랑에 빠지고 엄마의 부정에 화가난 큰 아들은 자신의 여자친구와 다른 여자들간의 관계에 혼란스러워 한다. 막내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애에게 자신의 정액을 선물한다.
 
일단 만만치 않은 영화이다. 내용을 파악하는게 그리 녹녹치 않다. 단순하게 보면 한없이 단순한 이야기이고 복잡하게 생각하면 한없이 복잡해지는 영화로 보인다. 로버트 레드포드의 첫번째 감독 작품이었던 <보통 사람들>을 보면 80년대 초반 70년대의 미국의 평범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한 소년의 성장기를 가족의 울타리와 함께 재미있게 다뤘던 꽤 재미있었던 영화였다. 이 영화를 보면서 그 영화가 생각났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제목인 <오징어와 고래>는 자연사 박물관에 있는 싸우는 오징어와 고래에 대한 큰 아들의 기억에서 차용된 것이다. 왜 이 영화는 이 제목을 택했을까? 그리고 왜 큰 아들은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 이 조형물과 조우하는 것일까? 이 영화의 핵심 포인트이면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기도 하다. 문화적 차이일지도 모른다. 오징어라곤 먹는 생각 밖에는 없는 현재로선 오징어가 어떤 메타포를 내재하고 있는지도 좀 더 알아봐야 할 듯 하다.
 
두 아이들은 서로 다른 부모들을 좋아한다. 아버지와 외모적으로 너무 잚은 작은 아들은 엄마를 좋아하고 엄마와 어린 시절의 기억만 간직하고 있는 큰 아들은 아버지만 좋아한다. 큰 아들의 어린 시절의 기억은 엄마와 박물관을 다녔던 기억과 집에 돌아와 자기전에 다시 이야기를 해주던 어머니의 기억 밖에는 없다. 그의 기억속에 아버지는 없다.
 
어린 막내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며 엄마에게 이야기 한다. 자신은 엄마를 닮았노라고. 하지만 엄마는 넌 아빠와 닮았다고 한다. 그리고 막내는 아빠와 닮아가는게 싫다고 한다. 그 어린 소년은 일찍부터 술에 눈을 뜬다.



영화속에선 에피소드들이 그리 많지 않다. 장소도 몇가지 나오지 않는다. 급격한 사건이나 반전도 없다. 그저 가족의 구성원인 네명의 인물들을 쫒을 뿐이다. 두 아들이 중심적으로 다뤄지고 그들의 시각이 많이 다뤄지지만 이 영화는 가족에 관한 가족에 대한 고찰을 담은 영화라고 이야기 해야 될 것 같다. 오징어와 고래가 남녀를 비유하는지 아빠와 엄마의 관계를 비유하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 싸움은 어린 아들들에겐 특히 큰 아들에겐 커다랗게 다가왔음은 분명해 보인다. 자신이 어린 시절 가장 끔찍하게 생각했었던 이미지가 자연사 박물관의 이 조형물이었음을...그리고 현재의 자신의 모습이 아마도 그 박물관에 놓여있는 조형물과 닮아 있음을 깨달았을 것이다.
 
감독인 노아 봄바흐는 이번이 두번째 각본이며 첫번째 감독 데뷔작이다. 그의 첫번째 각본인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생활>이라는 다소 독특한 작품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로버트 레드포드가 이끄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각광받았던 감독 웨스 앤더슨이 감독으로 참여했던 작품이다. 그리고 이 작품<오징어와 고래>는 제작자로 참여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소개되었던 <로얄 터넨바움>을 재미있게 보았던 분들이라면 이 작품도 무척이나 재미있게 볼 수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그 만큼 웨스와 노아는 닮아있기 때문이다. 뉴욕을 배경으로 새로운 형식의 영화들을 만들어 가고 있는 이들 젊은 감독들은 향후 미국 영화계를 이끌어갈 능력과 역량을 보이고 있다. 분명 그들은 거센 물결로 우리에게 다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한 편의 잘 꾸며진 소설책을 읽는 듯한 영화. 한 가족을 통해 미국의 가족과 그들의 고민들을 들여다 볼 수있는 작품. 오징어와 고래가 싸운다면? 글쎄 정답은 나오지 않는다. 아직도 싸우고 있을지 모르며 즉답을 이끌어 내기가 만만치 않은 주제일지도 모르겠다.
 
국내에서 극장용으로 보기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잘하면 DVD로 만나볼 수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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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블로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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